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6.25.
어제 잠자러 들어온 쉴포네스 쇠캠 (Sildpollness Sjøcamp).
여느 날과 같이 밤이 없던 아침이다.
새벽 3시에 잠을 깨 밖을 나와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호수에 빛내림이 말할 수 없이 신비롭다. ... 감동이다. 얼른 폰을 가져와 사진을 찍었지만 빛은 계속 흐른다. 숨을 죽이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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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포텐(Lofoten)은 노르웨이 여행자라면 꼭 가봐야 한다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오늘 아침부터 여행이 스톱되는 비상 사태가 일어났다. 세 사람의 폰이 모두 다운되었다.
여행자에게 스마트폰 다운이란 갑자기 장님이 된 것과 같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사진은 폰 가게 NARVE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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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된 까닭을 추론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 출발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는 심카드를 보이스 통화없이 데이터만 무제한으로 2개월을 샀다. 심끼리는 무료통화다. 잘 썼다.
그런데 40일 만에 핀란드로 넘어와 다시 북유럽 1개월 심을 샀다.
문제는 러시아와 같은 줄 알고 요숙 달오와 통화를 두어번 했다는데 있다.
핀란드 말로 된 문자 메시지가 두세번 있었지만 우리에게 핀란드어 문자를 보낼 사람은 전무 했으므로 모두 무시해버렸다. 결국 하루 이틀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보름만에 모든 인터넷이 끊어져 버렸다.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핀란드어 문자라서인지 번역기에 넣어도 "해장국에 피임" 이다. 이런 메시지는 외국인을 고려해 영어로 보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추측컨데 수발신의 보이스 통화에 따른 요금을 데이터 사용료에서 차감한 것이라 본다. 어쨌든 글자를 모르는 까막눈 탓이다.
만약 폰의 인터넷이 끊어지면 심을 새로 살 필요는 없다. 심은 그대로 두고 자기 심의 통신사에 전화를 하거나 매장을 찾아가서 데이터를 더 사면 된다. (별도 App도 있음)
이게 간단한 일이기는 하나 말이 안 통하는 외국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I want to top up my balance. 폰 데이터에 금액을 더 넣고 싶을 때 요렇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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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포텐 제도(Lofoten)는 스볼베르(Svolver) (파란점)에서 부터 맨끝의 오(Å)까지이다.
오늘 로포텐 제도의 중간 쯤까지 갈 생각이다.
노르웨이가 러시아보다 돋보이는 점이 있다. 주유소가 후불이다. 기름을 먼저 넣고 카드로 결재한다. 사람을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로포텐제도 입구인 스볼베르(Svolvær)에
Arctic Circle이 있다. <FINISH>는 Arctic Circle이 여기까지라는 뜻이다.
North Cape에서 남쪽으로 핀란드의 로바니에미까지 남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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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또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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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스베르(Henningsvær) 항구가 이쁘다.
갤러리와 함께 있는 레스토랑. 커피와 빵에 힘이 난다.
관광지는 원래 그런건지 노르웨이는 어딜가도 멋지다.
깨끗한 공기에 빛이 드니 색들이 살아난다.
그림으로 그려도 이만큼 배합하기 어려울거다.
이걸 보려고 떠났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 살아 있는 풍경이기를 희망했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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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숙소(NCC TOP CAMPING)로 일찍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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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셉션의 주인장의 연세가 많다. 완전 산타 할아버지다. 틀림없이 오늘 샤워는 공짜다.
텐트 설치를 완료하고 의자에 앉으니 요숙이 밝은 얼굴로 돌아와 자랑한다. ... 샤워장 free고 물 잘 나와요.
그렇지. 내 짐작이 틀린 적이 없다. 주인장 인상과 샤워피는 비례관계다.
요숙에게서 출입카드를 받아들고 샤워실로 갔다.
... 샤워실에 출입카드라... 이거 쫌 찜찜하다.
아무도 없다. 혹시 싶어 샤워부스 안을 들여다 보니 역시 구석에 동전기계가 있다. 요숙이 못 본 것이다.
