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앚은뱅이 지성(至誠)이와 눈먼 봉사 감천(感天)이가 살고 있었어요
두 사람은 모두 부모님을 일찍 여윈 고아 였지요
그러나 두 사람은 고아이고 불쌍한 병신 이었지만
그 누구를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았어요
오로지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열심히 살았지요
언제나 눈먼봉사 감천이는 앉은뱅이 지성이를 업고 다녔어요
지성이는 눈이 먼 감천이의 눈이 되어 주었고
감천이는 다리를 못쓰는 지성이의 다리가 되어 주었지요
그러면서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구걸하지 않고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두 사람이 할수있는 일들을 많이 찾아 주었지요
언제나 두 사람은 환한 얼굴로 사람들을 대했으며
조금도 구김살없이 자랐어요
그러면서 두 사람은 어서빨리 돈을 벌어 다리를 치료 하고 눈을 고치기로 마음 먹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일을 마치고 허름한 움막으로 돌아가는길에
우물가에서 번쩍이는 황금덩어리를 주었어요
그 금덩이면 두 사람의 병을 고치고도 남을 가치있는 금덩이 였지요
그러나 두 사람은 필시 이것은 어떤 사람이 잃어버린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날 포도청에 주인을 찾아 전해달라며 그 금덩이를 갔다 주었어요
그런후 1년가까이 시간이 지났을때 포도청에서 연락이 왔어요
두 사람은 무척 기뻐했지요
"그 금덩이를 잃어 버린 사람을 찾았나보다 ...
그 금덩이를 잃어 버리고 얼마나 걱정했을까? "
두 사람은 다음날 기뿐 마음으로 포도청으로 향했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금덩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니 ...
그래서 두 사람은 더 시간을 두고 반드시 주인에게 찾아 줄것을 간청하였지요
그러나 포도대장은
"그럴것 없다!!
1년이 지나도록 찾아 봤지만 이 금덩이는 주인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금덩이는 두 사람 것이다
어서 이 금덩이를 가지고 가거라!!"
"아닙니다 이 금덩이는 반드시 주인이 있을 겁니다
꼭 주인을 찾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아니다 그렇게 큰 금덩이를 잃어 버렸다면 반드시 관아(官衙)에 신고를 했을텐데
신고를 받을적도 없을뿐만 아니라 장안 여러곳에 방(坊)을 붙여 주인을 찾았지만
1년이 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것으로 보아 주인없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니 그 금덩이는 너희들 것이다 "
두 사람은 서운한 마음으로 금덩이를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 오는데
왠 도봇장수가 뛰따라 오면서 그 금덩이는 두사람 것이니 내가 둘로 나누어 준다며
금덩이를 빼았었어요
그러나 금덩이를 뺏어든 순간 도봇장수의 눈에는 그 금덩이가 독사 뱀으로 보여
기절초풍(氣絶ㅡ風) 하고 달아나 버렸지요
또 이번에는 총을 든 포수가 다가와 그 금덩이를 둘로 나누어 준다며 빼앗았는데
금덩이를 뺏는 순간 포수의 눈에는 금덩이가 돌덩이로 보였지요
그러자 포수는 금덩이를 땅에 팽개치고 그 자리를 떠났어요
둘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금덩이를 깊숙히 감추어 놓고 잠을 잤어요
그런데 꿈에 노 스님이 나타나
"그 금덩이는 부처님이 보내셨으니 그것으로 다리를 고치고 눈을 뜨도록 하거라!!"
두 사람은 똑 같이 잠에서 깨어 꿈이야기를 했는데 두 사람다 같은 꿈을 꾸었어요
다음날 아침 두 사람은 금덩이를 가지고 가까운 절을 찾았지요
그리고 스님께 꿈이야기를 하면서 금덩이를 내 놓았어요
그러면서 꿈에 노 스님의 말씀처럼 부처님이 보내셨다면
이 금덩이의 주인은 부처님이니 이제야 주인을 찾아 드리게 되었다며 기뻐했어요
이 광경을 찬찬히 바라보던 스님이
"그렇게 기쁘십니까?"
"그럼요 부처님이 이 금덩이를 잃어 버리시고 얼마나 걱정하셨겠어요?"
"이 금덩이면 두분께서 다리도 고치고 눈도 뜰수 있을 것인데
욕심 나지 않으십니까?"
"히히(빙그레 웃으며) 솔직히 욕심은 나지만 남의 것으로 눈과 다리를 고치진 않겠읍니다"
"그럼 어찌 눈과 다리를 고칠 요량(料量)이신지요?"
"그건 우리 두 사람이 열심히 벌어 눈과 다리를 고칠려고 하고 있어요"
"이 금덩이처럼 많은 돈을 어느천년에 벌겠읍니까?
두사람이 한사람 몫밖에 일을 못하시는데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도 못 버실 겁니다
그래도 괜찮으신지요?"
" ....................(아무말도 하지 않으며 웃고만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이 금덩이를 도로 가지고 가셔서 두 다리와 눈을 고치시는게 어떤신지요!!"
"아 ~ 아닙니다
이제 겨우 주인을 찾았는데 주인에게 돌려 드려야지요
이 금덩이는 처음부터 우리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사 평생 돈을 못벌어 우리 둘이 병신으로 살지라도 남의 것을 탐해서는 안되는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그러니 이 금덩이를 부처님께 돌려 드리겠읍니다"
"그러신가요?
