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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가을이 물드는 풍경. 오곡백과로 만드는 추석 요리 / 한국의 美_가을 마중
ysoo 추천 0 조회 98 16.09.14 23:4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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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따라, 멋 따라, 흥 따라
가을이 물드는 풍경


벼가 익어가는 너른 들판과 탐스러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과일 나무를 찾아 떠난다.
단단히 여문 가을의 맛 따라 떠난 여행길에는 낭만적인 이 계절의 멋이,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덕에 콧노래 흥얼거리는 흥까지 절로 따라왔다. 가을이 오는 길 재촉하러 마중을 나섰다.



너른 평야에 금빛 가을이 찾아오다, 하동 악양


살갗을 스치는 바람결이 사뭇 달라졌다. 한낮에 뜨거운 햇살 아래 서 있어도 바람은 제법 시원하다. 이맘때가 되면 여름내 진초록빛을 뿜어낸 어린 볏잎에 황금빛이 돌고, 뜨거운 햇살 아래 있던 풋과일이 비로소 제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풍요로운 가을 잔치가 열릴 날이 머지않음에 미리 풍요로운 오곡백과를 맛볼 수 있는 고장으로 떠나기로 했다. 도심 근교에도 논과 밭은 얼마든지 있겠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너른 평야를 보고 싶었다. 가을이 어디까지 왔는지, 추석을 앞두고 단 살이 얼마나 올랐는지 맛보고 싶었다.


최참판댁


부부송과 동정호


쌍계사 주변에 펼쳐진 녹차밭


가장 먼저 시원하게 펼쳐진 토지가 보는 것만으로도 배를 든든히 채워줄 것 같은 하동 악양의 평사리를 찾았다. 하동 악양으로 향하는 길, 창문 너머로 진한 흙 냄새가 곰실곰실 넘어 들어온다.

자락을 하나 끼고 도니 병풍처럼 둘러쳐진 지리산 자락 아래 섬진강을 옆으로 끼고 자리 잡은 너른 평야가 눈에 들어온다. 줄 맞춰 모내기한 거대한 논이 바람 따라 파도처럼 일렁인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마주 보고 서니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것 같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고 살아가는 마을


들판 한가운데는 서로를 꼭 닮은 소나무 두 그루가 사이좋게 어깨를 맞대고 서 있다. 소나무의 모습이 마치 부부 같다고 해서 누군가가 부부송으로 부르기 시작했단다. 부부송 앞으로 고요하고 잔잔한 동정호가 자리를 지키고 있고, 조금 멀리 섬진강이 마을을 따라 흐른다.


하동 악양에는 평사리 평야만큼 유명한 명소가 있다. 여행자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곳, 최참판댁이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것을 기념해 조성한 곳으로, 한옥과 초가로 전통 가옥을 재현했다.

안마당 외양간에서는 진짜 큰 누런 소를 키우고 있다. 사랑채를 가로질러 깊숙이 들어가면 잠깐 몸 뉘어 쉬고 싶은 널찍한 대청마루가 정겹게 반긴다.


섬진강변 평사리 공원에서 시작해 평사리 들판의 부부송을 지나고 논 한가운데 자리한 동정호를 거쳐 최참판댁, 조씨 고가, 취간림, 악양천 제방을 따라 돌아오는 코스는 총 13km에 달한다. 천천히 걸어도 4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9월에 몸과 마음 가볍게 거닐 코스로 제격이다.


또 이곳은 지리산 정기를 뿜은 신선한 녹차도 유명하다. 보성의 녹차밭만큼 광활하지는 않지만 쌍계사 근처 눈길이 닿는 곳마다 아기자기한 차밭이 조성되어 있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향긋한 차 향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싱그러운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영동 황산포도마을


유독 뜨거운 여름을 지나서인지 이즈음에 나오는 과일은 참 달다. 그중 요맘때 가장 맛있는 제철 과일이 포도다. 한창 출시되기 시작한 포도는 8월부터 9월까지가 전성기. 달달한 포도 향 따라 영동을 찾았다. 포도 하면 영동, 영동 하면 당연히 포도가 먼저 떠오른다.

