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manities_인문학 산책 인생은 파동을 타고 온다 그네의 원리로부터
하지만 영감은 일정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압축 파일을 풀듯 3차원적 해독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전모를 드러낸다. 그날 아침 내게 떨어진 문장은 이런 것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빈 그네가 있다. 아무도 타지 않고 거기에 에너지를 가하지 않으니 움직임이 없다. 약간의 바람이 불면 그네는 저 홀로 근뎅거린다. 하지만 그네는 저홀로 근뎅거리라고 만든 게 아니다. 사람이 타라고 만들어놓은 것이다. 사람이 그네에 앉으면 운동 주체가 생긴다. 그네에 앉은 사람은 발을 뒤로 굴러 그네가 앞으로
그네 타기가 인생이라면
만약 그네를 심심풀이로 타는 게 아니고 인생의 의무로 타게 만들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죽는 날까지 날마다 24시간 단위의 수평 수직 운동-자는 일과 활동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그네 타기가 기본적인 생명활동으로 대체되면 ‘인생을 산다’고 하지 않고, ‘인생을 탄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잘살아보겠다고 에너지를 지나치게 쓰는 사람, 삶이 힘들다고 궤도에서 이탈해 허랑방탕하게 사는 사람,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지만 그 모든 양상이 자기 선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면 의무적으로 그네를 타는 일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네를 어떻게 타는가, 하는 문제가 남을 뿐이다. 당연히 그네를 잘 타는 사람, 못 타는 사람, 과욕을 부리며 타는 사람, 의욕을 잃고 타는 사람, 아예 그네에서 뛰어내려 일탈적인 삶을 사는 사람, 그것도 모자라 목숨을 끊음으로써 그네 타기에서 벗어나는 사람…. 현재의 우리네 삶과 다를 게 없을 터다.
파동 한 번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모든 그네와 그것을 탄 사람이 생성하는 파동이 온 우주에 영양을 미친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만들어내는 모든 에너지는 파동이 되고, 그것은 물결처럼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가 서로 영향을 미치며 우주적 변화의 기운을 생성해낸다. 온 우주가 파동의 무한대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오직 자신의 에너지에만 사로잡혀 갈등하고 쟁투하고 고뇌하고 번뇌한다. 파동이 파동에 영향을 미쳐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파동을 이루는 걸 모르기 때문에 인생을 힘들게 사는 것이다.
모든 것은 파동이다
인생을 살건 그네를 타건 문제의 핵심은 파동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인생을 잘 살고 그네를 잘 타기 위해서는 파동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 체득해야 한다.
그와 같은 우주적 파동의 물결에 의해 몇 십 조나 되는 우리의 세포와 기관, 나아가 몸 전체가 충전되어 생명 활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요컨대 파동은 우주적 오케스트레이션이자 무한 창조의 페스티벌이다. 모든 파동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면 혼자라는 분리 불안에서 벗어나 우주의 파동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 이 모든 것을 매일같이 끝없이, 끈질기게도 반복한다. 윤회설을 믿는다면, 우리는 마치 컴퓨터 게이머처럼 죽었다가도 다시 태어나고 또 죽고 또다시 태어나면서 끝없이 윤회 환생한다. 그만하면 지겨울 법도 한데, 사실 우리는 별로 지겨운 줄 모른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나-너-우리-인생-삼라만상-우주의 모든 것이 다 파동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인생은 파동을 타고 오고, 또 파동을 타고 간다. ‘나는 파동한다, 고로 존재하는 것이다’.
