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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m.blog.naver.com/bonchance214/220225314163
잇님들 안녕하세요? 다들 크리스마스는 잘보내셨나요? ^^
새해엔 늘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하잖아요~
저도 그렇답니다!
다이어트..는 대부분의 여자라면 신년계획에 항상 포함되어 있죠 ㅋㅋㅋ
저는 구정 쉬고 결혼날짜를 잡을 거라서, 아마 가을쯤? 식을 올릴 것 같아요~~
눼눼.. 이번만큼은 말로만이 아니라 기필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ㅠㅠ 엉엉 슬프다욧..ㅋㅋㅋㅋ
그리시리슬픔 ㅜㅜ
그리 시리는 저희 강아지들 이름이거든요 방글이, 방실이ㅎㅎ
제가 맨날 개슬픔.. 하면 예랑이가 그리시리슬픔이라고 한답니다~
이번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게, 예랑이가 금연을 하기로 약속을!!!
뇌가 있는 인간이라면 같이 노력한다는 예랑일 놔두고 칙힌,핏자,파슷하를 품으면 안되는거 맞죠? ㅜㅜ
그래서 지금 예랑인 담배를 열심히~ 저는 지방축적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이 불편한 진실..
2014 대망의 마지막 날.. 난 그리시리폭식할꺼임 ㅍㅎㅎㅎㅎ
폭식하니 파바박 생각나는 친한 회사 언니가 있어서 오늘은 그 에피를 투척하겠습니당
폭식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고ㅋㅋㅋ 그 언니랑 저랑 대박~~ 잘먹어요ㅎㅎ 맛있는 거 먹으면
아~ 이거 울 ㅇㅇ언냐랑 먹어야되는데!!
막 요래요래 생각날 정도로 친한 언니임ㅎㅎ
언니도 주말에 신랑이랑 애들이랑 맛있는 거 먹을때면 내 생각이 난다고 함ㅋㅋㅋ
이 글에서는 언니를 써니언니라 부르겠음
음슴체로 후비고~~ (제 글 원래 사설이 긴거 아시죵?ㅎㅎ)
글쓴이는 잘~~ 먹음
진짜 잘 먹음..ㅋㅋㅋ 예전에 친구 결혼식에서 내가 좀 많이 유쾌하게? 굴었더니 신랑측 지인이 나를 콕 찝어ㅋㅋㅋ 소개해 달라고해서
(므흣~ 보는눈은 있어가지고ㅋㅋㅋㅋ) 억지 소개팅을 했음
첫만남에 예약한 식당으로 가자는데 거기가 40분이 넘게 걸리는 곳인거임
나는 배고픔을 못참음.. 손이 달달 떨리고 굉장히 예민해짐
"아 죄송한데 제가 굉.장.히. 배가 고프거든요, 그냥 저기 가면 안될까요?"
하며 내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근처에 있던 삼계탕집ㅋㅋㅋ
난 어차피 그 사람이랑 잘해볼 생각도 없었고 (예랑이를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누굴 만나고 싶은 마음도 그닥없었음)
소개해준 친구 커플도 편하게 만나보고 아니다싶음 그냥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라고 했기에 별 부담이 없었음
그래서! 막 먹었음.. 내 생에 첫 소개팅에서 삼계탕 국물까지 원샷때림
아 참고로 밥은 내가 샀음, 왜? 내가 더 맛있게 먹었으니깐~ㅋㅋㅋ
소개팅남이 커피를 산다고 해서 근처 카페에서 이런 저런 얘길 하다보니,
이 사람이 결혼식장에서 내가 잘웃고 잘먹는 모습에 호감이 갔다고 함
그렇구나~ 하며 "들으셨겠지만 저는 남자친구 사귈 마음이 없어요, 죄송해요" 했더니 괜찮다고 친하게 지내자는 소개팅남
알고보니 대학교도 같은 학교였고, 무슨 과를 나왔는지 물었더니 아!!! 했음ㅋㅋ
예전에 소개팅남이랑 같은 과였던 대학교 친구가 있었음.. 언젠가 그 친구네 단대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친구가 어떤 남자를 가르키며
"저 선배 인기많다, 키크고 매너좋고 유머감각 있어서 완전 인기남이야" 하며 몇번 언급한 적이 있음
알고보니 그 선배가 바로 소개팅남이었음ㅋㅋㅋ 키도 그렇고 이름도 어렴풋이 들었던 기억이 났음
그날 저녁 대학교 친구한테 연락해서 말했더니.. 꺅꺅 거리면서 잘해보지 그랬냐며.. 난리가 남 ㅡㅡ 나한테 대리만족 할라고?ㅋㅋㅋ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아줌마가!!ㅋㅋ
그리고 또 대박인건.. 그 사람이 선생님이었는데 내 조카가 다니는 학교에 선생님ㅋㅋㅋㅋㅋ
암튼 신기한 인연이구나! 하고 여겼음
몇번 연락이 더 오고갔고 약속을 잡으려고도 했지만 잘 안됐음
근데 이상하게 만날라치면 제 시간에 퇴근을 못하고, 만날라치면 내가 몸살이나서 아프고;; 타이밍이 어찌나 절묘한지..
