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귀띔하는 김장 맛내기 비법 3가지 젓갈 혼합해 쓰면 좋아 생고기·볼락 깔고 숙성 '별미'
매년 하는 김장이지만 할 때마다 예년보다 더 맛있는 김치를 담그고 싶은 것이 주부의 마음이다. 이럴 땐 요리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국내 내로라하는 명인·셰프·조리장에게 김장 맛내기 비법을 물어봤다.
(왼쪽부터)이하연·권우중·이선희.
김치명인 이하연씨는 김장 시 부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김치 맛이 달라진다고 했다. 이씨는 "양파와 대파 대신 쪽파를 넣어 김장을 하면 더 맛있다"며 "미끈거리는 진액이 많은 대파보다 쪽파를 사용하면 깊은 맛이 나고 익을수록 단맛과 매운맛이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한 "미나리는 김치를 빨리 익게 하고, 홍갓을 넣으면 김치 숙성을 더디게 해준다"며 "음력설을 기준으로 가까운 시일 내 먹을 김치에는 미나리·홍갓을 넣고, 설 이후에 먹을 김치에는 홍갓만 넣어 버무리면 좋다"고 덧붙였다.
한식 레스토랑 권숙수의 권우중 오너셰프는 "김치를 담글 때 3가지 젓갈을 혼합해서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 셰프가 말하는 젓갈 중 첫 번째는 기름기 있는 생선으로 구수한 맛을 내는 '갈치액젓' '조기액젓' '황석어젓' 등이다. 두 번째는 감칠맛을 내는 젓갈로 '새우젓' '생새우젓' 중 하나를 고른다. 새우젓을 사용하면 깔끔한 맛을, 생새우젓을 사용하면 특유의 비린 맛을 느낄 수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하라고. 마지막으로는 '까나리액젓' '멸치액젓'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오래 두고 먹길 원하면 멸치액젓을, 깔끔한 맛을 원하면 '까나리액젓'이 좋다. 권 셰프는 김장김치의 맛은 특히 저장 방법이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장김치를 냉장고에 저장할 때 보관용기마다 특색 있게 저장해볼 것"이라며 "한 통에는 용기 밑에 돼지 앞다리, 목살 부위 등 생고기를 깔고, 다른 한 통에는 용기 밑에 내장을 제거한 볼락, 명태 등을 넣은 뒤 그 위에 각각 김장김치를 올려 보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김장김치를 저장하면 생고기의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김치 유산균과 어우러져 맛있다. 김칫국물이 밴 생고기는 김치와 함께 김치찜이나 김치찌개로 만들면 좋다. 볼락과 명태를 깔고 저장해 숙성시킨 김장김치는 '가자미식해' 같은 별미로 즐길 수 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이 운영하는 워커힐 수펙스 김치 연구소의 이선희 조리장은 '배추 절이는 방식'을 강조했다. 먼저 원하는 크기와 품질의 배추를 구매 후 이등분한다. 이때 배추를 골고루 절이기 위해 배추 머리 부분에 칼집을 2번 넣는다. 칼집 넣은 배추에 물을 한 번 적신 후 소금을 한 줌 쥐어서 넓은 잎부터 줄기까지 뿌린다. 이때 소금 양은 배추 크기에 따라 다른데 배추 무게의 약 8~9%를 사용하면 좋다. 적정 소금을 뿌린 배추는 절임통에 차곡차곡 쌓아서 우거지로 사용할 배춧잎으로 덮고 배추가 3분의 2 정도 잠길 만큼의 물을 붓는다. 그 위에 덧소금을 뿌리고 무게감 있는 물건 또는 씻은 무를 올려 18시간 정도 절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