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도 10명 가운데 4명은 친구·지인보다 같은 교회 성도가 더 친밀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속된 소그룹에서 사회봉사를 한다면 동참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회 내부적으로 ‘코이노니아’(소그룹)가 잘 이뤄지고 있는 동시에 공교회 역할 수행을 위해 지속적인 소그룹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교회 친교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도들은 주변에서 가장 친밀함을 느끼는 사람으로 ‘출석교회 성도·목회자’(3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친구나 선후배’(32%) ‘사회적 모임에 있는 사람’(13%) ‘직장 사람’(6%)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신앙 수준이 높을수록 다른 그룹보다 출석교회 성도·목회자와 더 친밀하다고 응답했다.
교회에서 친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응답자들은 ‘교회는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이므로’(62%) 친교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교회 사역을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므로’(18%) ‘교회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람끼리 친해져야 하므로’(15%) 등 교제를 운영과 사역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답변 비율은 낮게 나타났다.
김회권 숭실대 교목실장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 결과는 교회 내 풀뿌리 조직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하면서 “교회 소그룹은 음주와 같이 부정적인 과정이 아니라 믿음 안에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세상 어디에도 교회 소그룹 같은 안정감을 주는 곳은 없기에 나온 수치”라고 평가했다.
눈길을 끄는 결과는 소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성도는 소그룹 구성원과 함께하는 사회봉사에 참여할 의향이 높다는 지점이다. 소그룹 참여 성도 중 77%는 소그룹 사회봉사에 ‘참여 의사가 있다’(매우 있다+약간 있다)고 밝혔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20%였으며 ‘참여 의사가 없다’(별로 없다+전혀 없다)고 밝힌 이들은 3% 수준에 그쳤다.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는 “성도들이 ‘사회봉사 활동’을 교제의 장으로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며 “지역사회를 섬기고 단순한 친교를 넘어 사랑의 공동체의 모습을 실현하고 확장하는 일이기에 더욱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그룹 내에서도 주의할 점은 있다. 김 교목실장은 “일부 소그룹에서 사생활이나 속마음을 지나치게 고백하도록 강제하는데 이는 올바르지 못한 행위”라면서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는 소그룹의 원리를 기억하고 건전한 모임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말 전국 성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다. 신뢰도는 95%에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