(아쉬었다는건 절대!! 아니고ㅋㅋ 인연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안봐지더군요..ㅋㅋ)
암튼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회사앞으로 찾아왔다는거 아니겠음?
금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난 그날 써니언니가 박보살한테 뭐 부탁한게 있어서 박보살이랑 같이 언니네 친정에 가서 하루밤 자고 온다며 집에 허락도 받아놓은 상태였음
그 소개팅남이 기다리고 있는 회사 앞 카페에 박보살도 앉아있는 상황
나는 친구나 예랑이가 급!! 데이트 하자며 오는건 진짜 좋음.. 즉흥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만남이 주는 행복감이 있잖슴?
근데 별로 안 친한 사람이 그러는건 싫음 ㅜㅜ 부담스럽기도 하고.. 특히 내가 약속이 있는데 불쑥 나타나면 어쩌란말임;;
카페에 가서 써니언니는 박보살이 앉아있는 자리로 가서 인사했고, (언니랑 박보살이랑 친함ㅋㅋ 우린 먹방하는 녀자들) 나는 소개팅남에게 오늘 선약이 있어서 그냥 돌아가셔야 할것 같다며 인사를 하고 보냈음
이쯤되면 눈치채셨지 않음?
소개팅남도 피해갈수 없었지.. 박보살 매의눈..ㅋㅋㅋ
언니네 친정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 남자가 소개팅남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만나지마라" 하는 박보살..
"어차피 만날 생각없었다, 근데 왜?" 라고 물으니
"여자 많~~이 꼬일 상이다" 라는거임
그렇지 않아도 조카한테 들으니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 많고, 여선생님들도 그 선생님을 흠모? 하는 분위기라나 뭐라나ㅋㅋ
뭐 난 원래 내꺼아닌 것엔 별 관심음슴! 하며 쿨하게 운전을 했다는..ㅎㅎ
그리고 도착한 써니언니네 친정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고향집에 와계시던 써니언니의 친언니분과 인사를 드리고,
박보살의 이야기를 전해들어 알고 계셨던지라 잘부탁한다며 신신당부를 하셨음
써니언니의 친정집은 시골 동네라 한적하고, 마당을 가진 집이 주는 고즈넉함과 안락함이 너무 좋았음
나는 마당에 있는 평상 위에 누워 봄의 밤을 만끽했고, 박보살은 언니네 집 터를 둘러보았음
언니네는 몇년 전부터 집에 우환이 끊이질 않았음
대략 설명하자면 써니언니는 2남 2녀중에 셋째딸이고 오빠, 언니, 그리고 남동생이 있음
그런데 몇년 전부터 원인 모를 나쁜일들이 계속 생기기 시작했다고 함
세상에 돈은 혼자 다 번다고 할만큼 잘되던 오빠의 사업도 와르르 무너지고,
식품업을 하는 언니도 소송에 휘말려 집까지 경매에 넘어갔다는거임
남동생은 행방불명이고..