그래도 요숙이 확인했으니 기계는 못쓰는 옛날 것일 수도 있다. 살짝 틀어봤다. 물이 쫙~. 그럼 그렇지 비례관계는 틀린 적이 없다.
오늘은 샴프.린스.바디.폼 요런 놈들 정리도 필요없다. 푸근하게 탈의하고 들어가서
샤워기를 틀었다.
촤악~~ 빙하 녹은 물이다.
온 바디를 강타한다. 이리저리 돌려도 꿋꿋하게 빙하 녹은 물이다.
아뿔싸.
찬물만 공짜고 온수는 동전이다.
요숙은 공짜로 물이 나오는가만 확인한거다.
장고를 거듭했으나 폰도 없다. 동전도 물론 없다. (우에 매번 1개만 주노)
굳게 결심 후 이를 꼭 다물고 심호흡 2회 후 냉수마찰을 시전했다. 텐트로 돌아와
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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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6.
캠핑장 앞의 노르웨이 국기가 세찬 바람에 나부낀다.
NCC TOPP CAMPING이다.
샤워룸에서 열두어살 되는 폴란드 아이가 꼬맹이 동생 둘을 데리고 양치질을 시키면서 나더러
... 굿모닝, 웨어아유프롬? 요란다.
야야 니 영어를 학교서 배웠나? 하니 슈어한다. 쪼메한 놈이 귀여워서 이 닦으면서 한참 놀았다.
근데 요숙이 말하는데 샤워룸에서 동전이 없었는데(우리집은 주로 큰 돈만 취급한다) 아가들 엄마가 동전 세개를 공짜로 줬단다.
하회탈 한개를 줬다. 차 속에 아가 셋이 있다.
김쇠이(Gimsøy)로 갔다.
노란 금매화와 하얀꽃이 푸른 잔디와 어울려 바람에 이리저리 눕는다.
그야말로 영화다.
젊은 처자 둘이 해변을 말로 달리는데 참으로 건강하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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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 푸른 언덕 위로 처녀둘이 말을 타고 두 개의 노르웨이 국기가 나부끼는 사이로 돌아간다.
사진에는 점일 뿐이지만. 내 기억의 명치 속에는 언제나 남아있을 것이다.
여도 골프장이? 어구 반가버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레이네(Reine)로 가는 도중에 바이킹 박물관을 들렀다.
바이킹들의 거주지 롱하우스(Long house)를 재현해 놓았다.
Viking Feast에 참여하면 바이킹 범선도 타고 바이킹 시대의 음식도 먹는 체험이 가능하다.
감히 바이킹에 꿀밤 주는 달오
다시 꽃길이다.
자전거 부부 여행자. 나중에 마트에서 만났는데 남자의 자전거 뒤 트렐러에는 쪼끄만 아기가 들어 있었다.
크루저도 지나고
비는 오는데 캠프장은 "Its all booked."란다.
뿔따구가 나서 레스토랑에서 저녁부터 묵었다.
쫌 고급지다 했더니 돈이 왕창 나왔다.
뿔이 더 나야 되는데 배가 부르니 너그러워졌다.
빙빙 돌아
오늘의 숙영지 로포텐 비치 캠프(Lofoten beach Camp)에서 운좋게도 power site를 구했다.
아듀~~
레이네(Reine)가는 길 (6/26 00:36)
첫댓글 고양이랑 상구랑 굿모닝하고나니 방가운 깨톡이왔네요 넘나 환한 부부 얼굴에 감동과 행복이 가득하네요 꽃보다 사람이라더니 노르웨이보다~ 건강한 여행기에 아침부터 부러움 한가득 행복 잔뜩~~~
청량고추 다 먹고 국물 아껴먹고 있어요.
아슬 아슬한 그러나 즐거운 epidode의 연속 , 연속. 원더풀에 더불 원더풀.
거기에 여유만만한 미송과 넉넉해 보이는 요숙. 끝까지 고, 고,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