GOLD & WISE KB Premium Membership Magazine =============================================== 우주의 홀로그래피 이균형 지음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요, 《우주심과 정신물리학》의 저자 故 이차크 벤토프와 1부 파동의 조화 23
머 리 말 이것은 홀로그래피라는 광학적 가상현실 테크놀로지의 메커니즘과, 마음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다.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가 혹시나 ‘정신세계’니 ‘의식 진화’니 ‘구도’니 하는 단어들을 발견하고, ‘이건 내가 읽을 책이 아니로군…’ 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좀더 들여다보시길 권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독자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입자물리학자들이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서 우주를 이루고 있는 궁극의 기본입자를 찾아내는 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듯이, 과학이란 우주라는 이 복잡계(카오스)가 그 가장 밑바닥에 감추고 있는 질서의 기본단위(프랙탈)를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마이클 탤봇의 주장●처럼 이 대우주●●가 모종의 우주적 홀로그래피의 산물이라면, 그리고 그 홀로그래피의 메커니즘 속에 숨겨진 프랙탈을 찾아내어 그것이 시사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주의 숱한 비밀을 다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썼으므로, 과학이나 정신세계에 관한 특별한 관심도 소양도 없는 독자라도 이 낯설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이 책의 주제를 ‘내 존재의 관심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리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제목이 말해주듯이, 마이클 탤봇의《홀로그램 우주》는 우주가 보여주는 홀로그램과 같은 성질의 초자연현상들을 열거하면서 우주가 얼마나 홀로그램과 흡사한지를 설명하는 책이었다면, 이 책《우주의 홀로그래피》는 그 이야기를 뒤이어서 홀로그래피의 파동공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그 메커니즘에 비추어서 바라보면 이성의 눈앞에도 우주의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온갖 현상들의 실체가 얼마나 선명하게 드러나는지,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우리 자신이야말로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얼마나 감쪽같은 홀로그램 쇼를 연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배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모든 것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줄 것이다. ●참고동영상A: 마이클 탤봇《홀로그램 우주》 저자 인터뷰(cafe.naver.com/mindbooky/223) 우주에 대해 끝없는 의문을 품고, 열린 마음으로 답을 찾는 탐구자의 태도로 책을 쓰려고 노력하기는 했지만 필자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것뿐, 과학자도 아니고 관련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일정 수준의 지식을 쌓은 ‘프로 같은 아마추어’도 못 된다. 오히려 알려고 하면 할수록 눈앞에는 광활한 미지의 공간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음을 늘 확인하게 될 뿐이어서, 그저 ‘현재의 무지의 수준에서’ 이 책을 썼다.●
그럼에도 한갓 문외한의 불완전하고 터무니없는 ‘우주론’을 한 권의 번듯한 책으로 펴내고자 하는 이유는, 많은 오류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단편적으로는 여기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 일반인이든 구도자든 과학자든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가, 존재의 궁극적 의문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부터 창조적 사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많은 실마리와 영감을 제공해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대한은, 그것이 실제로 이 현실과 자신의 삶에도 잘 들어맞고 적용되는 모델임을 경험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홀로그램 우주관은 그토록 무궁무진한 영감과 새로운 경험의 보고다.