써니언니는 딸이 둘인데 둘다 이유없이 몸이 너무 허약해지고 기력이 없어서 학교 생활하기도 힘들다고 늘 걱정이 많았음
원래 친정아버지 살아계실때부터 살던 고향집이라 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데
혼자 고향집에 계시던 어머니마저 갑자기 쓰러지셔서 뇌출혈이 오신거임
이상하다 싶어 평소에 먹방으로 다져진 의리! 박보살에게 부탁을 한거였고, 박보살이 고향집엘 가보자고 했던 거..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박보살은 실마리를 찾지 못했는지 마당으로 나왔고
옥상 계단 담벼락쪽을 살피다가 나무밑둥을 발로 툭툭 차며 "언니, 이거 뭐예요?" 라고 물었음
써니언니가 가보더니
"아.. 그거 예전에 우리집에 있던 석류나무인데 나무가 너무 커서 옆집 담장을 계속 넘어갔거든..
옆집 아줌마가 싫어하셔서 매해마다 우리가 그집에 넘어간 가지를 쳤는데,
우리가 바빠지고 제때 가지를 못치니까 울 엄마가 나무 베었다.. 몇년 전에..." 라며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듯 말끝을 흐리는 언니
"이거 베어내고 집이 많이 시끄러웠겠는데요" 라는 박보살의 말에 "박보살아 진짜 그런 것 같다. 바보같이 왜 몰랐겠노?
이 나무가 사연이 좀 있거든" 하며 써니언니가 들려준 얘기는..
-우리 오빠는 가난이 지긋지긋한 농부의 장남이었다..
그래도 부모님 일 성실히 돕고, 우리들 잘 타이르면서 진짜 좋은 아들, 좋은 오빠, 좋은 형이었다.
큰오빠는 군대에 갔다와서도 부모님 농사 같이 지으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날 읍내에 신발을 사러갔거든
거기서 우리 새언니를 만났어,
신발가게에 일하던 새언니를 보고 반해서 연애하자고 꼬셨단다..
알고보니까 새언니는 어릴적부터 고아원에서 자라서 부모형제도 없었대
그래서 우리 오빠가 그냥 데리고 집에왔지, 이제부터 우리 식구가 니 식구다. 하면서..
나는 너무 좋았다.. 우리 새언니 천사같이 너무 착하고,
내 사춘기시절 고민거리 상담해주고.. 친언니보다 더 살가웠거든..
새언니는 고향집에서 살림하고, 소일거리 도와주고.. 오빠도 더 열심히 일해서 형편도 많이 나아졌어.
그래서 전부 우리집에 장손 기다리는 때였는데,
어느날 새언니가 아무래도 아기 가진 것 같다고 해서 읍내에 산부인과를 갔는거라.
근데 그 산부인과에서 큰병원엘 가보라하대.
그래서 대학병원에 갔더니 암이라더라. 자궁암...
딱 8개월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우리 새언니.
석류 나무는 원래부터 우리 집에 있던 나무인데, 새언니가 석류를 너무너무 좋아했거든
석류가 익으면 오빠랑 언니랑 열매 따서 나눠먹고 그랬었지.
나무 밑에 의자에서 언니랑 오빠랑 추억도 많았고..
언니가 죽기전에 오빠한테 그러드란다. 다른여자 만나서 예쁜아기 낳고 잘 살라고.. 자기가 꼭 하늘나라에서 돌봐준다고.
잠시나마 가족이라는 거 선물해줘서 고마웠다면서,
처음 가져본 가족인데 어떤 모습으로든 기억되고 싶으니 석류 나무 보면서 내 생각 가끔 해달라고 했단다
없애버리지 말고, 가끔 석류 열매 열릴때 생각해달라고 했단다..
그걸 베었으니까 언니가 얼마나 서럽겠노..
내 첫번째 새언니의 이야기다. 우리 언니 그동안 많이 섭섭했겠네-
언니야 미안해.. 미안해... 하며 흐느껴 우는 써니언니를 달래고 집안으로 들어갔고..
