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박상기 '옥수수 뺑소니'에서 보는 우리들의 뺑소니에 대하여
민병식
박상기(1982 ~ )작가는 공주교육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2013년 창비 어린이 신인문학상에 청소년소설,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작품으로는 청소년소설 ‘옥수수 뺑소니’, ‘내 몸에 흐르는 뜨거운 피’와 동화 ‘몰라요, 그냥’, ‘수몽조의 특별한 선물’, ‘바꿔!’, ‘오늘부터 티볼!’ ‘도야의 초록 리본’, ‘고양이가 필요해’ 등이 있고, 눈높이아동문학상, 황금도깨비상, 비룡소역사동화상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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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청소년 소설로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비열한 세상을 비판하고 있다. 어느 날 현성이는 길을 가다가 옥수수를 파는 트럭에 살짝 닿아 넘어진다. 트럭 아저씨가 어쩔 줄 몰라하며 괜찮냐고 물어보고 연락처를 쥐어주는데 현성이는 아픈 것 보다 창피한 게 더 문제였고 워낙 살짝 닿은 거라 무심하게 넘기는데 그 다음날 다시 벤츠에 부딪혀 사고가 난다. 이번에는 꽤 아팠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쓴 벤츠 아저씨는 오히려 현성을 나무라며 괜찮은 쪽으로 몰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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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은 기분은 나빴지만 잊어버리려는 순간, 자신이 들고 있던 폰이 친구의 폰이고 액정이 박살났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벤츠 아저씨는 연락처도 않주고 떠났고 뒤늦게 사고 소식을 접한 부모님은 누가 그랬냐고 화를 내고 현성은 당황한 나머지 옥수수 아저씨의 연락처를 준다. 옥수수 아저씨는 나에게 연락을 하고 아버지는 옥수수 아저씨에게 뺑소니를했다며 험한 말을 한다. 나는 휴대폰을 보상받고 합의금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다. 그곳에는 합의금을 위해 입원한 멀쩡해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병원을 찾아온 옥수수 아저씨는 아빠가 자신을 뺑소니로 고소했다며 현성에게 사정한다. 중환자 실에 누워있는 아기가 있다면서 옥수수 봉지를 주고간다. 현성은 주위를 둘러보며 누가 환자이고 치료를 받을 사람인지를 생각한다.
뺑소니는 몸을 빼서 금히 달아나는 것이다. 이런 뺑소니가 어찌 교통사고에만 존재할까. 뺑소니는 절도, 성폭행, 폭력 등을 행사하고 달아나는 심각한 범죄 뺑소니는 형사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이 것이외에 뺑소니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의 자기 일에 대한 책임 회피도 뺑소니이고 경제적 어려움이나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않는 게으름, 거짓말, 무시, 증오 등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의 뺑소니가 존재한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우리는 우리의 양심을 속여가며 지켜내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양심따위는 손톱 밑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나만 이런게 아니라 남들도 똑같다는 말로 위안하면서 비인간화의 뺑소니를 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을 비록 도덕적 잣대로만 판단하고 나눌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신념은 있어야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의 삶을 살 것이 아니라 때로는 쓴 것도 목구멍으로 넘길 줄 알면서 손해도 좀 보고 산다면 배려, 희생, 양보, 이러한 것들이 우러러 보이지 않고 당연히 있어야하는 가치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뺑소니를 치고 있다. 이 땅의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는 뺑소니. 지하철에서 노약자를 보아도 못본 체 자리를 보전하고 잠자는 척하는 는 뺑소니, 더 심해지면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분열과 증오의 뺑소니, 한 번 하면 계속 하게되는 마약이나 도박처럼 우리는 뺑소니 모럴헤저드의 중독에 빠져 살고 있는지 스스로를 수시로 돌아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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