그럼 소승이 한가지 제안을 드려도 되겠읍니까?"
"말씀 하시지요 스님!!"
"꼭 부처님께 돌려 드리겠다고 하시니 소승이 이 금덩이를 부처님께 돌려드리겠읍니다
대신 오늘부터 100동안 두 분께서 자신의 소원을 비는 기도를 해 보심은 어떠신지요?"
"그야 어렵지 않지만 공양할 돈도 물건도 없는데 어떻케 ... "
"그건 걱정 마십시오
돈과 물건은 있을때도 있고 없을때도 있는 법이지요
그러나 부처님을 향한 그 순수한 마음은 천만금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랍니다
혹 부처님 께서 잃어 버렸던 금덩이를 찾아 주셨으니 반드시 그 기도를 들어 주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두분께서 한번 100일 기도를 해 보시지요"
"네 알겠읍니다 그렇게 하겠읍니다"
"아주 잘 생각 하셨읍니다
그런데 무슨 소원을 빌고 싶으십니까?"
"그~ 건 히히
그것도 말씀 드려야 하나요?"
"그럼요 그래야 소승이 제문(祭文)을 써서 올리지요"
"사실 제 주변에는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읍니다
그들에게 복을 내려 주십사하고 빌고 싶읍니다"
"그리고는 없읍니까?"
"또 지성(至誠)이 다리가 하루빨리 치료되기를 빌고 싶읍니다"
"저도 그렇읍니다 감천(感天)이 눈이 빨리 낫게 해주시기를 빌고 싶어요"
"그럼 됐읍니다
그렇게 100일 기도를 매일매일 올려 보십시요
지극 정성으로 부처님께 의탁하시면 좋은일이 있을 겁니다
어서 일어나 욕실에가서 목욕재개하고 오늘부터 기도 하세요"
하여 두 사람은 100일기도를 드렸는데 100일 기도가 끝나는날
지성이는 다리가 완치되어 일어서게 되었고
감천이는 눈을 떠 광명을 얻었다 하지요
그 뒤부터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다"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하네요
그래요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다 라는 말은
정성(精誠)이 지극(至極)하면 하늘이 감동(感動)한다는 말이지요
다시말해 하늘이 감동하여 정성들인 일을 하늘이 이루게 해준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정성을 다하면 아주 어려운 일도 순조롭게 풀리어 좋은 결과를 맺는다는 말인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과 일맥 상통하지요
하늘을 감동시키려면 ‘정성(精誠)’이 ‘지극(至極)'해야 하는데
먼저 ‘정성’이라는 말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을 말하고 있어요
다음으로 ‘지극하다’는 말은 더 할수없이 극진(極盡)하다는 말이고
극진하다는 말은 마음과 힘을 다하여 애를 쓴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지극하기 위해서는 마음과 힘을 다하여 애를 써야 하는데
어느 정도로 애를 써야 하느냐 하면 사람으로서 애를 쓸수 있는 극한(極限)
즉 사람으로서는 더할수 없는 마지막 한계(限界)에 이르기까지
(極에 이르기까지= 至極) 애를 써야 하지요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경이 되면 ‘나’가 없는 경지(無我之境)가 되고
또는 ‘나’를 다 잊은 경지(忘我之境)에 이르지요
‘나’라는 존재는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으로 똘똘 뭉친 망념의 존재(하늘 뜻을 거스르는 존재)이지요
이러한 ‘나’가 없으면 절대 순수인 하늘만 남아요
그러니 애를 쓰는 그 마음(精誠)이 ‘나’를 벗어나 하늘에 닿는 것이지요
하늘에 닿으니 하늘이 알고 동(動)하여 그 일이 이루어 진다 하지요
그러므로 하늘을 감동시키려면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으로 힘을 다하여 애를 써야 하지요
그래서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했어요
그렇다고 무슨 일이나 정성을 다한다고 하늘이 감동할까요?
아니지요
하고자 하는 일이 하늘 뜻(道理=順理)에 맞아야 하지요
그런데 하늘 뜻에 맞는 일이라 하여 정성을 다하여 이루거나
하늘 뜻에 맞는 것이라 하여 정성을 다하여 얻기만 하면 될까요?
이 또한 아니지요
이루고 나서 사는 삶이 하늘 뜻에 맞아야 하지요
이루고 얻은 것을 하늘 뜻에 맞게 써야 하지요
만일에 이루거나 얻고 나서 욕심과 이기적인 집착으로 산다면
애써 이루고 얻은 것을 다 잃게 되지요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은 하늘 뜻에 맞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냇가에 물길을 막으면 물의 흐름(順理=하늘 뜻)을 거슬렀기 때문에
언젠가는 허물어져 원래의 물길을 되찾아 하늘 뜻에 맞게 흐르듯이 ....
어찌보면 사람은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하늘 뜻을 거스르며 이기적으로 살수밖에 없어요
일시적으로 이기적인 마음을 누르고 참을수는 있어도
언제나 그 마음을 벗어나 하늘 뜻에 맞게 살수가 힘들지요
늘 변함없이 하늘 뜻에 맞게 살려면 이기적인 마음을 버려야 하지요
욕심도 내려놓고 근심도 내려놓고 이기적인 자기자신도 다 버려야 하지요
버리고 또 버려야만 진정한 나를 찾아 버릴수 있고
나를 찾아 버리므로 하늘의 뜻을 이룰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를보고 지성이면 감천이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일송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