사실 영동은 과일의 고장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만큼 포도뿐 아니라 사과와 배도 많이 나는 곳이다. 영동의 포도 산지로는 황산포도마을이 유명하다. 황산포도마을은 여러 농가가 정보화마을을 이뤄 질 좋은 포도를 재배하고, 여행자가 포도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포도는 농약을 치지 않아 나무에서 따서 입에 넣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올해 뜨거운 여름볕을 제대로 받아선지 유독 알이 굵은 포도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아직 푸른빛이 채 가시지 않은 것부터 벌써 진보랏빛으로 농익은 포도까지, 눈과 코를 유혹하며 발길을 붙든다.

황산포도마을에서는 포도의 고장 영동을 대표하는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포도농사를 짓는데, 와인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농가도 있다. 실제로 맛을 보니,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달콤 쌉싸래한 풍미가 아주 근사했다. 개성 강한 맛으로 치자면 프랑스 보르도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영국사 은행나무


월류봉 : ‘달이 머물다가 가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곳이다. 깎아지른 절벽 산인 월류봉을 물 맑기로 유명한 초강천이 휘감아 흐르는 풍경은 이름처럼 달도 그 풍경에 반해 쉬어갈 만하다. 조선 후기 정치계와 사상계를 호령한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이곳에 정자를 지어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월류봉 아래에 우암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한천정사가 있다.


노근리 평화공원 :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희생된 노근리 사건 현장이다. 노근리 사건이 일어난 쌍굴 옆에 공원과 기념관을 조성했다. 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성지로 많은 이들이 찾는다.


송호국민관광지 : 금강 곁으로 조성된 대규모 테마 관광지이자 캠핑장. 관광지 안에는 선녀가 내려와 목욕한 곳이라고 전해지는 강선대와 하늘로 오르던 용이 목욕하는 선녀에게 반해 떨어졌다는 용바위, 박응종이 후학을 양성하던 여의정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 외에도 물놀이장과 승마 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고, 특히 울창한 송림 숲 풍경이 장관인데, 캠핑장으로도 이용 가능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영국사 : 영동 양산면에 있는 조선 중기의 불전이다. 충청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곳의 명물은 영국사 앞에 서 있는 은행나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수령이 천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어 ‘살아 있는 화석 나무’로 통한다. 높이와 둘레가 각각 약 31m, 11m로 규모 또한 거대하다.



산과 계곡 그리고 휴양의 도시


포도 맛 하나만 기대하고 떠난 여행길인데 영동에는 숨은 명소가 무척이나 많았다.

자연이 선물한 산과 계곡의 풍광도 빼어나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은 휴양지와 공원도 정성을 들여 조성해 여행자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준다.

천태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영국사(寧國寺)는 영동의 유서 깊은 문화유적의 대표 명소인 양산팔경 중 제1경으로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기 위해 찾아 머문 곳이다. 천태산 풍광과 어우러진 영국사의 풍경도 일품이지만 특히 천년 넘게 영국사 앞을 지키고 있는 노거수(老巨樹) 은행나무의 위용은 감동적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은행나무를 알고 있는 이라면 매년 가을, 샛노랗게 물든 모습이 보고 싶어 꼭 다시 찾게 된단다.


정상에 오르면 양산면 일대가 한눈에 들어와 수려한 일대 풍경을 조망하기 좋은 비봉산도 빼놓을 수 없다. 황간면 원촌리로 발길을 돌리면 구름이 쉬어갈 만큼 아름다운 봉우리인 월류봉이 여행객을 반긴다.

이 월류봉이 품은 여덟 경승지를 한천팔경이라 하여 그 아름다움을 널리 전하고 있다. 월류봉 아래에는 금강 상류의 한 줄기로 깨끗한 백사장이 제법 넓게 자리한 초강천이 흐르는데, 강물 위로 교교한 달빛이 비치면 그 자체로 선경이 따로 없을 정도라고 한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해발고도 1241.7m의 민주지산과 거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천태산은 영동의 명물로 통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일대의 풍광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옥계폭포와 명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깊은 골을 만드는 물한계곡도 가을색이 짙어지면 꼭 찾아가야 할 명소다.


