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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레저스포츠스쿨 원문보기 글쓴이: 우리레저스포츠스쿨
누군가 조은정에게 “어릴 적 꿈이 파일럿이었니?”라고 물으면,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사방이 산과 들, 논밭으로 둘러싸인 경기도 이천 산촌리에서 자란 조은정은 6남매 늦둥이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10살 꼬마 조은정의 장래희망은 미술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은정이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언니의 반복되는 말에 반항심이 생겨 교사의 꿈을 버렸고 그나마 잘했던 미술 실력을 살려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그녀의 꿈은 산업디자인을 전공해 문구디자인을 하겠다는 꿈이 전부였고, 졸업이 다가오던 해에 건축디자이너에 호기심이 생겨 일본으로 무작정 유학을 떠났다. 구두쇠 아버지가 유학비를 지원해줄 리는 없었고 기내식을 만드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유학 자금을 마련했다. 비행기와 관련된 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그녀는 자연스레 항공사에 관심이 생겼고 최종 목표를 스튜디어스로 변경한다. 하지만 항공사 입사시험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연거푸 입사시험에 낙방했다. 결국 그녀는 자신 있었던 영어, 일본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직업 ‘호텔리어’가 되기로 결심하고 힐튼호텔에 입사한다. 그렇게 3년 동안 호텔리어로 활약하던 중, 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외국인 여성 조종사를 본 뒤 파일럿의 꿈을 갖게 됐다. 그때 조은정의 나이는 스물아홉. 친구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하나 둘씩 낳기 시작했던 때였다.
서른을 코앞에 둔 나이에 파일럿에 도전한다?! 그것도 한국 항공사의 파일럿 자격 조건에는 한참 딸리는 나이, 시력인데? 비행 훈련을 받기 위해 세 번의 도전 끝에 미 대사관 입사, 대사관저 비서로 일하면서 오산 미 공군부대 에어로클럽에서 훈련을 받은 조은정은 결국 35세가 되던 해, 파일럿이 됐고 2011년 39세 나이에 마침내 ‘캡틴’ 타이틀을 얻었다. 현재 상하이 지샹항공에서 기장으로 일하고 있는 조은정은 중국항공사 최초 한국인 여성 파일럿으로 약 3%가 채 되지 않는 여성 파일럿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6년 전, 여성 파일럿의 유니폼과 구두가 하나도 없어 손수 구두를 맞춰야 했지만, 이제 10명의 여성 후배들이 조은정을 따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멀리 있는 것으로만 여기고 바라보기만 한다. 그 이유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금의 학비와 시간을 들여 공부했으니 전공 분야에서 일을 해야 아깝지 않다고 여기는 것, 지금까지 일해 왔던 곳에서의 직위와 경력이 아까워 그만두지 못하는 것. 어쩌면 당연하다.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들인 노력을 불안한 미래와 맞바꾸기란 쉽지 않다. 특히 가장이라는 경제적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지금 하는 일을 내려놓고 꿈을 좇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자꾸만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하거나 다른 것이 하고 싶어 마음이 답답하다면, 지금의 자신이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변화가 없다면 변화는 있을 수 없다. (p. 139) | ||
지금 난 마흔의 나이이고 기장이 되었지만, 내가 스물아홉이었을 때 한국에서 부기장을 하던 파일럿 중에는 아직도 기장이 되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조금 늦게 출발하더라도 남들과 조금은 다른 길로 돌아가더라도, 침착하게 방법을 찾고, 찾은 방법을 잘 실행하면 결국은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그것도 생각보다 더 빨리.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지만, 아무도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꿈을 이룰 수 없거나 다른 사람에게 뒤지는 것이 아니다. (p.88~89) | ||
파일럿은 나의 천직이다. 비행을 하는 것이 내 취미이자 일이 되었다. 파일럿이라는 직업은 늘 나를 약간의 긴장 속에 살게 한다.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들고 체력유지와 같은 자기관리를 하도록 만든다. 또 계속해서 공부를 하도록 부여한다. (p.80) | ||
우리는 미래를 예상만 할 수 있을 뿐, 언제 어떤 일이 어떻게 발생할지 실제로는 알 수가 없다. 적당한 시기를 놓쳤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고 이미 늦은 나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가 망설여지고 미래에 닥칠 것 같은 태풍 예상도가 두려운 것이라면, 어느 정도의 착륙 가능성을 믿고 이륙하는 비행기처럼 우리도 자신의 꿈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이륙을 해야 한다. 설령 선회비행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회항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쩌면 막상 그 미래에 도착했을 때 당신은 그 곳에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일 수 있다. (p.84~8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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