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려줄게 표를 다오. 송요훈 기자님
집권여당인 국힘이 난데없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단다. 친윤 성향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마치 위기 탈출의 비책이라도 되는 듯이 나팔을 불며 분위기를 띄운다.
어지럽다. 왜 갑자기 느닷없이 그 얘기가 나온 건가? 김포를 서울로 편입시켜 메가 서울을 만들자는 게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중요한 이슈이고 현안인가?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힘이 참패하지 않았어도 그 얘기가 나왔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거 참패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게 드러나고 수도권 위기론이 우려가 아닌 현실로 나타나니까 여론 반전을 위해 서울로 편입시켜주겠다는 카드를 불쑥 던진 거 아닌가.
더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국힘에 표를 줄 것이라는 계산을 하여 그 카드를 던진 거 아닌가. 집값 올려줄 테니 표를 달라고 김포의 유권자들에게 더러운 거래를 제안한 거 아닌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조선일보는 빚 내서 집 사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 부동산 투기를 막는 규제를 화끈하게 풀어 집값을 올리라고 성화를 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의 집값 폭등은 단지 문재인 정부만의 실정이 아니다.
부동산 투기는 망국병이다. 집값 폭등으로 젊은 세대는 절망하고 있고 저출산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당이 집값 올려줄게 표를 다오 하면서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건 무책임을 넘어 몰염치하고 사악하기까지 하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를 보니 서울 확장에 반대 여론이 월등히 높다. 위성도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것이든 메가 서울을 만드는 것이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먼저다.
인터넷에는 벌써부터 김포에도 땅이 있는가 하는 말이 떠돈다고 한다. 처가 땅이 있는 쪽으로 고속도로를 휘게 할 정도이니 김포에도 처가 땅이 있어 그런 거 아니냐는 조롱이고 비아냥이다.
윤석열 정권은 가짜뉴스를 단속한다며 기자의 집과 그의 소속 언론사에 사병화된 검찰을 보내 목을 조르고 주머니를 털고 있다. 가짜뉴스는 불신을 먹고 자란다. 가짜뉴스에 대해 말하자면,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정직하지 못한 입이 발원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은 권력의 나팔수도 아니고 정부의 선전대도 아니다.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누가 권력을 잡든 권력 감시견으로서의 언론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아라고 해도 어라고 듣고 온갖 트집을 잡아 물고 뜯던 이리떼 조중동 언론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스스로 눈을 파고 귀를 막은 내시 언론이 되어 성은이 망극하옵고라며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참으로 눈 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다.
미사여구에 가려진 거짓을 드러내어 보여주는 게 언론의 일이다. 거짓을 감추고 미화하는 건 언론의 일이 아니다.
따져보자. 지금 누가 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가. 정직하지 않은 입을 가진 집권세력과 그들의 선전도구 노릇이나 하는 친윤 언론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