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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동 포럼 원문보기 글쓴이: Innocence
순자산 3억 1142만원 | |||
자산 3억 8164만원 | 부채 7022만원 | ||
금융자산 9784만원 | 실물자산 2억 8380만원 | 금융부채 4998만원 | 임대보증금 2024만원 |
처분가능 소득 4118만원 | |||
소득 5010만원 | 비소비지출 893만원 |
2017년 대구 가구별 경제 상황 (평균값)
순자산 3억 3349만원 | |||
자산 3억 9744만원(이전자료 2위->현재5위) | 부채 6395만원 | ||
금융자산 9433만원 | 실물자산 3억 0311만원 | 금융부채 4932만원 | 임대보증금 1463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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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4808만원(전국 5위) 근로소득 순위는8위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작성일 기준 최신자료 |
전체가구의 66.2%가 3억미만의 순자산을 보유하며, 10억원 이상인 가구는 5.1%다.
대구는 3인가족 기준으로 약 80만 가구. 10억 이상 가구가 전국평균인 5%라고 하면 약 4만가구 정도가 10억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4인 가족으로 치면 약 3만가구 정도 되겠네요. 그 중간인 3.5만 가구가 10억이상의 순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아마 비슷 할 것 같습니다. 10억 이상의 순자산을 가진 사람이 9억짜리 집에 살고 1억정도의 예금을 가지는게 상위 5%의 모습이군요.
상위 5%가 아닌 평균치의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대한민국 40세 전후는 약 3억 9천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고 그중에 사용가능한 저축액은 약 20% 가량 됩니다. 위 표와 유사하네요. 1억가량의 돈을 융통할수 있는 상태입니다. 부채는 6000만원 정도이니. 신기하게도 대한민국 40대가 대구 중간값과 유사합니다.
아 나는 40대인데. 왜 평균도 안되는거야 자괴감을 가질 필요없습니다. 가진자가 더 많이 가지고 가지지 못한자는 더 비참하니까요. 평균에 좀 모자라도 아주 만족하셔야할 수치같 습니다.
kosis 기준 대구지역 2015년 1인당 개인소득16608천원 1인당 민간소비14715천원 4인가족 기준 66432천원 민간소비 58860천원. 4인가족 기준 연간 800만원 흑자. 한 가구를 4명보다 작게 잡는데 가구당 소득이 많아보이게 4인가구로 잡아봤습니다.
----보통이의 힐스테이트 투자기----
등장인물: 보통이, 하하(하이리스크하이리턴)
보통이의 자산현황: 순자산 3억4000만원, 자산 4억, 금융자산 1억, 실물자산3억, 부채 6000만원, 연간저축액 1000만원.
보통이 3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부인도 직장에서 함께 만나서 슬하에 두 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보통이는 3600만원, 보통이의 부인은 3000만원을 벌고 연간 1000만원 정도의 돈을 저축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날마다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이상한 게 연간 6600만원을 버는데 남는건 저축액 1,000만원 뿐인 것이다. 결혼한지도 어느덧 10년 순자산 3억4000만원, 자산 4억, 금융자산 1억, 실물자산3억으로 보통이의 이름값은 할 수 있게 생활은 합니다. 초기에 집을 사느라 1억정도 대출을 내어서 아직까지 부채가 6000만원 정도 남아 있긴하지만. 2억을 주고 산 집이 3억으로 올라서 이자비용 충당하고도 8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마냥 흐뭇합니다. 같은 직장 동료인 하하네는 초기에 2억 대출로 3억짜리 집을 사는 바람에 지금 집 값이 5억이라고 뛸 듯이 좋아하며 이번에 힐스테이트 범어 청약을 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합니다.
“야 보통아 돈이 돈 버는거 맞제? 니는 레버리지 1억해서 집값 1억 오르고 나는 레버리지 2억해서 2억 벌었자나. 내 이름 잘 알제 하하. 바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아니겠나.”
“하하야 그래도 미국 금리도 오른다 하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시원치 않고, 기업들은 중국의 성장 때문에 기지개도 재대로 못펴고, 부동산시장도 너무 고점에 오른 것 같고 이제 좀 조심해야 하지 않겠나?”
“니가 그러니까 맨날 현상유지 밖에 모하는기라. 요새 유행하는 똘똘한 1채 모르나. 일단 질러라, 나 하하만 따라하면 니도 금방 부자 될 수 있다.”
보통이는 고민에 빠집니다. 맨날 이래 살아봐야 일년에 천만원씩 저금하고, 담보대출 다 갚고 나면 애들 대학 갈거고 그러면 모아 놓은 돈은 다 학자금으로 쓰일거고. 이래 살아봐야 미래가 없다. 미래가 없어.
