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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553
천자문170
동봉
0593일어날 기起
0594자를 전翦
0595자못 파頗
0596기를 목牧
치지엔포무起翦頗牧Qijianpomu
-백기왕전 염파이목 진조의명장-
(용병술이 누구보다 정밀하였기)
0593일어날 기起
형성문자입니다
뜻이 들어있는 부수 달아날주走 자와
소릿값 몸 기己 자가 합하여 된 글자입니다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있음입니다
왜냐하면 죽은 자는 움직이지 못하니까요
이 일어날 기起자에 담긴 뜻은
일어나다, 일을 시작하다, 비롯하다, 일다
발생하다, 출세하다, 입신하다, 우뚝 솟다
일으키다, 기용하다, 파견하다, 계발하다
병을 고치다, 돕다, 떨치다, 널리 퍼지다
값이 오르다 따위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듭, 다시, 더욱, 한층 더와 함께
'기포의 새벽 편지'의 '기'도 있습니다
한시漢詩의 첫구를 기起라 하지요
성姓의 하나라고 하는데
아직 내 주변에 기奇씨는 있었지만
일어날 기起의 기起씨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일어난다는 말은《금강경》에서
수보리가 대중들과 함께 앉아있다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일어남이지만
누운 자리에서 일어남도 일어남입니다
아다시피《금강경》의 맛은 일어남이지요
앉아있던 자리로부터 일어남입니다
일어남을 뜻하는 이른 바 '일어날 기起' 자는
달아날 주走에 몸 기己 자입니다
중국어에서 저우走는 '걷다'의 뜻이지만
상형문자로는 보폭을 벌려 달리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몸 기己 자가 한글의 'ㄹ'자처럼
서리서리 굽어있는 것은 살아있음입니다
결코 죽은 시신은 몸 기己 자형이 아닙니다
모든 시체尸身은 일一자형입니다
딱딱하게 굳어 굽혀지지 않습니다
숨이 멎기 전에는 팔다리가 굽혀졌지만
숨이 멎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결코 아닙니다
어느날 한 불자가 내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큰스님, 사람이 죽어 극락에 갔다면
사십구재를 잘 지내고 났다면
천도재를 지내어 좋은 곳에 태어났다면
또 이미 다른 몸을 받아났다고 한다면
구태여 다시 재를 지낼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내가 답했습니다
"거사님, 소리로 말하면 도플러 효과입니다
다가오는 소리는 빠르고 높게 들리고
지나간 뒤는 소리가 더디고 낮게 들립니다
그 여운이 다 사라지기까지는
거기에 걸맞는 시간이 흐르게 마련입니다
이는《능엄경 》에 나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아난다가 친 종鍾의 여운이 이어집니다
곧바로 멈추지는 않습니다"라고
나는 또 예를 들었습니다
"거사님 동위원소의 반감기에 해당합니다
방사능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원소에 따라 달리 나타나듯이
사람이 살다간 흔적이 깔끔히 지워지기까지는
그에 마땅한 시간이 소요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재를 지내고 다른 몸을 받았다 해도
남은 이들의 의식 속에는 반감기로 남아있습니다."
