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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틀집 시공 장면. 이런 공법으로 지을 경우 2층 이상의 흙집 건축도 가능하다. |
그러나 부부는 건축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거의 해보지 않았다. 그만큼 흙집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
우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관리비 지출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순천 시내 185㎡ 짜리 아파트에
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공동 관리비가 안 들기 때문에 관리비가 매달 3만~4만원 가량 절약된다.
이 집에 사는 동안 부부의 건강에도 변화가 왔다.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이다. 하지만 적응 기간은 좀 필요했다고 한다.
아파트 생활에 길들여진 몸이 이 집에 사는 동안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겪게 된 어려움들이다.
부부는 이 과정을 낯선 집에 ‘정붙이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담틀집=담틀집은 모든 흙 건축의 기본에 해당한다. 이 공법을 응용해 대부분 흙집이 지어진다. 집을 지을 때 나무
기동과 보를 별도로 세우는 다른 흙집과는 달리 담틀집은 오로지 흙으로만 짓는 식이다.
우선 직사각형의 나무로 된 거푸집(담틀)을 이용해 흙을 켜켜이 다져 넣은 방식으로 벽체를 쌓는다. 이때 짚등을
썰어 넣는 다른 흙집 공법과는 달리 담틀집은 진흙만을 사용한다.
대신 주택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벽체의 두께를 달리 한다. 대개 하부는 폭 60cm, 상부는 40cm 정도의
두께로 쌓는다. 점토와 사토를 잘 배합한 뒤 단단하게 다지기 때문에 집이 오래 간다. 이렇게 흙벽이 세워지면 벽체의
외부에는 소일텍을, 내부에는 느릅나무 수액 등을 바른다. 그러면 웬만한 비바람에도 흙벽이 잘 마모되지 않는다.
벽체가 완공되면 그 위에 서까래를 걸고 지붕을 얹어 집을 완공한다. 지붕재로는 대개 짚과 너와가 많이 쓰인다.
특이하게 지붕을 흙으로 마감한 뒤 그 위에 잔디를 심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경우 방수를 위해 별도의 시트지
(sheet紙·방수포)를 깔아야 한다.
오로지 흙만을 사용해 짓는 담틀집은 사계절 집 내부의 공기가 쾌적하게 유지된다. 흙벽은 자체 공기를 품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마치 집이 숨을 쉬듯 집안의 공기를 정화하고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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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소개=우리 주변에 집을 설계하는 건축가는 많다. 그러나 흙집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건축가는 드물다. 최근 몇몇 뜻 있는 젊은 건축가들을 중심으로 흙집 부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건축공방無의 이일우 소장도 그 하나다.이 소장은 1996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건축설계사무소 노둣돌에 입사해 실무를 익혔다. 2002년 지금의 건축공방無를 설립하고 흙집 건축에 뛰어 들어 현재까지 전국에 수십여 채의 흙집을 지었다. 대표작으로는 Rhee’s Artforum, 동검리주택, 별비내리는 마을 등이 있다.
☞건축개요
프로젝트명 --------- 순천 동락헌
대지위치 ----------- 전남 순천시 상사면 응령리
대지면적 ----------- 961㎡
건축 연면적 -------- 본채 115㎡, 별채 49㎡
내부마감 ----------- 흙다짐 벽 위 느릅나무액,
천연 삼베, 실크 벽지
외부마감 ----------- 흙다짐 벽 위 소일텍,
레드차인 찬넬 사이딩 위 오일스테인
지붕마감 ----------- 잔디
설계기간 ----------- 2006.7~2006.10
공사기간 ----------- 2006.11~2007.6
건축설계 ----------- 건축공방 無(02-3672-9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