“여보 우리도 이번에 힐스테이트 범어 청약 넣어볼까? 우리 이렇게 살아봐야 미래가 별로 안보이는 것 같은데?”
“이 정도로 만족하고 살면 안될까요? 작지 않은 돈이지만 그래도 1년에 해외 여행도 한번씩 가고 애들 학원도 몇 개씩 다니고 해도 우리 사는데는 지금이 딱 적당한 것 같은데요. 너무 욕심 내고 위만 바라보고 살면 불행해진다고도 하잖아요. 조금 아래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대구 평균은 하고 있으니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살아요.”
보통이는 7억 투자하면 2억은 앉은 자리에서 번다는 로또청약을 눈앞에 두고 고민에 빠집니다. 그러다 innocence라는 사람이 쓴글을 보니 7억 투자가 아니고 7억7천 투입이 된다고 생각하니. 또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그 시각 하하네 집은 분주합니다. 대출금을 갚느라 보통이네 집보다 예금은 조금 부족하지만 실탄 7700만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단 청약 당첨만 되면 만사오케이. 그 뒷일은 그뒤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청약을 신청합니다.
며칠 후, 하하네 집은 경사가 났습니다. 청약 당첨의 기쁨도 잠시..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자 이제 돈은 어떻게 마련하지? 중도금 4번은 이자 후불제, 2번은 자납, 30%잔금.. 하지만 걱정이 없습니다. 아직 시간이 2년 6개월이나 남아 있으니까요. 걱정따위는 넣어둬 넣어둬. 반면 보통이네 집은 한숨이 늘어만 갑니다. 하하네 집은 지난번에도 잘 투자해서 우리보다 1억이나 자산이 앞서가는데 또다시 제자리 걸음할 것을 생각하니. 아니 제자리 걸음이 아니라 한발 뒤처지는 느낌마저 듭니다. 보통이는 다음에 남산롯데는 꼭 청약을 해야지 생각하고 떠나버린 배를 한탄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하네집은 분주해집니다. 중도금 4회차까지는 이자후불제라 무사히 넘겼습니다. 중도금5회차가 다가오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어디 돈 나올 구석이 없는 뻔한 월급쟁이 임이 한탄스럽습니다.
“여보 당신 비자금 좀 없어?”
“아이고 하하씨 우리 월급 빤한데 비자금이 어디있어요?”
“아 중도금 2번에 잔금만 잘 치루면 되는데 쉽지가 않네.”
“하히씨 너무 고민하지 마요. 어차피 우리 이집팔고 가면 5억은 나오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되요. 돈은 친정엄마 한테 어떻게든 빌려볼게요.”
“그래 당신이 5회차만 어떻게 해보면, 나는 6회차 본가에 이야기해서 마련해 볼게. 잔금 치를 때 즈음해서 집만 팔면 되겠네. 이제 걱정거리가 다 사라졌네. 맥주나 한잔합시다. 기쁨의 건배를”
잔금 치를 시기는 너무나 빨리 돌아온다. 대출금이자는 잠을 자는 사이에도 늘어나듯, 잔금 시기는 우사인볼트가 100미터 달리는 것보다 더 빨리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하씨 집보러 왜 안올까요? 집 내놓은지가 4달이나 지났는데?”
“걱정마 이집은 달서구의 교육중심. 랜드마크라고.”
“하하씨 그래도 석달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뻔질나게 집보 러 오던 사람들이 곧 살것처럼 말하고 가더니 연락도 없어. 이제는 왜 갑자기 발길을 멈출까요? 어디 용한데라도 찾아가 봐야 되지 않을까요?”
잔금 2억 1천만원은 하늘이 꺼지고 땅이솟아나는 일이 있어도 나올 구멍이 없다.
“하하씨, 우리 잔금 마련 못하면 어떻게 돼요?”
“재수 없는 소리 하자 마라. 꼭 잘 될거야.”
“어머 하하씨 나는 걱정이 되어서 한말인데 왜 역정을 내고 그래요.”
<story1> 하하네는 결국 기존 집을 팔지 못하고 전세를 3억에 주고 나오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숨통은 트였으니까. 전세금 3억을 받아서 본가와 친정에서 빌려온 돈을 다 돌려주고 나니. 본가에 돌려줘야할돈 5천만원이 남게된다. 중도금 대출 40%(2억 8000천만원, 원리금 균등 4% 20년상황)은 은행권 부채로 또한 남게 된다.
“여보 경사났네 경사났어. 우리 집이 이제 2채라오.”
“아이고 하하씨도 참. 맘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좋긴 좋네요. 우리 아이들도 이제 최고의 학군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네요.”