몸이 '리을ㄹ자'처럼 꿈틀대고 있음은
분명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몸이 살아있을 때 일어나십시오
한 번 굳으면 다시 굽혀지지 않습니다
몸 기己 자처럼 결코 굽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일어날 기起와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
建 : 세울 건/엎지를 건
昌 : 창성할 창
蕃 : 우거질 번, 고을 이름 피
發 : 필 발
盛 : 성할 성
立 : 설 립/설 립/자리 위
竪 : 세울 수
興 : 일 흥/피 바를 흔 자가 있고
다른 뜻을 가진 한자로는
伏 : 엎드릴 복, 안을 부
寢 : 잘 침
陷 : 빠질 함
結 : 맺을 결/상투 계 등이 있습니다
0594자를 전翦
여기 나오는 자를 전翦 자는
많이 알려진 자를 전剪 자의 본자입니다
뜻을 나타내는 부수 깃우羽 자와
소릿값을 나타내는 앞 전前 자가 만나
꼴은 '자르다'이고 소리는 '전'으로 나면서
형성문자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1. 자르다
2. 끊다, 베다
3. 깎다
4. 멸망시키다
5. 제거하다, 없애다
6. 가위
7. 깃에 붙인 화살의 뜻이 있고
다른 꼴 같은 뜻의 글자로는
前 : 자를 전/앞 전
歬 : 자를 전/앞 전
齊 : 자를 전/옷자락 자/가지런할 제/재계할 제
剪 : 자를 전
翦 : 자를 전
歿 : 자를 문/죽을 몰
歾 : 자를 문/죽을 몰
揃 : 자를 전/기록할 전
㨵 : 자를 전/기록할 전
剁 : 자를 타
刴 : 자를 타
䤪 : 자를 타
刟 : 자를 초/자를 조
扸 : 자를 절/ 쪼갤 석/처녑 사
㓢 : 자를 낙/자를 락
㔍 : 자를 찰 자 등이 있습니다
0595자못 파頗
자못 파頗 자는 형성문자입니다
뜻을 나타내는 부수 머리혈頁 자와
소릿값인 동시에 기울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는
가죽 피皮 자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이처럼 '머리가 기울다'의 뜻인데
치우치다, 비뚤어지다의 뜻으로 쓰입니다
가죽 피皮 자는 물결 파波 자와
소리가 비슷한 데서 뜻을 이끌어 와
'겉으로 드러나게 치우치다'로 새깁니다
물결은 물의 움직임이지요
물은 육안으로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곧 물의 움직임 물결일 뿐입니다
자못 파頗 자에 담긴 뜻은
1. 자못
2. 꽤, 상당히
3. 매우, 퍽
4. 몹시, 대단히
5. 비뚤어지다
6. 편파적이다
7. 불공평하다
8. 치우치다
9. 반듯하지 못하다 등입니다
'자못 파'의 '자못'이 무슨 뜻이냐고요?
이는 순수한 우리말로 알고 있습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매우, 퍽, 꽤, 몹시 등이고
한문과 한 데 섞어서 표현하면
대단히 상당히 등의 뜻입니다
다른 꼴 같은 뜻으로
颇 : '자못 파' 자의 간체자며
꼴이 비슷한 한자로는
彼 : 저 피
波 : 물결 파/방죽 피
疲 : 피곤할 피
皮 : 가죽 피
破 : 깨뜨릴 파/무너질 피
被 : 입을 피 자 따위가 있습니다
0596칠 목牧
칠 목牧 자는 뜻이 모여 된 회의문자로
소우변牛=牜에 칠 복攵 자가 만나
이루어진 글자이기에 회의문자입니다
손에 막대기攵를 들고
소牛를 친다攵는 뜻을 나타냅니다
예전에는 백성을 친다는 벼슬의 뜻으로
지방 장관을 목사牧使라 했는데
생각보다 '갑甲'의 뜻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나중에 '고을 지킴이' 의 뜻이 담긴
군수郡守로 바뀌면서 한결 부드러워졌고
지금도 이 호칭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이 낳은 위대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백성을 가르치는 마음의 책이란 뜻으로
명저《목민심서牧民心書》를 썼습니다
이 뛰어난 명저《牧民心書》는 조선조 말엽
당시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없애고
지방 행정을 쇄신하려고 낱낱이 사례를 들어가며
풀어낸 책으로 48권 16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
'흠흠신서'와 '여유당전서'에 관하여
간단하게나마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1.《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조선 후기 실학자實學者 다산 정약용 선생
이 분의 저술을 총정리한 문집입니다
자그마치 154권 16책입니다
여유당은 정약용丁若鏞 선생의 호號지요
여유당전서는 그의 <흠흠신서(欽欽新書>와
<목민심서> 등 경세經世의 대문장을 비롯하여
우국과 연민에서 우러나온 여러 논책과
경사고전經史古典에 관한 실증적인 이론을
완벽하게 수록한 방대한 전집입니다
정인보, 안재홍 교열로 된 활자본 전질은
서기1934~1938년이라는 4년에 걸쳐
신조선사新朝鮮史에 의해
모두 154권 67책으로 간행되었습니다
또 1883년(高宗 20년)에는 고종황제의 명으로
여유당전서 전체를 필사筆寫하여
내각奎章閣에 보관토록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일찍이 간행했던
250권의《與猶堂集》
246권의《茶山叢書》등이 있었다 하나
아쉽게도 자료가 다 없어져
