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페덱스컵 우승… 투어 챔피언십은 미켈슨 차지
미 PGA투어로선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결과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시즌 챔피언을 상징하는 페덱스컵을 차지했고, 우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2인자' 필 미켈슨은 투어 챔피언십 트로피를 손에 들었다. 세계 골프의 1, 2위가 모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상금 잔치가 이어졌다.
28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 열린 미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미켈슨은 이날 5타를 줄이며 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해, 우즈(6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승했다. 하지만 이날 이븐파를 친 우즈도 단독 2위에 오르며 페덱스컵 우승의 영예와 함께 보너스 1000만달러를 '덤'으로 받았다.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4개 대회 점수를 합산하는 페덱스컵 점수에서 우즈는 4000점, 미켈슨은 2920점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 PGA투어의 최고 라이벌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필 미켈슨이 나란히 우승컵을 들고 있다.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미켈슨은“오늘 5언더파를 친 내가 이븐파를 친 우즈 보다 좀 더 나은 것 아니냐”는 농담을 했고, 페덱스컵의 주인공 우즈는“내용이 너무나 다른 트로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AP뉴시스
올 시즌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우즈는 상금으로만 2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투어 챔피언십 준우승 상금 81만달러를 포함해 시즌 상금만 1050만달러를 받았고,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를 합하면 2050만달러가 호주머니에 들어온 셈이다.
미켈슨은 지난 5월과 7월 아내와 어머니가 모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첫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했다. 시즌 3승째(통산 37승)를 올린 미켈슨도 우승상금 135만달러에 페덱스컵 2위 보너스 300만달러를 포함해 한꺼번에 435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미켈슨은 "어머니와 아내가 투병 중이지만 잘 견뎌내고 있다. 이번 우승컵이 우리 집에 좀 더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란히 시상식을 한 뒤 우즈는 "미켈슨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이해한다"며 "사실 나의 13년 프로 경력 가운데 미켈슨과 어니 엘스, 비제이 싱이 함께 경쟁을 벌였던 선수들인데 미켈슨이 돌아와 반갑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이번 대회 18위(3오버파)를 차지해 페덱스컵 23위에 올랐고, 팔 부상을 입은 나상욱은 30위(13오버파)로 페덱스컵 26위였다.
조선일보 민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