평소 천만원의 저축 여력이 있었던 하하네는 이제 한달에 은행에 170만원 일년에 2040만원을 갚아야 하는 상태가 되나보니. 일 년을 살면 천만원이 적자요. 한 달에 약 90만원씩 손해를 보게 된다. 아니다 그게 아니었다. 수성구는 이상한 곳이다. 달서구 보다 교육비가 더 비싼 느낌이다. 옆집과 수준을 맞추자니 지출이 더 커져서 결국 한달에 150만원씩 적자가 나고 만 것이다. 하우스푸어는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하하가 아니라 하푸라니. 하하는 가오가 살지 않는다.
“하하씨 요새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회사 상황이 안좋은데 인원 감축 이야기도 나오고 어쩌면 좋아.”
“씰때 없는 소리 하자마라. 당신 우리 가계 상황 알지? 당신 일 그만두면 우리는 난리 나는기라. 무조건 네네하고 평생 일할 생각해야지. 회사에 충성 알겠지?” 기쁨의 맥주는 지난 시간의 이야기가 되고 오늘 밤은 왠지 맥주가 좀 쓰게 느껴진다.
2년이라는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갈까요? 세입자가 나간다고 합니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story2>하하네는 기존집을 운좋게 5억의 가격에 팔게 된다. 운이 좋았다 1가구 1주택 양도세 혜택도 보게 되어. 생각보다 큰 수익이다.
7억 7천만원의 집값(예금 7700만원, 약 3억의 4회차의 중도금, 5,6회차, 잔금)까지 기나긴 여정이었다. 부모님께 빌린 돈을 정산하고 나니 기존 예금 7천만원은 온데간데 없고 기존 대출 2억이 2억 4000만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그러나 하하는 오늘도 행복하다 다들 내가 가진 집값이 10억은 갈거라고 하니까. 대출금 2억 4천만원은 우습게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달 대출이자는 원리금 포함 140만원만 갚으면 된다. 애들 학원비는 60만원더 추가 되고 나니. 일년에 1천만원 모으던 생활에서 1천만원 적자가 나는 생활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하하는 행복하다. 집값이 10억이니 공중에 붕 떠서 사는 기분이다. 하하네 부인은 요즘 부쩍 짜증이 늘었다. 일류동네 오면 우리 아이들도 일류가 될 줄 알았더니 학원비를 얼마다 더 늘리고 생활비를 얼마나 줄일지 고심하느라 생활이 팍팍하다. 입이 쓰다.
* 이야기에 조금 오류가 있었네요. 기담보대출이 있어서 투기과열지구인 관계로 중도금대출 30%까지만 대출이 되는 상황이고 10%는 신용대출로 이용했다 요렇게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story2-1>
빚 갚으랴 회사 생활하랴 쳇바퀴 도는 생활의 반복이 지겹기도 하련만 시간은 잘도 흘러만 가서 입주한지 어느덧 3년이 흘러갔다.
“여보 기쁜 소식 하나 알려줄까? 우리 집값이 11억이 되었다고 네이버부동산에 호가를 확인했어.”
“하하씨 역시 당신이름값이 제대로 했네요. 그럼 우리 도대체 얼마나 번거에요? 집 산값에 이자 나간거 빼면 거진 3억을 벌었네요. 양도세 부담도 사라지고 정말 대박이에요.”
“여보 그럼 우리 집살 때 도와주신 본가, 처가 어른들 하와이라도 한번 보내드릴까?”
“아이고 하하씨 그래도 당장 생활비가 계속 적자가 나고 있는데 그래도 될까요?”
“여보 우리 집값 얼만지 알면서 그렇게 쪼잔한 소리 할거요?”
“내일 당장 하와이여행 알아볼게요.”
그렇게 그들은 천만원을 더 대출하여 어른들 하와이 여행을 보내드리고. 아이들과 신나게 소고기 파티를 한다. 소고기 파티를 마친 이후 다시 입맛이 쓰다. 가계부를 보니 이사를 오고난후 현금성 자산이 늘기는커녕 쓸 돈은 자꾸 축나기만 한다. 연차는 늘고 월급은 느는데 쓸돈은 더욱더 바닥이고 신용대출의 고리를 끊을수가 없다.
“보통아 잘 지내고 있니? 요즘은 네이버부동산 들어가 보냐? 우리 집값 얼마 됐는지 봤냐? 벌써 3억이 올랐다구.”
“하하야 너의 판단이 옳았구나 우리집값은 겨우 1억이 올랐는데. 너를 스승님으로 모셔야 할판이구나.”
“그나저나 하하야 너 일주일 후에 뭐하냐? 우리 부동산 구경하러 가자.”
“미안 나는 가족 해외여행 계획이 있어서 너랑 못갈거 같아.”