현재로서는 자세히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2.《흠흠신서欽欽新書》
조선 제22대 정조正祖 때 실학자였던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지은 또다른 책입니다
그는 이미《목민심서》를 낸 바 있었으나
옥사獄事를 처결하는 일에 이르러
사람의 목숨이 왕권에 연계된 것을 보고
순조 22년인 1822년에 다시 편성하였습니다
이 재미있는 이름《흠흠신서》에는
(1)《경사요의經史要義》
(2)《의율차례擬律差例》
(3)《상형추의祥刑追議》
(4)《전발무사剪跋蕪詞》
등이 실려있으며 30권 10책. 사본입니다
이는 싸오허苏河Xiaohe의
한뤼지우짱韓律九章Hanlujiuzhang보다
훨씬 정치精致한 글이라 할 것입니다
흠흠신서의 흠흠欽欽의 뜻은
공경할 흠/신음할 흠欽이라 새기듯이
절옥折獄에 관한 것이 동기이기에
첫째 신음呻吟하다라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사랑과 공경입니다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이 누구입니까
그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바탕한
조선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실학자였습니다
그는 백성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면서
동시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사랑이 공경欽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흠흠신서欽欽新書의 뜻은
아픔과 사랑 슬픔과 공경이 깃들어 있는
새로운 문집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 칠 목牧 자에는 '치다' 외에
가축을 기르다, 다스리다, 통치하다
복종하다, 수양하다, 경계를 정하다
목장, 마소 치는 사람, 목자
성 밖, 교외, 법, 법도, 벼슬 이름 등과
행정 구역 이름의 뜻이 있습니다
고려와 조선조 때 지방 행정 단위로
각 목牧에는 정3품正三品 품계 벼슬의
목사를 두어 다스리게 했습니다
정삼품이라면 당상관으로 영감님이었지요
요즘도 군수가 되고 검사가 되면
영감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오늘날 부시장, 차관보에 해당할 것입니다
무관으로는 소장에 해당한다 하더군요
고려에서는 제6대 임금 성종 때
양주楊州, 해주海州 등 12목을 두었다가
제8대 임금 현종 때 8목으로 확 묶었습니다
조선조 때에는 20목으로 늘려버렸습니다
요즘 선거구 획정 문제로
인구에 비례하여 지역을 쪼갰다 붙였다 하는데
예전에도 마찬가지 벼슬하는 양반들이
정치로 목牧을 늘였다 줄였다 했습니다
예나 이제나 시민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칠 목牧 자를 보면 목자牧者가 생각납니다
양 치는 목자에서 따온 말입니다
순한 양들을 천적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양들이 마음껏 풀을 뜯게 하고
물가로 인도하여 목을 축이게 끔 하는 목자들
그들이 있기에 양들은 안심하고 살아갑니다
인류의 최고 목자는 예수그리스도입니다
단지 양을 비유로 들었을 뿐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사랑했습니다
예수는 약한 자를 특히 사랑했지만
강한 자도 함께 사랑했습니다
없는 자도 사랑했고 가진 자도 사랑했습니다
그에게는 강한 자 약한 자가
없는 자 있는 자가 다 하느님 가족이니까요
힘이 센 양은 멀리 하고
힘이 약한 양은 가까이하며
가진 자는 덜 사랑하고
없는 자만을 더없이 사랑하는 게 아니라
힘 센 자에게서 힘 약한 자를 돕게 하고
가진 자에게서 가지지 못한 자에게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이들을
우리는 목사牧師라고 부릅니다
이 땅에는 훌륭한 목사님들이 참 많습니다
아프리카와 같은 제3의 세계에서
정말 열심히 뛰는 이들이 실로 많습니다
아프리카 수단 톤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했던 거룩한 목자
이태석 신부님의 한없이 따스한 사랑
그 부드러운 손길을 쉽게 잊지는 못할 것입니다
엊그제 7월5일 오후,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 영빈관에서
제31회 불이상不二賞 수상식이 있었습니다
불이상은 현재 실천분야 대상과
연구분야 대상으로 두 사람에게 주어지는데
연구 대상으로는 주경미 박사가
실천 대상으로는 덕신 스님이 받았습니다
앞서 불이상 수상자인
해성스님 진오스님도 함께 했습니다
특히 실천분야 대상 수상자들의
살아온 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살Bodhisattva로서
자원 봉사자Volunteer로서
목자牧者Shepherd로서의 삶이었습니다
불이상 시상 시스템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홍라희(삼성그룹) 불이회 회장님과
보각스님
해성스님
덕신스님
진오스님 등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드립니다
07/07/2016
애더위小暑를 맞아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