또 송호국민관광지는 현지에 사는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와 캠핑장, 최신 시설을 갖춘 대형 물놀이 공간과 도서관 등이 마련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은 휴식 공간이다. 특히 금강과 100년 이상 된 송림이 어우러진 강변 풍경이 일품. 강 너머에는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전해지는 강선대와 목욕하는 선녀에게 반해 승천하지 못한 용이 떨어져 만들어졌다는 용바위가 자리한다.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희생된 노근리 사건 현장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공원이 조성되어 다시 한번 역사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운 빛 머금은 탐스러운 사과의 고장,
예산 증실골사과마을


추석에 쓰일 명품 사과들이 벌써 제 빛깔을 띠며 익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예산으로 향했다. 응봉면에 있는 증실골사과마을에 들어서니 사과나무가 지천에 널렸다.

나무마다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사과가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1940년대부터 맛 좋은 사과를 재배하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증실골사과마을에는 현재 약 11곳의 사과농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매년 9월이면 사과 따기 체험도 할 수 있어 가을 햇살에 단맛이 든 친환경 사과를 수확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이곳에서는 사과나무를 분양받아 직접 가꿀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려면 우선 ‘자연의 섭리’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했던가. 예산 증실골사과마을에서는 자연과 내가 하나 되기에 충분하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신선한 자연의 에너지로 충만하게 채워진다.


따뜻한 우애, 그리고 전통을 이어오는 느긋한 인심


벼 베기를 끝낸 어느 가을밤, 한 형제가 서로의 살림을 걱정하며 자신이 농사지은 볏단을 몰래 형과 아우의 집에 서로 갖다 놓았다는 사연. 그러기를 반복하던 두 형제가 도중에 길에서 만나 얼싸안고 울었다는 감동 설화가 바로 예산에서 전해 내려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한동안 전래 민담 정도로만 알려져오다가 지난 1978년 대흥면 상중리에서 ‘우애비’가 발견되면서 이곳에 살았던 이성만, 이순 형제의 실화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좋은 형제의 효제비가 세워져 있는 공원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새삼 가족의 소중함이 느껴진다.


예산에서는 진정한 형제애를 보여준 ‘의좋은 형제’의 사연을 되새기며 ‘옛이야기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는 단순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마다 예당호 조각공원에서 열리는 축제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추억과 새 희망을 품게 하는 다채로운 문화와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추사고택 옆 공원에 있는 백송(白松)

예당호 생태공원


예당호 생태공원에 피어있는 연꽃


추사고택 :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이며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 선생이 태어난 집이 예산에 자리한다. 고택 내부는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로 나뉘어 있으며, 벽면마다 추사 선생의 작품을 전시해놓았다. 고택 옆 공원에 자라고 있는 하얀 소나무, 백송(白松)도 인상적이다.


윤봉길 의사 기념관, 충의사 : 윤봉길 의사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사당이다. 윤봉길 의사 어록탑과 사적비, 기념관 등이 있으며, 기념관에는 유품 28종, 56점이 전시되어 있다.



옛 골목길, 돌담길, 천년 수령의 느티나무와 마을 주민이 모여 함께 지내는 제사인 동제가 보존되어 전통 가치 또한 인정받는 마을이 바로 예산이다. 이곳은 전통 문화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택, 국보 49호로 지정된 수덕사 대웅전, 백제 부흥의 거점이 된 봉수산과 옛 성터인 임존성 등이 자부심을 품기에 충분한 이유다.

특히 예부터 양반의 고장이라 일컬어진 예산의 대표 명소가 추사고택이다.

추사체라는 독특한 글자를 통해 한국 문화에 금자탑을 쌓아 올린 김정희 선생의 체취가 살아 있는 곳. 한적한 정원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고택 안에 들어서면 김정희 선생이 직접 쓴 수많은 주련이 그의 사상과 문학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문에, 마당에, 문틈에까지 빼곡하게 붙은 주련을 음미하노라면 한 획 한 획 써 내려간 김정희 선생의 정성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추사고택을 빠져나와 600년 전통을 지닌 대흥향교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지금도 공자 선생을 기리는 제사 의례를 치르고 있으며, 큰 고목이 상징처럼 서 있는 대흥동헌 마당에서는 보부상 난전놀이 등 500여 년 전에 펼쳐진 전통 유산이 흥미롭게 재현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예당호수를 마주하고 서면 잔잔한 물결에 심장 박동이 따라가서인지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대흥면을 동서로 나누고 있는 예당호수는 중부 지방의 식수원이자 홍수 조절 목적을 지닌 국내 최대 규모의 호수다. 맑고 투명하며, 오염되지 않은 이 호수에는 물고기 38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래서 예당호수는 전국의 강태공이 가장 사랑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호수 한쪽에 마련된 생태공원에는 예산이 사과의 고장임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사과돌이 조각상이 벤치를 지키고 있다.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고택과 고찰에서 전통의 여유를 만끽하며, 어머니의 넉넉한 품을 닮은 호수에서 한동안 명상에 빠져보는 것. 예산에서 경험해야 할 것은 제법 많다.