보통이네는 여름 휴가를 앞두고 즐거움에 들떠있다. 매년 저축을 1000만원씩 하면서 돈을 모은 덕분에 돈을 많이번 것 같은 하하네 집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은 있지만. 그동안 6000여만원의 주택담보 대출을 모두 갚고 그 기념으로 모아놓은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해외여행가본지 오래된 하하의 마음한켠이 쓰라리다. 나보다 돈도 없는 녀석이 해외여행이라. 지고는 못사는 성미라 해외여행을 지르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림을 느낀다.
“보통씨, 내말 듣기 잘했지? 우리 힐스테이트 안가는 바람에 돈은 덜 번 것 같지만 빚도 다 갚고 마음속에 있던 큰 응어리 하나가 사라진 느낌이잖아. 빚지고 사는게 이렇게 마음이 답답할 줄은 정말 몰랐었어.”
보통이는 부인의 말을 듣고 마음 한 켠이 씁쓸하다. 보통이의 마음속에도 또 다른 욕망이 불타오르고 있다. 그 마음 한 켠의 불덩이는 쉽사리 식지 않을 조짐이다.
하하의 성공담이 부러워 미칠 무렵 미국의 테이퍼링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양털깍기가 돌입되었다. 국내 금리는 연일 치솟고, 여러 가계와 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한다. 금리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경매물건 쏟아져 나온다. 보통이는 걱정이 없다. 은근히 친구가 걱정된다. 하하네 가정은 허리띠를 졸라맨다. 식비를 줄이고, 피복비를 줄이고, 보험을 줄이고, 아이들 학원비를 줄이고 그렇게 줄이고 줄여서 생활한다. 하하는 보통이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집값은 7억으로 떨어지고 부인 얼굴을 보자니 면이 서지를 않는다. 보통이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에 우쭐해진다.
<보통이와 하하의 story2-2>
투자금을 마련하느라 정신을 쏟느라 도통 부동산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 2017 프리미엄 우수카페 대구텐인텐 사이트만 가봤어도 금방 알 수 있었을 정보를 접하지 못할 줄이야. 삶의 굴레 속에 정신 없이 지내다보니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것도 모르고 지냈다니. 뼈아팠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오. 쏘아 놓은 화살이었으니. 하하는 그날로 텐인텐 사이트를 파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1가구 1주택 자에게는 그리 가혹한 규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냉랭하다. 거래건수는 더욱 줄어들고 날로만 솟구치던 호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주위에서는 재개발로 시끌벅적 하지만 호가는 요지부동이고 공급만 자꾸늘어가니 대구 부자들은 수성구로 다 와서 살아야 할지경이다.
“하하씨 프리미엄이 2억은 될거라 생각했는데 1억밖에 안되고 상승 그래프는 더 이상 하늘 방향이 어딘지 모르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요.”
“여보 걱정마 그래도 우리는 지금 세금 다내고 팔아도 8천만원은 벌었잖아? 지금이라도 당장 팔고 나갈까?”
“어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소리소문 없이 빠져나간 이자 생각하면 6천만원 정도 번걸거에요? 하하씨는 제대로 알기나 알고 하는 소리에요?”
“당신 요즘 왜 이렇게 민감하게 굴어. 부동산은 잠시 정체는 있어도 무조건 우상향 몰라?”
“하하씨 부동산 뉴스만 보지말고 경제 뉴스도 좀 보라구요. 한미 금리역전 된지가 언젠데 우리 경제 상황이 뒷받침이 안되어서 금리도 미국만큼 올리지도 못하고. 나라에 투자된 돈들이 야금야금 빠져나가서 나라꼴이 말이 아니라구요.”
“우리 경제가 얼마나 건실한지 몰라? 과거 IMF 겪으면서 외환위기 대비 철저하다구.”
“아이고 모르는 소리하지 말아요. 외환위기 비켜가도 내수 침체가 얼마나 심하다구요. 아나바다가 요즘은 아! 살까말까?, 나중에 살까, 비싼거 사지말고 싼걸로 바꿀까?, 다음에 살까? 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구요.”.“우리 이만 이집 팔고 예전 집있는 동네로 가요?”
