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 8. 13 (가끔 비가 내리는 쌀쌀한 초가을 날씨)
장소: 루브르박물관-노테르담 성당-에펠탑

[파리 - 에펠탑 야경]
지금처럼 벌어서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는 어려운 것 같고
재산이 있다고 하더라도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것을 알기에
경험을 물려주겠다는 생각으로 동생네 가족들과 유럽배낭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배낭여행을 가겠다니 주변에서 ‘이 나이에 무슨 배낭여행이냐.’며 모두 말린다.
40대 중반에는 휴양을 할 수 있는 여행을 제일 좋다며
기어이 떠나려면 숙식, 교통, 가이드 등 모든 것을 제공하는 패키지여행을 가라고 한다.
패키지여행의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패키지여행은 외국여행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과 다니다 보니
외국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고, 비용도 부담되었다.
아이들에게 이제 까지 배운 영어를 사용할 기회를 주고 싶었고,
나도 1년 동안 공부한 영어가 어느 정도 통하는지 확인 하고 싶어서 배낭여행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행을 다닐 프랑스, 스위스, 이탈이라 모두 비영어권 국가이다.
이럴 우째^^;
요즘은 여행관련 책도 잘 나와 있고 인터넷에도 많은 자료가 있어
우리끼리 도시와 국가를 이동해야한다는 것이 별로 걱정되지 않았지만
내가 가이드 역할을 해야 했기에 어깨가 무거웠고
마음 한 칸에는 국제 미아가 되는 것은 아닌지 살짝 두렵기도 했다.
인천공항에서 중국 동방항공을 타고 더디어 하늘로 날았다.
인천에서 항공기 출발 시간이 1시간 이상 지체되기는 했지만
상해를 경유할 때 대기 시간이 4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기에 걱정이 없었다.
기내식도 김치 볶음밥이라서 입맛에 맞았고 모두들 여행의 설레임에 들떠있는 것 같았다.
상해에서 밤 12시에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가 안정권에 진입하지 마자 기내식을 주는데
식사가 중국식 요리이다 보니 향이 강해서 아이들은 싫은 표정이다.
12시간가량을 자다 깨다를 반복한 끝에 다음날 아침 6시쯤 파리 드골공항에 도착했다.
역 안내 센터에서 유레일패스 개시를 하고 파리 외곽 기차인 RER 티켓을 받아 기차를 탓다.
파리 북역에 도착하여 메트로로 갈아 탄 후
민박집이 있는 역에 내려서 민박집 아주머니께 전화하여 접선에 성공했다.
민박집만 헤매지 않고 제대로 찾는다면 모든 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첫 일정을 무리 없이 성공한 것이 감격스러웠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메트로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로 갔다.
그런데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메뉴판에 있는 음식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을 했는데 주문에 착오가 있었는지
2잔만 나오면 되는 커피가 5잔이나 나왔다.
커피를 되물리고 싶지만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서 배가 부르도록 커피를 마셨다.
앞으로 음식 주문에 에로사항이 많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파리-루브르박물관]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
아침식사를 해결한 후 여행안내서와 지도를 바이블처럼 여기며 루브르 박물관으로 찾아갔다.
날씨는 간간히 비가 흩날려서 쌀쌀하다.
10시쯤 루브르에 도착하니 출입구인 피라미드쪽은 긴 행렬이 늘어서 있다.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려다가
드농관쪽 출입구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기억나서 드농관으로 갔는데
대기인원이 전혀 없어서 바로 표를 끊고 입장할 수 있었다.
미술책에서나 보던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마음이 설렌다.
루브르에는 너무 많은 작품이 전시 되어 있어 다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주요 작품을 찾아다니며 보기로 했지만 그것마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루브르는 예전에 궁전이었기에 넓기도 넓지만 길이 꼬불꼬불 미로 같았기 때문이다.
루브르에서 제일 유명한 모나리자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야했고
알고 있는 작품들은 아이들에게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며 관람을 하는데도 금세 4시간이 지났다.
시차 적응과 오랜 비행으로 아이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더 구경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기에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 밖으로 나왔지만
적당히 식사를 할 곳이 없어 일단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파리 시청을 지나 세인트 폴 역 근처에 내리니 식당은 여러 군데 있지만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제대로 못한 경험 때문에 식당에 들어가는 것이 두렵다.

[파리 센강의 유람선]
그래서 샌드위치를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곳에 들어가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샌드위치를 주문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식사로 원기를 충전 후 다시 메트로를 타고 노테르담 성당이 있는 곳으로 갔다.

[파리 성샤펠성당]
시테역에서 밖으로 나오니 스테인드 글라스가 멋지다는 성샤펠성당이 앞에 보인다.
성샤펠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노테르담성당쪽으로 걸어갔다.
오전에 하늘에 살짝 걸쳐 있던 구름들은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하늘이 쨍쨍하다.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을 받으며 노테르담 성당에 도착하니
성당 앞의 넓은 광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종탑에 오르고 싶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대기 행렬이 길어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피곤하다든 꼬맹이 둘은
비둘기와 참새 모이 주는 것이 재미를 들여서 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파리-노트르담대성당]


[센강의 모래성]


[파리-샤요궁]
시간도 어느 듯 저녁이 되어 저녁도 먹고 휴식도 취할 겸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은 후 꼼짝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데리고 에펠탑 구경을 갔다.
에펠탑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사요궁으로 가니 사람들이 이미 많아 앉아 있다.
에펠탑 조명이 켜지기를 바라며 앉아 있으니 금방 탑에 노란 조명이 켜졌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은 시원하고, 사요궁의 분수는 때맞추어 춤을 주는 가운데
어둠을 배경으로 점점 화려해지는 에펠탑을 보고 있으려니 이제야 정녕
외국땅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불 켜진 에펠탑이 멋있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내면서
‘여행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도 함께 날렸다.

[에펠탑을 들어 올리는 큰애]
큰애는 큰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느라 피곤했을 텐데
사진기로 에펠탑을 들어올리는 사진을 찍느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고,
다들 저마다의 포즈로 파리의 야경에 녹아들고 있다.

[반쯤 잠든 둘째와 함께]
황홀한 파리의 야경에 취해서 계속 앉아 있고 싶지만 귀가 시간이 다되어
버스를 타고숙소로 돌아오는데 잠이 몰려든다.
잠결에 어제, 오늘 헤맴 없이 이국땅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기도를 드렸다.
첫댓글 여행시작 날짜가 전에 제가 다녔던 시기와 거의 같네요, 이맘때가 덥지도 않고 딱 좋죠,,, 방금 다녀온 가장 따끈따끈한 여행기 같고요,,,,
멋진 여행계흭으로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 좋은경험 되셨네요 .덕분에 즐거운 여행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첫날 일정이 많이 힘들었나봐요. ㅎㅎㅎ 귀엽네요. 엄마만 신나신듯...
배부르게 커피5잔?ㅋㅋ너무 재밌는?ㅎ여행이 될것같아요^^
손으로 집은 파리 에펠탑 재미있네요 ㅋㅋ 사이요궁 앞에서 찍은건가요? ^^
네, 사용궁 앞에서 큰애가 찍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