에디터 방은주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노상욱

촬영협조 영동 황산포도마을 하늘아래 푸른농장, 예산 증실골사과마을 우진농원





한국의 美_가을 마중



오곡백과로 만드는 추석 요리


가을걷이를 끝내고 맞는 음력 8월 보름날인 추석은 1년 중 가장 풍요한 시기다. 예부터 선조는 추석에는 농작물의 수확을 축하하며 떡도 만들고 서로 정을 나누는 잔치를 벌였다.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한 추석, 가족과 친지가 모여 가을 향취를 나눌 전통 음식과 그 레시피를 소개한다.


추석에 즐겨 먹는 음식은 갓 수확한 쌀과 토란, 도라지, 밤, 대추 등 제철 곡식과 열매로 만들어 영양소가 풍부한 이로움 외에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어 가치가 크다.

추석 3대 음식으로 통하는 송편은 반달 모양으로 빚어 하늘을 상징하고, 뿌리 식물인 토란으로 만드는 토란탕은 땅속 기운을 받아들이는 대표 음식으로 통한다.


차례상에 나무에서 딴 과일이 빠지지 않는 것도 풍요한 대지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선조는 이렇게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에 하늘과 땅, 그리고 넓은 대자연의 기운을 통해 풍요를 기원하고 희망을 품는 계기로 삼았다. 그렇게 추석이면 만들어 먹는 음식은 오랜만에 모인 가족의 정과 사랑을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에 가치가 더 빛난다.




희망을 품고 빚는 송편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어본 경험은 정말 즐거운 추억이다. 예부터 햅쌀로 정성껏 빚은 송편은 차례상에 올려 조상에 예를 표하고 풍년을 기원했다.

강원도의 감자송편, 모시가 많이 재배되는 남부 지방의 모시송편, 해안 지방의 조개송편 등 지역에 따라 그 종류는 다르지만 반달 모양의 송편에는 금세 지지 않고 둥근 보름달로 차오르기를 바라는 희망의 뜻이 담겨 있다. 올 추석에는 오순도순 송편을 빚으며 온 가족의 희망까지 함께 빚어보면 어떨까.


재료

멥쌀가루 300g, 밤소 150g, 삶은 콩 100g(설탕 1큰술, 소금 1/4작은술), 깻가루소 100g(설탕 1큰술, 소금 1/4작은술), 단호박가루 1/2작은술, 쑥가루 1/2작은술, 뜨거운 물 4큰술, 참기름 약간, 솔잎


만들기

① 멥쌀은 8시간 정도 불려 소쿠리에 밭쳐 물을 충분히 뺀다. ② 밤과 콩은 삶고 볶은 통깨도 갈아 각각 설탕과 소금을 넣어 버무려둔다. 솔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다. ③ 멥쌀가루를 3등분해 한 가지는 그대로, 두 가지는 단호박가루와 쑥가루를 섞고 각각 체에 내린다. ④ 뜨거운 물을 넣고 반죽해 치댄 후 500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로 떼어 준비한 소를 골고루 넣어 빚는다. ⑤ 김이 오른 찜통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돌려 담는다. 15분간 찐 뒤 불을 끄고 5분 동안 뜸을 들인다. ⑥ 한 김 식힌 송편에 참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는다.



땅속 기운이 전해지는 들깨 토란탕


송편과 더불어 추석에 먹는 대표 음식이 토란탕이다.

‘흙 속의 알’이라는 뜻의 토란(土卵)은 땅의 건강한 기운을 머금은 뿌리 식물로 오랫동안 귀히 여긴 식자재다.