“아, 시끄러. 부동산 몰라 부동산 무조건 우상향 못 먹어도 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3년이라는 시간을 줄이고 줄이고의 생활로 견뎌냈다. 집값은 7억이다. 이상하다 아무도 사지 않을 것 같았던 집의 거래가 10건으로 늘었다. 뭔가 좋은 징조인가? 갑자기 신문지상을 뒤덮은 금리 인하 뉴스, 테이퍼링 시대 종식, 신흥국 기지개 등의 뉴스들. 세상 망할 것처럼 국가 부도날 것처럼 연일 떠들어 대던 언론의 태도가 돌변한다. 집값을 나타내는 그래프는 이제 제갈 길을 찾았다 바로 하늘방향이다. 7억이 10억으로 10억이 15억으로 집값이 두배로 오르는데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양극화는 더해간다.((여기서부터 윰윰님 이야기 시작))시장의 불확실성과 정부정책에 대한 우려로 초양극화시대로 접어든 대구!? 서울이 주택5분위 비율이 5배를 돌파한 것과 같은 맥으로 대구도 제일 비싼 아파트와 저가아파트가 4배를 넘기 시작하는데..2025년 결국 똘똘이만을 추구하며 왜곡된 시장은 갭이 매워지지 않았고 계층의 분리를 가져오고야 말았다. 이른바 뉴카스트제도!!기형적인 시장이 오래지 속된 결과 잘사는 자들만 사는 곳이 생기고 말아버림 ㅠ보통이가 한잔하고 퇴근길에 전봇대에 소리쳐봅니다 》》가는 놈만 가는 더러븐 세상아~~아~~((윰윰님 협찬 이야기 끝)) 보통이는 지난 하락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로 충분히 두려웠다. 다시 집값은 제자리를 찾아왔지만 아니 오히려 조금 더 올랐지만 보통이는 보통이의 삶에 만족하며 보통이 이름값을 하기 위해 오늘도 출근 준비에 분주하다.
팔팔이(88만원 세대라는 책을 읽고 자란 30대초반 남자)
팔팔이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난 30대를 갓 넘긴 남자이다. 부모님은 보통이의 전신이라 할만치 보통이를 빼닮은 삶을 20년 먼저 살아온 분이다. 보통이 부모님은 1998년 IMF를 모질게 넘길만도 했으나. 꾸준한 저축으로 종자돈을 마련해온 분이다. 모두가 힘들다고 말할 때 기회를 만난 것이다. 30평대 아파트 값도 적당했다. 브랜드 아파트는 평당 500만원, 브렌드 파워가 좀 약한 아파트는 300만원 이었으니. 할인 덕분에 브랜드 아파트 30평대 아파트를 선뜻 1억 조금 넘는 돈을 지불하고 사게 된다. 새아파트에서의 삶은 쾌적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사글세 단칸방을 전전하다. 작은 전셋집에서 각자 방하나 가진 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으니 그런데 아파트라니 팔팔이 엄마는 그래도 마음이 개운치 않다. 은행이자가 15%를 넘어가던 시절이었으니 왜 돈은 쓰는 것 보다 모으는 게 맛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새 아파트에서의 유년기를 맞이한 팔팔이는 이전의 사글세집, 전셋집에 대한 기억은 송두리째 사라지고 오직 새아파트에 대한 기억만 남아있다. 팔팔이 부모님은 세월이 흘러 몇 년전에 분양권이 당첨되어 같은 평수이지만 더 큰집으로 이사까지 갈수 있었으니 이 또한 성공이 아니겠는가. 이제 이집에서 평생 살수 있을거라는 뿌듯함도 가진다. 돈이 돈을 벌고 집이 집을 키운 것이다.
팔팔이는 부모님의 성공과는 반대로 가는 느낌이다. 우석훈의 88만원세대를 읽을 때만 해도 그를 비웃었다 아니 그 글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비웃었다. ‘어지간히 못난 사람 많군.’ 팔팔이는 88만원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 년전의 88만원 세대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돈의 금액만 조금 커졌을 뿐 88만원세대의 굴레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뿐이다. 3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 하지만 희망이 생겼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모아놓은 돈은 없고 부모님 지갑을 호시탐탐 노려본다. 부모님도 팔팔이가 안타까운지 선뜻 2억이라는 거금을 내어놓았다. 자식 교육시키고 그나마 저축해놓은 전재산이나 다름 없는 돈이었다. 허리띠를 졸라메어 20년동안 모아놓은 돈이었으니. 하지만 자식에게 주는 것 뭐하나 아까우리오. 팔팔이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부동산 공부를 하려고 대구텐인텐에도 가입을 한다. 허걱 프리미엄 카페 게다가 회원수가 23만명. 대박이다. 부동산에 무지했던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본다. 열 명 중에 한명이 가입하는 카페에 뒤늦게 가입을 하다니. 인터넷이며 정보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좋은 카페를 뒤늦게 발견하게 되다니.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폭풍검색 시작. 가격 상승을 알리는 글들이 눈앞에 팽글팽글 날라다닌다. 