써니언니의 친언니가 큰오빠에게 전화를 했음
언니의 오빠는 그 일이 있은뒤로 인천으로 올라가 거기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미친 듯 바쁘게 살면서 성공을 하고 결혼도 했다고 함
나무를 베어서 집이 힘들어졌을거라는 말에 믿기지는 않지만 우선 고향집으로 오겠다는 써니언니의 큰오빠..
다음날 큰오빠되는 분이 오셨고, 이게 사실이라면 어떻게해야 위로가 되겠느냐며 박보살에게 물었음
박보살은 써니언니의 오빠분에게 베어낸 나무 밑둥을 뿌리까지 다 드러내라고 하고는
마당에 있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나무 밑둥과 뿌리를 전부 태웠음
그리고는 거기에 새로운 석류나무 묘목을 사와서 심고, 정성껏 가꿔주라고 했음
그 일이 있고나서 언니네는 뭐 더 나빠질 것도 없었겠지만, 어머님도 많이 회복하시고..
오빠도 제자리를 찾아가시는 중이라고 함
써니언니 딸들도 이젠 체육수업도 할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고..
써니언니의 언니도 소송이 잘해결되었다는.
그 일들이 잊혀갈 즈음,
조카가 나에게 흥미로운 말을 함
"ㅇㅇㅇ선생님 귀신 본대, 가위 자주 눌린대.. 수업시간에 얘기해주던데 대박 무서워"
응? ㅋㅋㅋ 내 주변에 귀신보는 사람 왜캐 많은겨! 하며 박보살에게 깨톡을 했음
-그 소개팅남 귀신본댄다 ㅋㅋㅋ
그랬더니 박보살의 답장이 왔는데
-지 등딱지에 붙어있는 것도 알겠네?
허얼.... 대박사건 ㅜㅜ 전활 걸어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인기가 많아서 그런가 처녀영가도 붙었드라 야.. 어쩐지 그런 사람이 미쳤나? 니 뭐 보고 호감갔겠노?
귀신 보이는 친구 있는 냔이라.. 그 선생님한테 붙은 영가가 니를 선택한거겠지..
이성적으로 니한테 호감가진건 아닐꺼라" 라며 겁나 비웃는 박보살 ㅡㅡㅋㅋ
"내가 판관포청천 이었으면 니는 당장 개작두다 이년아!!!"
꽥 소리 질러주고 전화 끊음 ^^ㅋㅋㅋ
난 다음생에 최소 오징어 예약임ㅎㅎㅎㅎㅎ
욕을 못끊음ㅎㅎㅎㅎ 관세음보살....
이미 연락안한지도 오래됐고, 아마 자기한테 영가가 있는 걸 알거라며.. 모른체 하라는 박보살의 말에 난 그냥 모른체를 했음
그리고 그 분은 다음 학기에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셨다고 함..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당 ㅎㅎ
어느덧 2014년의 마지막 날이예요~ 저는 몇시간 후면 서른이 됩니다 ^^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예랑이랑 달달함만 보여져서 그렇지,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울고 웃으며 다시 끌어안기도 하거든요
나 자신을 깎아서, 또 그 자신을 깎아서 맞춰가는 과정이 매일 행복하고, 달달하지만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소중한 한해 였어요
언제나 비가 오던, 눈이 오던, 바람이 불던.
곁에 있어준 그에게 고맙다고.
박보살 시리즈를 다시 써보라고 용기를 주고 독촉해준?ㅋㅋ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갑자기 무슨 수상소감 멘트가..ㅋㅋㅋ 죄송.. 시상식을 넘 많이 봤네여ㅜㅜㅋㅋ)
잇님들도 좋은 인연이 옆에 있다면 끝까지 잘 이어나가시고,
없으신 잇님들은 2015년 한해동안 정말 좋은 인연 만나시길 진심으로 바랄께요^^
그리고 건강하시고~ 박보살 이야기 계속 될거니까 잊지마세요~~ㅎㅎ
인연에 관한 정말 정말 좋아하는 책속의 글귀를 타이핑 했답니다!!
응원, 격려, 애정을 듬뿍 주신 잇님들께 드리는 새해 선물이예요♥
최명희 - 혼불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