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억 라파엘 신부
2024년 4월 20일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요한 6,60-69
영양가 있는 음식
음식에 얼마만큼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갔느냐가 맛의 좋고 그렇지 않음을 판가름하게 됩니다.
맛보다는 영양을 중시하며 잡곡밥이나 현미를 먹기도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오히려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음은
그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해도 사랑과 정성이 빠지거나 걱정을 안고 있으면 맛을 잃고 맙니다.
사랑과 정성이 담겨야 음식입니다.
정성이 담긴 음식을 사랑으로 먹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사랑이 담기지 않으면 음식이 아니라 사료입니다. 사료는 짐승이 먹는 것입니다.
기도는 맛있는 음식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통해서 영양을 보충하듯 기도를 통해 영적 양식을 보충해야 합니다.
아무리 풍요로운 음식이 있다고 해도 그 음식을 먹지 않으면 영양이 보충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기도하지 않으면 영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마음’이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도 안에서 맛있는 음식이 된 사람은 예수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으로 내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살과 피를 음식으로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게 됩니다.
이 말씀은 음식을 먹고 마심으로써 예수님과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심으로써 인격적인 결속을 이룬다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사 안에서의 준비된 영성체가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내가 네 밥이야!’하는 ‘먹힘’으로써 하늘과 소통을 이루어 주셨으니
우리는 감사히 잘 받아먹음으로써 주님과 하나가 됩니다.
우리가 하늘과 소통을 이루려면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성령께서 돌같이 굳은 마음을 살 같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꾸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먼저 속을 비워야 합니다.
그리고 영성체를 통하여 그분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그분 안에 있는 하나 됨을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보다 영양가 있는 영원한 생명이신 성체를 모시길 갈망합니다.
“모든 선행을 한데 모아도 미사 한 번의 가치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선행은 사람의 행위이지만, 미사성제는 하느님의 역사(役事)이기 때문입니다”(아르스의 비안네).
그러므로 더 자주 미사참례를 해야 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도 말합니다.
“미사성제에 참례하러 가기 위하여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천사가 세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와 영원에서 큰 상급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너무 바쁘다고 말하지 않고 일과 중에 미사참례를 첫 자리에 놓을 수 있길 희망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보십시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10,41-42).
평일에도 미사참례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주님의 온갖 축복을 풍성히 받으시길 바랍니다.
“미사는 지상의 천국입니다.”
“미사는 종합영양제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