4억, 5억, 7억. 금새 좌절의 시작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자신의 호주머니속의 돈이 돈으로 보이지 않는다. 직장부터 삐긋대더니 이젠 집까지 말썽이다. 팔팔이는 모든게 원망스럽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이 있겠지? 길을 가다 발견한다. 34평 유찰가 2억3000만원. 희망이 생겼다. 돈을 조금만 모으면 될 것 같다. 광고지에 적힌 곳으로 전화를 걸어본다. “거기 정말 2억3000만원이면 집 살수 있나요? 그집 3억은 넘는거 같던데 대박이네요.” “2억3000만원에 살수 있는게 아니고 경매를 통해서 사야합니다.”“그러면 2억 5천 정도면 될까요?”“장난하지 마세요. 전화 끊습니다.” 또다시 텐인텐 폭풍검색. 역시나 경매의 낙찰가가 거의 99%에 육박한다는 오히려 100%를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한다. 발품을 팔기로 한다. 인근 부동산을 찾아가본다. “여기는 집값이 4-5억이야. 그 돈 가지고 살려면 **동네로 가봐야 할거야. 내가 잘 아는 부동산 소개시켜 줄게.” 소개를 받고 찾아간 곳은 지은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다. 내가 처음 살던 아파트보다. 더 오래된 아파트다. 심지어 나랑 나이가 비슷하다니. 가격은 적당하다. 올리모델링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리하면 살만 할 것 같다. 서글프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다. “자기야, 내가 딱 좋은 집 찾아놨어. 우리 거기 구경 갈래?”“어머 자기 최고야!” 버스를 타고 간다. 수많은 브랜드 아파트들이 스쳐지나간다. 여자 친구가 묻는다. 자기야 우리 이쯤에서 내려야 하는거 아냐?“ ”아니 조금만 더 기다려봐.“ 버스는 한참을 더 달린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나서야 내린 곳에서 한동안 둘은 말이 없다. 그렇게 둘은 보는둥 마는둥 집을 살펴보고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밤에 누워 있던 팔팔이는 정적을 견디지 못하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뚜뚜뚜 신호음만 길게 울려 퍼진다.
금미<골드미스 30대 후반을 닿을 듯 말듯>
금미네 집은 가난하다. 부모님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데도 가난하다. 부모님 얼굴볼 시간도 없다. 부모님 사랑이 뭐지? 나는 왜 혼자만 남겨져 있는거지? 보통의 가정을 늘 동경하며 자라왔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옆도 한번 보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왔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부모님께 집을 한 채 사드리는 성공신화를 그릴 정도였으니. 돈이 돈을 버는 더러운 세상. 집이 도는 버는 세상. 누구보다 번듯한 집을 살거야.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랬다. 그녀의 독기는 통했다. 하지만 부모님 집을 사드린 후 갑자기 동력을 잃었다. 이제 뭘 바라고 살아가지? 그때 나타난 남자가 팔팔이다. 독기어린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과 달리 팔팔이는 느긋했다. 아니 느긋해보였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서인지 사랑도 베풀 줄 알았다. 연하남과의 만남이 부담스러웠지만 그가 싫지 않았다. 팔팔이의 경제력이 조금 부족해도 금미가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살면 될 것 같았다. 빨리 결혼한 친구들이 청약받은 집에서 이미 자산을 어느 정도 이룬 상태였다. 자신은 부모님의 삶을 답습해 나가는게 아닌가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든다. 팔팔씨의 전화벨이 울린다. 선뜻 받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팔팔씨의 문자를 본다. 하지만 답을 하기 망설여진다. ‘미안해요 남들처럼 번듯하게 시작하고 싶어요. 좋은 사람 만나세요.’ 그렇게 집에 대한 수요는 사라져 가버리고. 팔팔이는 캥거루족으로 남게 된다.
팔팔이는 오늘 하루도 기운이 없다. 어제도 그랬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겨우 숨만 붙이고 있었다. “아이고 이놈아, 기운차게 살아가라고 이름도 팔팔이라고 지워줬더니 사는 꼴이 그게 뭐냐. 이제 나이도 찼고 2억 돈도 너한테 줄려고 마련한거니 이제 독립해서 혼자 나가서 뭘하든 하고 살아봐라”
팔팔이는 2억의 돈을 받아들고 어디로 가야할지 한참을 망설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2억이라는 돈이 상당히 큰 돈이라 생각했는데 그 돈이 이제는 한없이 작아져 보이기만 한다.
