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CBS정치부 정재훈 기자]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제주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오후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 단독·확대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큰 틀의 방향에 합의했다.
이날 한일 정상은 '천안함 사태', '한일 FTA', '과거사 정리' 등 3대 분야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두 정상은 먼저 천안함 사태 관련 대북 제재에 대한 강한 공조 체제를 재확인했다.
▲ 천안함 사태 이후 첫 회담…하토야마 "유엔 안보리 회부 등 적극 지지"
한일 정상은 천안함 사태 이후 2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가졌지만 실제로 머리를 맞대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은 단독회담이 당초 예정된 20분을 넘겨 50분간 진행되는 등 총 1시간 30분간 이어졌다.
두 정상은 이날 단독회담의 절반이 넘는 30분을 천안함 문제 논의에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회담 결과와 지난 25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천안함 사태에서 냉정하고도 훌륭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면서 "일본은 진심으로 한국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내용을 설명하면서 "일본은 국제공조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유엔 안보리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가 이날 회담에 앞서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전사장병 묘소를 참배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일본은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을 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한국 정부를 강력히 지지해주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진정한 이웃으로서, 가까운 나라로서 대해줬다"고 사의를 표했다.
▲ 한일 FTA 협상 재개 가속화 합의 한일 정상은 FTA 협상 재개의 본격화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FTA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사전협의가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한일 FTA가 중장기적으로는 양국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전협의를 한 단계 격상시키자"고 제안했다.
현재 과장급인 협의 담당자를 국장이나 차관보 급으로 높여 협상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에 대해 "지난 100년간의 과거사를 확실히 청산하기 위해 반성할 일은 반성하겠다"면서 "앞으로 100년의 한일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도 양국간 FTA 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FTA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일본의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한 지적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전 세계 어느 곳에든 진출해있는 한국의 세계적 기업들이 일본에서 철수했다"면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요청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새 정부에서 이같은 비관세 장벽의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일본에 폐쇄적인 유통구조 관행이 있다면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한일 '과거사 정리' 공감 한일 정상은 아울러, 올해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라는 점과 관련해 한일 과거사 정리에도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지난 100년을 청산하고 앞으로 100년의 미래를 염두에 둔 미래지향적인 결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양국은 이러한 국내외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가장 가까운 나라로서 이후 경제를 위시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은 이밖에, 양국간 부품소재 등 중소기업 기술 교류협력과 원자력협력협정 조기 체결, 종합인증우수업체 상호인정 협졍의 조기 체결 등에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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