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온의 왼쪽 옆을 지나자 마자 조그만 광장이 나오고 그 광장에는 조그마한 오벨리스크를 등에 얹고 있는 귀여운 코끼리 조각상이 있습니다. 그 뒤에는 로마의 기준으로 보면 정말 아담한 성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광장은 현재는 미네르바 광장이라고 불리지만 예전에는 사입타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로마 공화정 시대 이 광장에서는 정무관을 선출하던 투표를 했던 곳인데 담장이 쳐져 있어서 사입타라고 불렀습니다. 그 귀여운 코끼리는 베르니니가 조각한 작품으로 나름 유명한 코끼리입니다. 그 코끼리 위에 올라가 있는 오벨리스크는 기원전 6세기의 오벨리스크인데 이시스 세라피스 신전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로마에는 이렇게 고대 로마의 건축들이 재활용된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뒤의 성당은 산타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인데 로마에서 유일한 고딕양식의 건축물입니다. 실제로 로마 구경을 하다보면 이 성당이 좀 달라보입니다. 이 성당은 내부의 미술품으로도 유명하지만 성당앞면의 파사드에 붙은 홍수 기록판이 또 유명합니다. 거기에는 로마 시내가 대홍수를 격으면서 물에 잠기 수면을 기록한 기록판이 있습니다. 그 높이까지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뭐 거의 로마가 물바다였던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스페인광장에까지 배가 떠내려와서 배 모양의 베르카차 분수를 만드는 영감을 주었다는 말은 낭설이 아니고 사실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로마는 이렇게 엄청난 홍수를 격는 동안 밀려와 쌓인 토사 때문에 로마 제국시대 보다 엄청나게 지표면이 높아져 지금의 로마 유적들 땅속 깊숙히 묻혀있게 됩니다. 또 하나 갈릴레이가 1633년 종교재판을 받은 곳도 바로 이곳입니다.
여러분 로마에 가서 판테온을 보실 때 그 옆의 산타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과 베르니니의 코끼리는 꼭 보십시오. 판테온에서 2분도 안 걷습니다
아래 사진은 홍수 기록판 사진입니다. 손가락과 눈금이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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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빤떼온 갔었는데 ,,근처에 홍수기록판도 있었군요~~^^
즐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