원룸을 구했다. 500에 30. 텐인텐에 들어가본다. 어디 투자할만한곳 없나.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한다. 날마다 수익률을 인증하느라 바쁘다. 바로 비트코인 이었다. 저렇게 쉽게 돈을 벌수 있나? ‘비트코인이 500만원이라니 미친거 아니야?’ 음란사이트 결재, 마약거래 등에 이용된다는 이야기는 들은적 있었으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인 하나에 500만원이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 며칠이 지나고 보니 700만원이었다. ‘아!500만원일 때 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 500만원이었던걸 생각하니 선뜻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선 빗썸에 회원은 가입해둔다. 900만원이다. 뭐야 이놈은. 내리는 날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비트코인이 1000만원을 찍던 날 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한다. 그날부터 잠을 제대로 자본적이 없는 것 같다. 피곤함도 없고 각성된 상태로 마냥 행복하다. 순식간에 13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코인이 1500만원을 가던날 망설임 없이 1억을 추가로 투입한다. 투자금 5000만원이 7500만원이 되었는데 어찌 투자를 망설일 수 있겠는가? 외국전문가란 사람이 4만$을 갈거라고 한다. 헉 4000만원. 팔팔한 기운이 솟아난다. 잠을 제대로 자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하지만 팔팔이는 왠지 모르게 팔팔하다. 비트코인이 2000만원 하던 날은 잠을 제대로 이루기 힘들 정도였다. 1억 5천만원 원금이 2억 3000만원이 되어있었다. 각종언론에서는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알리기에 바쁘다. 하지만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에 옹호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팔팔이는 흥분한다. 왜 젊은이들의 계층 사다리를 걷어찰려고 하는거냐고. 정부가 밉다. 아니 미움보다는 오히려 분노에 가깝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분노보다 의심이 똬리를 틀었으니 그 의심이 커지는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트코인을 처분한다. 2억 5천과 5000의 종자돈이 남았다.
불과 얼마전까지 2억의 자산이 불과 10일도 지나지 않아. 3억으로 불어나 있었다. 자신감이 샘솟는다. 지금껏 주눅들어 살아왔던 삶에 한줄기 빛이 비추고 있었다. 이제 이쯤에서 그만둘까라는 생각은 약쟁이가 약을 끊는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얼마전 업비트에 가입해두길 잘했다. 알트코인 대박열풍에도 묻어갈 기회가 있었으니. 10배씩 20배씩 뛰어오른 알트코인을 보고 그래 싼거 사면 대박 많이 오를거야라는 환상을 가진다. 때마침 눈에 들어온다. ‘리플’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보니 리플에 대한 환상적인 기능이 미래를 지배해 나갈 것 같다. 리플은 지금 30층이다. 아! 3000원이란 말이다. 3000원에 3억치를 결재한다. 30억만 되면 이제 그만해야지. 비트코인이 1개 2000만원인데 3000원짜리는 3만원만 가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4500원을 넘어서던 코인, 4억5천을 향해가는 자산. 팔팔이는 주위의 경고성 말에서 아랑곳 하지 않는다. 유시민과 박재승 교수가 JTBC에서 라이브로 비트코인 거품인가 미래과학기술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대다수 사람들의 눈에는 유시민의 압승으로 비춰질만도 한데 돈맛을 본 팔팔이는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 비트코인은 거품이고 효용이 없다는 말보다는 박재승인지 정재승인지 그 사람의 말이 그렇게 귀에 달콤하게 들릴수가 없었다. 며칠이 지난 후 45층이던 리플의 가격이 하락한다. 본전인 30층도 무너지고 그 아래층들도 차례로 무너진다. 믿음으로 쌓아올린 리플이라는 거대한 탑은 지금은 모래성이 었음으로 들어났다. 현재 가격이 600원 정도인 것 같다. 작년 이맘때는 200원이었으니 3배가 오른셈이다. 하지만 팔팔이에게는 달랐다. 3000원 짜리가 600원이 되었으니 자산도 3억이 6000만원으로 쪼그라든다. 남은 자산은 1억 1천만원. 자도 자도 피곤하다. 식욕도 없고 의욕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팔팔이는 비실거리기만 한다. 머릿속에는 자꾸 멤돈다. 리플이 45층을 찍던 그날이. 아! 그 날 팔고 번듯한 아파트 한 채를 샀더라면. 하지만 후회는 늦은법.
금미는 마음이 심란하다. 허한 마음을 달래려 샤넬백을 하나 산다. 처음 명품을 살 때의 그 느낌은 이제 없다. 허한 마음이 달래지지가 않는다. 뭔가 모를 사무칠 외로움에 휴대폰을 켜고 친구의 번호를 찾아보지만 앞만보고 달려와서 일까 선뜻 누를 수 있는 번호가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친한 친구들도 자녀 양육에 바빠서 연락하기 미안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괴롭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운데 생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이 괴롭다. 나는 그냥 이대로 늙어가는 것일까? 일은 해서 뭐하나? 등등
팔팔이와의 헤어짐 이후로 시간이 더욱 더디게간다. 텐인텐 게시판에 조심스럽게 글을 써본다. ‘주위에 노쳐녀가 많은데--주위에 노처녀가 4명이 있는데, 거의 40대 후반 50대예요 그들은 일년에 한두번 여행다니고 직장다니고, 혼자 쇼핑하고 옷사고 영화보러가고...결혼에 대해서 물어보니 결혼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공통적으로 답답하대요. 결혼하면 밥하고 빨래하고 이런게 넘 싫고 시댁챙겨야 되고 내 사생활이 줄어들고 기타등등.. 거의 이런 내용이 많은데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하는데, 그대로 라면 60대, 70대에 후회하지 않을까요?(출처- 텐인텐 아몬드소나기님 글’) 다행이다 제가 노쳐녀인데요라고 글을 쓰려다. 그러면 너무 없어보이니까 여럿을 같이 묶는 전략을 탁월한 것 같다. 댓글 하나에 울고 웃는 내 모습이 서글프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결혼 누군가는 할 것이라 하고. 결혼한 여자들은 후회한다 하고. 나는 어쩌란 말인가.
