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가는 여행 4
요즘 비가 자주 온다.
해멍,산층,백전 물레방아골에 비가 오면,,,
조그만 초가지붕 처마를 타고 내리는 짚 썩은 물이 흙 마당에 고여서 봉숭아 핀 작은 화단 옆 텃밭을 지나 토담을 돌아 개울로 흘러 들고,
장독대 너머 두꺼비 가 뒤뚱뒤뚱 마당을 가로 지르고 간혹 회오리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왔다는 미꾸라지가 마당 한켠에 있고 정지 들어가는 큰 나무 문에 손톱만한 청개구리가 붙어 있는 곳,
어쩌다 천둥번개라도 치면 큰 느티나무가지가 부러지는 해멍의 백전,
비에 대해서
옛날 사람들은 소나기는 소 등짝을 두고 달리 내린다고 했고,
그것이 요즘은 변천 되어 횡단보도를 두고 이쪽은 우산을 펴고 저쪽은 마스크를 낀다고 했던가,
예전엔 비가 오면 고스란히 맞는 게 미덕(?) 이였지요, 지금은 산성비다, 황사비다 해서 무조건 피해야 하지만,
꼭 비를 피하고 싶다면 다리 밑 이나, 큰 나무아래서 비를 피했고 ,
들에서 일을 하는 어른들은 어쩔 수 없이 보릿대 모자에 짚으로 엮은 만든 망또를 어깨에 걸치고 일을 했지요
산에서 소 먹이는 아이들은 오동나무 잎사귀나 칡넝쿨로 엮어서 비를 피했지요
제가 어릴 땐 연꽃 잎사귀를 쓰기도 하고, 큰 느티나무 아래나, 넓은 바위틈새, 또는 정각 등에서 비를 피했지요,
혹 우산이 있다면 대나무 살에 파란색 엷은 비닐로 만든 접는 대나무 우산이 전부 였지요
얼마 전 비에 젖은 초등학교 딸아이의 운동화를 헤어드라이어로 말리고 그 안에 신문지를 넣어 베란다에 세워두면서 옛날 우리 친구들이 신었던 구멍 뚫린 검정고무신이
그리웠었습니다.
아무튼 크고 작은 비가 오면 생각나고,또 해야 할 것들이 많았지요
어머니들은 마당에 줄을 매고 가운데 대나무기둥을 받친 빨래 줄에 널어둔 빨래며, 절구 통 위 대나무 소쿠리에 말리던 고추며, 장독대 위에 늘어놓은 온갖 것들을 챙기고,
아버지 들은 논에 물꼬를 잡고, 밭 두렁의 배수로를 확인하고, 처마나, 물 나가는 뒤 안 구석구석을 손봤지요,
그래도 백미는 큰비가 오면 족대를 들고 또랑으로 나가 잡은 민물 고기로 끓인 어탕국수가 최고였지요,
빗물이 불어 큰 흙탕물이 되면 고기들은 물이 얕고 물살이 느린 물가 억새풀이나 약고 풀 밑에 피해있는데 그곳에 족대를 대고 위에서 훌치듯 개다리 스탭 몇 번 밟으면 온갖 고기들이 족대 안으로 들어가고 그 고기를 마당 한 곳에 걸어둔 가마솥에 푹 고아 국수와 같이 끓이면 이것이 오리지널 원조 어탕국수 이였지요
그 맛이 요즘 어디 있나요?
그 옛 맛을 찾아 부산의 산청 강마을 어탕국수며, 해멍의 나그네 식당, 또 전국에 내놓으라 하는 많은 집에 민물 어탕을 먹어 봤지만 그 실종된 백전의 어 탕 맛은 찾을 길 없으니,,,
아, 옛날이여!
요즘 도시에선 비오는 날이면 부침개에 막걸리, 또는 수제비 정도인데,,,
비가 오면 족대 들고 또랑에 가서 스탭 몇 번 밟고 맛보던 그 어탕은 어디서 찾아야 할꼬?
첫댓글 ㅋㅋ 참 잼이가있오.어탕국수 올 여름에 백전 개울가 (냇가)에 피서가서 피래미몇마리 잡아 함 끓여봅시다!!원조맛을 낼수있는데욤.
그 옛날이때쭘이면 바지개에다 통막걸리 짊어지고 좋으터자리잡아 솥 냄비걸어 뗑아리며 망태 피리잡어서 어탕도 끓이고 어죽도끓이고 막걸리 한사발에 취기가오르면 노~오~세 노세젊어서노세흥겨운노래가락속에서 동네 헤치가벌어지곤하였는데 어탕맛이 변한건지 우리네 입맛이 변한건지 ..때로는 그시절이그리울때가 있답니다..
옛날의 추억이 되살아 나는것 같습니다.비 올때 저는 토란잎을 많이 이용했던것 같네요.감사 합니다.
어탕국수.. 일명 풀대죽..... 그 맛을 어찌 잊어리오~~~ ㅎㅎ 또랑에 스탭 밟으루 갈때 꼬옥 소리 하이소......ㅋㅋ
글고 비 올때는 우산 대용으로 크다란 토란잎 하나 추천하나이다~ ㅎㅎㅎㅎㅎ
옛 추억을 뜨올리게 하네요 지금도 시골에가면 시간있을때마다 족대 지렛대 주전자 들고 냇가에서 무거운 바웟돌과 한바탕 씨름을 하곤 하지요 잡는재미 먹는 즐거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