[르포] 제3지대 “우리가 명당”...‘여의도파’ 이낙연 신당, ‘당산파’ 이준석 신당 당사 신경전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국회의사당과 여야 중앙당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는 중앙정치를 상징하는
혈맥으로 통합니다.
현재 국내 최대 금융가로도 자리매김한 여의도지만,
여전히 입법‧정당정치의 중심지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여의도가 갖는 상징성은 큰데요.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여의도 정가’라는 표현도 익숙한 관용구입니다.
이 때문에 여의도는 전‧현직 정치인과
관계자들의 왕래가 잦고,
국회 운영주체인 여야 당사(黨舍)가 집중되는 등
정계 핵심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창당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제3지대 신당들도 여의도에 대거 자리를 잡았는데요.
이낙연‧비명계 통합신당인 새로운미래(새미래),
금태섭 신당인 새로운선택(새선택)은
현재 여의도를 총선 전초기지로 삼고 있습니다.
‘정치 명당’으로 통하는 여의도의 기운을 받아
스타트업 정당을 국민정당으로
키워낸다는 포부에서입니다.
정치 인프라가 집중된 탓에
여의도를 벗어나면 자칫 신당 육성 및
총선 준비에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새물결은 여의도 국회 인근의
‘당사 명당’으로 알려진
한양빌딩(영등포구 국회대로70길 18) 10층에
당사를 꾸렸답니다.
한양빌딩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을 당시
당사로 썼던 곳이자, 2003년 진보계열 신당인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10석 파란’을 일궈낸 터이기도 합니다.
김효은 새미래 대변인은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DJ 신당의 기운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여의도가 아무래도 선거 준비 차원에서도
동선이나 대외업무에 효율적이다 보니
당사를 여기로 잡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양빌딩이 ‘당사 명당’으로
불리게 된 배경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지난 2007년 구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경우
한양빌딩에 당사를 꾸린 뒤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출범을 이뤄냈답니다.
다만 이후에도 새누리당 당사가 들어서는 등
보수진영에서 한양빌딩 입주 수요가 이어졌으나,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패배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진영에서는 한양빌딩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는 후문도 있답니다.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의 한 부동산업자는
“한양빌딩이 여의도에서
당사 명당으로 유명해지면서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서
‘이 정도면 건물주가 선거철에 미리 공실을
셋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당 입주수요가 높은 곳”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3명이나 거쳐간 건물이라
(정치권에서) 맥이 좋은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답니다.
아울러 한양빌딩 맞은편 건물인
대산빌딩(영등포구 국회대로70길 12)도
지난 5일 새미래와 통합한 미래대연합의
임시당사로 활용됐답니다.
대산빌딩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꾸렸던 곳으로,
한양빌딩과 함께 대통령을 배출한 여의도 명물입니다.
아울러 해당 빌딩은 과거 민주당이
2012년 대선에서 패한 뒤 ‘미니 당사’를 차린 데 이어,
이낙연 새미래 공동대표가
과거 민주당 당권주자 시절 선거캠프를
꾸린 곳이기도 합니다.
금태섭 신당인 새선택도
한양빌딩‧대산빌딩에서 몇 걸음 거리에 불과한
극동VIP빌딩(영등포구 국회대로70길 15-1)에
자리를 잡고 있답니다.
극동VIP 역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꾸린 곳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선거 명당’ 반열에 오른 건물입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1년 4.7 재보궐선거 전 이 곳에
선거캠프를 꾸려 10년 만에 서울시로 복귀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 건물에 캠프를 차리며 대권주자 행보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 있습니다.
반면 이준석 신당인 개혁신당은
이들과 달리 영등포구 당산의
SK V1센터(영등포구 당산로41길11)에
당사를 꾸렸답니다.
여의도는 상징성이나
접근성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지만,
비싼 당사 임대료 등 반대급부도 있어
비용적 측면에서 실익을 택했다는 것이
개혁신당 측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여의도는 기성 정치의 산실인 만큼,
‘정치개혁’을 지향하는 당 정체성에 맞게
여의도를 떠나 타 지역에서 둥지를 튼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5일 본지가 찾은
개혁신당 당사에서는 20여 명의 당직자들이
본부별 업무를 보느라 분주해 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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