집으로 돌아온 금미에게 따뜻한 가족이 존재하기나 했을까?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나이를 먹었으면 시집을 가야지. 친구들은 할머니 됐다고 시원섭섭해 하는 모습이 한참 전의 일인데. 나도 떡두꺼비같은 손주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아이고 내 팔자야.” 마음이 심란했던 금미는 그길로 집을 나선다. 금미는 어지러이 나붙은 전단지 속에서 오피스텔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최고봉
집안의 가산이 최고봉에 이르렀을 때 낳은 아들의 이름이 최고봉이다. 하지만 고봉이를 낳고 나서 집안의 가세는 기울기 시작한다. 한때 만석지기에 범접할 정도로 재산이 많았으며 할아버지대에서 아버지대로 내려오면서 재산은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고봉이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주식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이 50만원은 찍은 것 같다. 500만원은 간다는 말들이 게시판에 도배되기 시작한다. 집안의 모든 돈을 넣는다. 그렇다 지금은 12만원이다. 가진 재산이 1/5로 쪼그라든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에게는 100억의 재산이 남아있다. 그는 대구의 강남 수성구 힐스테이트가 10억을 찍는 시점에 대출을 끌어모아 140억의 총알을 마련한다. 그가 산 아파트는 14채. 식구들은 주위 경제환경을 이야기하며 그를 말려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가 아파트를 사자 갑자기 거래량이 늘어나며 뒤늦게 뛰어드는 투자자도 있었다. 집값은 순식간에 11억이 된다. 최고봉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믿는다. 그는 순식간에 14억의 거금을 번 것이다. 로또 1등에 버금 가는 돈을 번 그는 의기양양해하며 기다려봐 저집 순식간에 15억 갈거니까. 언론에서는 연일 비둘기랑 매랑 격돌한다고 난리다. 매번 비둘기는 힘이 빠지나 보다. 매파의 우세 속에 금리는 지속적인 상향곡선을 그린다. 금리가 올라갈수록 왠일인지 집값은 맥을 못추고 서서히 하락을 하기 시작한다. 본전에 집값이 왔을 때 팔았어야 했다. 하지만 거래가 되어야 팔지. 강한 믿음으로 기다려본다. 금리가 4%에 육박해 온다. 대출금리는 5.5% 수준까지 치솟아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다. 집값은 분양가인 7억 수준까지 떨어져있다. 최고봉은 이제 두렵다. 100억이 이제 60억 남짓으로 줄어들어버린 것이다. 그는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면서 10채의 집을 처분하게 된다.
오연상
연상이는 화학도다. 미래는 전기차가 유망할거라 생각하여 전기차의 핵심인 성능좋은 배터리를 만드는게 목표다. 대구에 있는 엘앤에프 전기차부품회사에 운좋게 취직하게 된다. 취직하면서 그는 줄곧 자사의 주식을 사면서 행복한 미래를 그려본다. 5500여원의 가격으로 무려 1억치를 투자해놓은 상태다. 그는 조급하지 않다. 시간이 몇년 흘러 그는 일에 열중하며 지내온다. 갑자기 전기차 열풍이 불기 시작한다. 운이 좋았다. 그는 55000원에 가진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 왜냐하면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라고 했던가. 신문지상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 신흥국들이 위기를 맞이한다. 온갖 뉴스들이 흘러넘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집값은 연일 하락한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마냥 불안한 날들이 흘러갔다. 결혼을 앞둔 그는 집을 보러 다닌다. 호주머니는 충분하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운 좋게 좋은 집을 싼 가격에 사게 된다. 10억 자산에 대출 40%를 포함하여 힐스테이트 범어 2채 가격은 14억원. 매도인 최고봉, 매수인 오연상. 계약서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 집값은 반등을 시작해 나간다. 시장에서는 드디어 금리 상승기가 끝나고 하락기에 접어들며 다시 신흥국 경제가 온기를 띄고 있다고 연일 떠들어 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