2015년 봄 ● 본문에서 소개될 저자 이차크 벤토프가 자신의 주장에 대해 평소에 한 말이다. 들어가기 홀로그램 입체영상이 대중에게 처음 소개된 것은 아마도 1977년에 개봉되어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SF영화 <스타워즈Star Wars>에서 로봇 알투디투가 허공에 비춰 보여준 리아 공주의 영상이 아니었나 한다. 영화 속의 그것은 필시 영상조작의 산물이었겠지만 이제는 그 기술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막 접어들고 있다. 리아 공주 ⓒstarwars.com 동영상 1 홀로그램 파워포인트 강연 (youtu.be/eLavoahAfv8)● 동영상 2 액자형 홀로그램 필자가 총각시절 배낭여행을 했던 1988년 유럽의 여러 대도시에는 홀로그램 박물관(Hologram Museum)이라는 간판이 붙은 작은 전시관들이 있었다. 거기서 놀란 눈으로 구경했던 홀로그램들은 이미지가 액자 앞의 허공으로 돌출되어 나오는 형태의 반입체상(실상)홀로그램과 위의 사진처럼 상자 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입체상(허상)을 담은 액자형 홀로그램, 그리고 사람을 한동안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실린더형 홀로그램 등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홀로그램 입체영상’ 공연이 무대에 많이 오르고 있지만 대부분은 레이저를 사용한 진짜 홀로그래피가 아니라 착시효과를 이용하는 대체 3D 기술을 사용한 것이고, 홀로그래피에 관한 한 아직도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상설 홀로그램 박물관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실린더형 홀로그램 ⓒrayhologramart.com
동영상 3 오목거울 입체상(검색 키워드: Mirascope) ●이 책에는 동영상 참고자료가 많이 소개되어 있다. 동영상에 접속할 수 없는 경우를 위해 정지영상을 첨부하기는 했지만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영상을 함께 보시기를 권한다. 가능한 한 인터넷 주소(사용가능한 단축 URL임) 나 유튜브 검색용 키워드를 덧붙였지만, 네이버 블로그 <우주의 홀로그래피>(blog.naver.com/mindkungfu)를 방문하면 원하는 동영상을 연결해주는 링크 페이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표지 앞날개에 있는 <동영상 링크> QR코드를 통해 블로그에 접속할 수 있다. (QR코드 리더 앱 설치 필요) 홀로그램 입체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인 홀로그래피●는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곁으로 다가올 가상현실 세계에서, 만져보기 전에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이 안 되는 정교한 ‘시각적’ 가상현실을 구현해줄 중요한 테크놀로지다. 이것이 우리의 거실에 들어오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홀로그램 입체상과 근본적으로 같은 원리에 의해 만들어지는 오목거울 입체상은 장차 홀로그램 입체상의 세계가 얼마나 실제와 흡사하게 우리 눈앞에 펼쳐질지를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자체만도 그 옛날 천막극장에서 영화란 것을 처음 접했을 때 만큼이나 놀랍고 신기한 일이지만, 홀로그래피는 그 이면에 이보다 훨씬 더 신비롭고도 의미심장한 경이를 감추고 있다. 그 놀라운 신비를 빚어내는 메커니즘은 과학이 여태껏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다 풀어주고, 물질과학이 애써 외면해온 의식세계의 현상까지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완벽한 이론적 모델이 된다. 이 책에서 우리는 홀로그래피의 메커니즘이 비춰주는 불빛을 따라 그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갈 것이다. 파동공학과 물리학 개념이 등장하겠지만 필자도 비전문가이니 비전문가인 독자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될 것이다. ●홀로그램은 레이저 입체상을 만들어내는 필름을 가리키는 말이고, 홀로그래피는 홀로그램 입체상을 구현하는 사진술이다. 흔히는 홀로그램 입체영상을 ‘홀로그램’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틀린 말이다. 홀로그래피는 파동공학 기술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파동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파동의 성질, 파동과 입자의 관계, 우주를 입자의 집합이 아닌 파동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한다.
여기서 잠시 화제를 돌려, 초등학교 수준의 과학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곤충의 몸을 세 부분으로 나누면 어떻게 될까? 다음은 고등학교 수준의 철학 문제: 몸과 마음과 영을 따로 떼놓으면 몸과 마음은 죽지만 영은 영원히 살아 있다. ‘영靈(spirit)’이란 사람마다 이해가 다를 수 있는, 심지어 사람에 따라서는 인정하기를 거부할 수도 있는 ‘추상개념’이지만, 홀로그래피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당신은 그 존재를 종교적 믿음 대신에 과학적 이치를 통해 ‘구체적으로’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몸소 경험해볼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상, 종묘 남문 기둥의 삼태극 받침장식 마지막으로 대학교 수준의 과학철학 문제: 그런데 하필이면 왜 세 부분일까?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숫자는 3이다. 우리 민족은 3이라는 숫자를 유독 편애한다. 홍익삼경弘益三經●, 천부삼인天符三印●●, 천지인 삼재三才, 삼태극, 삼족오,세계에서도 희귀한, 뼛속까지 3박자인 우리 가락, 거기에다 ‘삼세번’까지… 하지만 3은 우리 민족에게만이 아니라 3화음, 3원색, 물질의 3상相(고체, 액체, 기체), 삼위일체 사상 등에서도 발견되듯이 우주 보편의 깊은 의미를 지닌 숫자다.
