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막회는 토요일은 저녁(pm17:30~pm22:30)에만 잠깐 영업을 합니다. 처음엔 평일과 마찬가지로 점심영업(12:00~14:00)을 했었는데 아내가 힘들어 하길래 그냥 쉬기로 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영업실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돈을 더 번다고 그 만큼 더 행복한 것이 아니기에 나름 잘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내친김에 아예 토요일을 통째로 쉴까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그건 대중음식점을 하는 입장에서 손님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평일에는 강구막회에 오고싶어도 못 올 사정이 있는 분들도 계실텐데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내리 쉬는 것은 좀 아니지 싶습니다.
장래의 계획으로는 일주일에 3일 정도만 영업을 하고 나머지 4일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닐 계획입니다. 여행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1년에 한 지방씩을 정해 매해 집을 빌려서 거기서 현지인처럼 살아볼 작정입니다. 그럼 장래의 강구막회는 어찌 되느냐 그 것이 문제인데 말입니다. 한 3일은 갑판장 내외가 상경하여 손님을 맞이하고 나머지 날은 믿을 만한 분께 맡겨볼 생각입니다. 당장에 실천할 일이 아니기에 시간을 두고 충분히 궁리해 보겠습니다. 암튼 갑판장의 계획이 실행된다면 단골분들께도 혜택이 돌아가지 싶습니다. 갑판장이 허송세월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시사철 그 지방의 먹거리를 구해 강구막회에서 단골분들께 맛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연이 닿는 분들은 직접 갑판장이 사는 시골집으로 놀러 오셔도 되겠구요.
아구탕과 갈치조림/전라도식이네집, 서울 남가좌동
아내가 종교활동으로 바쁜 일요일보단 차라리 토요일 낮이 갑판장네 가족에겐 평온한 시간입니다. 뭘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대개는 늦잠을 자거나 TV를 보며 멍을 때리지만 그럼 또 어떻습니까? 꼭 뭘 해야겠다는 강박은 진작에 집어 던졌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모처럼 아내와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딸아이가 이불을 뚤뚤 말고 애벌레 코스프레를 하거나 말거나 그 것 또한 그녀의 삶이겠거니 받아들여야겠지요.(끼니를 거르는 것도..) 암튼 갑판장은 갑판장이 주인공인 나름의 삶이 있으니 그 삶에 충실하면 됩니다.
금요일 밤에 갑판장에게 야끼도리를 쏴준 아우로 부터 남가좌동에 썩 괜찮은 전라도밥집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남도출신의 자가 강력 추천을 하는지라 일단 가보기로 했습니다. 부담 없는 비용 때문인지 아내도 흔쾌히 따라 나섭니다. 아구탕(8천원)과 갈치조림(6천원)을 주문하니 젓갈을 포함하여 열 가지 쯤의 반찬이 따라 나옵니다. 메인인 아구탕과 갈치조림의 맛도 준수하지만 반찬에 손이 더 갑니다. 어느 것 하나 헛으로 나온 게 없이 하나하나에 남도의 징헌 맛이 베어 있습니다. 장과 젓이 맛있으니 그 맛이 베인 음식이 맛이 없기가 힘듭니다. 큰 기대 없이 편안하게 한끼를 먹겠다면 강추입니다만, 뭔가 특별한 별미를 먹겠다면 다른 곳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모래내시장/서울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이 있습니다만 모래내시장에선 안 통할 말씀입니다. 전라도식이네집(배꼽)보다 모래내시장(배)이 훨씬 크고 알차기 때문입니다. 전라도식이네집 맞으편으로 뚫린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모래내시장이 나옵니다. 인근 지역의 재개발에 발목을 잡혀 정작 모래내시장의 재개발은 요원한가 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합니다. 날 것 그대로의 개발되지 않은 재래시장의 모습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도 모처럼의 재래시장 탐방에 들뜬 표정입니다. 연신 '재밌어'란 말을 읍조리며 눈밭의 발발이 마냥 시장의 좁은 틈을 마구 비집고 누빕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갑판장의 손에도 제법 묵직한 봉지가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모래내시장은 서대문구와 은평구에서 성장기를 보낸 갑판장에겐 무척 친숙한 곳입니다. 주로 1980년대의 풍경이 가슴 속에 담겨 있습니다만 변한 듯 변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쇠락한 모래내시장의 풍경이 서글프면서도 신나고, 참 고맙습니다. 아쉽게도 청년기의 갑판장이 친구들과 술 푸러 다녔던 아나고횟집은 없어졌지만 떡복이집, 정육점, 기름집은 그대로고 (돼지)갈빗집은 오히려 더 성업 중인 것 같습니다. 거기도 한 번씩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늦기 전에...
<갑판장>
& 덧붙이는 이야기 : 교외선, 은좌극장 그리고 아나고회를 기억하시나요?
첫댓글 모래내시장 닭내장집에서 닭내장탕과 소허파전골로 쐬주 한 잔 하고픈 1인...
명절 잘 쇠구 ^&^
그려, 그 집도 있었구만..
늘 그렇듯이 잘 살라구.
얼라?! 링크를 걸어 둔 이야기가 연결이 안 되네요. 요건 나중에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고치겠습니다. 지금 꼭 보고싶으신 분은 강구막회 카페 검색창에서 '모래내시장' 등으로 검색하심 뎝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