토란을 잘랐을 때 스며 나오는 미끈한 성분은 위를 보하고 소화 촉진을 돕는 갈락탄으로, 추석에 과식으로 지친 소화기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C와 오메가 성분이 가득한 들깨를 넣고 조리하면 영양소는 물론 향긋함까지 더한 명품 요리가 완성된다.


재료
다진 쇠고기 200g(쇠고기 양념-간장 1/2큰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1큰술, 참기름·후추 약간씩, 달걀흰자 1개), 토란 120g, 대파 1/2대, 홍고추 1개, 들깨가루 3큰술, 육수 4컵, 국간장 2½큰술


만들기

① 쇠고기는 양념에 치대어 완자를 빚고 달걀흰자를 발라 팬에 굴려 살짝 익힌다. ② 대파와 홍고추는 채 썬다. ③ 토란은 껍질을 벗겨 쌀뜨물에 담가 아린 맛을 뺀다. ④ 냄비에 육수를 붓고 토란을 넣어 끓으면 완자와 대파, 홍고추를 넣어 마저 끓인다. ⑤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마지막에 들깨가루를 풀어 넣어 한 소끔 더 끓여 낸다.



정성까지 곱게 꿰어내는 화양적


화양적은 쇠고기, 도라지, 표고, 오이, 당근, 달걀 등의 재료를 익혀 오색을 맞춰 꼬치에 정성껏 꿰어 만든 음식이다. 조선 시대 궁중 연회 식단에 각색화양적, 양화양적, 어화양적 등을 올린 기록이 남아 있고, 수라상과 혼례상에 빠지지 않은 귀한 요리다. 특히 조상을 상징하는 뿌리 나물 도라지로 귀함의 의미까지 담아낸 화양적은 쇠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두루 사용해 영양 만점 추석 음식을 대표한다.


재료
산적용 쇠고기 200g(쇠고기 양념-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1큰술, 참기름·후추 약간씩), 오이 1개, 당근 1개, 달걀노른자 5개, 통도라지 4뿌리, 불린 표고버섯 4개, 잣가루 1큰술, 소금·식용유 약간씩, 꼬치 8개


만들기

① 산적용 고기는 가로 2cm, 세로 8cm, 두께 0.6cm로 썰어 양념에 잰다. ② 달걀노른자는 팬에 기름을 둘러 키친타월로 닦은 다음 약한 불에서 지단을 부쳐 가로 1.5cm, 세로 7cm, 두께 0.3cm로 썬다. ③ 통도라지와 당근, 오이는 ②와 같은 크기로 썰어 옅은 소금물에 절인 후 도라지와 당근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낸다. 불린 표고버섯도 기둥을 떼어내고 같은 크기로 손질한다. ④ 팬에 기름을 둘러 도라지, 오이, 당근, 버섯, 고기 순으로 볶는다. ⑤ 꼬치에 준비한 재료를 색깔 맞춰 꽂고 잣가루를 뿌린다.




영양 가득 머금은 율란과 조란


궁중과 반가에서는 추석에 제철 밤을 이용한 율란과 대추를 이용한 조란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거나 후식으로 즐겼다. 율란과 조란은 밤과 대추를 각각 익혀 으깬 뒤 설탕이나 꿀을 넣어 열매의 원래 모양대로 빚은 음식이다.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숙취와 피로 해소에 좋은 밤으로 만든 율란, 따뜻하고 온화한 성질로 몸의 기운을 보하는 대추로 만든 조란은 남녀노소 추석 영양 간식으로 제격이다.


율란 재료
밤 16개, 꿀 1큰술, 계피가루 약간


만들기

① 찐 밤 껍질을 벗겨 체에 내리고 꿀과 약간의 계피가루를 넣어 치댄 후 밤톨 모양으로 빚는다.
② 밤 아랫부분에 계피가루를 묻혀 낸다.


조란 재료
대추 20개, 꿀 1작은술, 통잣 12알, 계피가루 약간


만들기

① 대추씨를 도려내고 찜통에 찐 다음 곱게 다져 꿀과 계피가루를 넣어 마른 팬에 저으며 수분을 말린다.
② 반죽을 떼어 대추 모양으로 빚고 통잣을 박는다.



에디터 방은주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노상욱 스타일리스트 양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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