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한去寒
거한이란 찬 기운을 제거한다는 뜻인데, 제사를 지낼 때 술잔을 향불 주위에 세 번 돌리는 것을 말한다. 향불에 술을 따뜻하게 데운다는 의미다.
그런데 술잔을 이렇게 세 번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두어 가지 속설이 있다.
첫째는, 불교 의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부처님이 두 그루의 사라나무[紗羅雙樹] 아래에서 열반에 들자, 제자들이 부처님을 곽관 속에 모시고 슬퍼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일 제자인 가섭이 마침 출타중이어서, 다비를 거행하지 못하고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7일이 지난 후에야 가섭이 도착하여, 곽 주위를 세 번 돌면서 예를 표하자, 부처님의 두 발이 곽을 뚫고 밖으로 나왔다. 이를 곽시쌍부槨示雙趺라 하는데, 제사 때 술잔을 세 번 돌리는 거한의 풍습도 이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 전래의 삼三 중시 사상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제사의 거한도 세 가지 즉 하늘, 땅, 세상만물에 고한다는 의미를 띄고 있다는 것이다.
삼三을 중시한 것이나, 천지자연을 숭배한 것은 아득한 옛날부터 있어 온 우리 민족의 습속이었다. ‘삼세번, 삼짇날, 삼칠일 금기三七日禁忌, 삼재三才, 삼신산三神山, 삼족오三足烏’ 등이 다 그러한 데서 나온 것이다.
그러니 거한의 의례는 아마도 후자의 설이 더 설득력을 지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