●건국 시대로부터 내려온 것으로 전해지는 우리 고유의 경전. 조화경造化經인 천부경天符經과 교화경敎化經인 삼일신고三一 神詰, 치화경治化經인 참전계경參佺戒經을 일컫는다. ●●환인의 조부 황궁씨가 무지에 떨어진 인간으로 하여금 우주의 근본은 하나임을 깨우치게 하려고 아들 유인씨에게 내려준 천지본음天地本音의 상징물 세가지.(부도지符都誌의 창세설화) 파동의 조화造化 홀로그래피는 특별한 종류의 파동인 레이저를 이용한 영상술이다. 홀로그래피와 그 속에 감춰져 있는 심오한 신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파동에 대해 좀 더 알 필요가 있으므로 1부에서는 파동에 대해서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간략하게 되짚어보고, 거기서 더 나아가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매우 흥미로운 사실들을 소개할 것이다. 우주의 비밀을 찾아내려면 1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현상계 우주에서 우리의 존재는 가없이 펼쳐진 파동의 대양 속에 잠시 무늬 지었다가 사라져가는, 저마다 독특한 파동의 자그마한 덩어리들인지도 모른다. 그게 과연 그럴지, 이제부터 새로운 호기심으로 이 파동이란 것을 잘 살펴보자. 홀로그래피도 다름 아닌 ‘빛’이라는 파동이 빚어내는 조화造化이니, 파동이야말로 이 책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파동의 대양 한시도 쉼 없이 호흡하고 있는 공기를 의식하지도 않고 살듯이, 우리는 파동의 대양 속에 온통 푹 빠져서 살고 있으면서도 그 파동의 존재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일은 거의 없다. 이제부터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온갖 무수한 파동들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음파(소리)와 광파(빛)는 자연의 파동이다. 우리는 항시 이 파동들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있다. 이 파동들이 없으면 살아가기가 엄청나게 불편해질 정도로 우리는 존재의 매우 큰 부분을 이 파동들에 의지하여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파동’이라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면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자기파의 매질이 무엇인지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그 가상의 매질을 ‘에테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것은 ‘빈 공간’ 으로만 인식된다. 우리가 소리와 빛 없이는 살 수 없듯이, 만약 전파가 없다면 작금의 현대문명 시스템은 말 그대로 고장 난 자동차처럼 그 자리에서 끼익 하고 멈춰버릴 것이다. 1865년에 J. C. 맥스웰이 유명한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전자기파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예언하고, H. R. 헤르츠가 전자기파의 존재를 실증하고, 1895년에 G. 마르코니가 전자기파를 이용한 무선신호 전달에 성공한 이래로, 오늘날에 이른 우리 문명은 마치 전파의 망망한 대양 위에 떠 있는 한 조각 나룻배와도 같다. 우리가 그 전파의 망망한 대양을 의식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말이다. 전자기파의 스펙트럼 이런 파동들 외에도, 탄생으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속에서 한시도 멈춤 없이 일고 지기를 반복하는 호흡과 심장박동 등의 모든 생리현상과 뭇 동식물의 생명현상도 일정한 주기를 따라 반복적인 변화곡선을 그리는 파동현상이다. 그뿐 아니라 이어질 이야기들을 통해 곧 깨닫게 되겠지만 가장 작은 물질인 소립자로부터 지구의 계절변화, 태양계와 은하계 등등 광대한 천체의 운동을 망라하여 크고 작은 주기를 따라 움직이고 변화해가며 생멸을 반복하는 모든 것, 곧 우주 전체가 거대한 파동현상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말했듯이 우리가 무생물로 분류하는 우주의 삼라만상도 생명체보다 훨씬 느리거나 훨씬 빠른 주기로 변전變轉과 생멸을 끝없이 반복한다. 그렇다면 파동이야말로 우리의, 생명의, 만물의 본성이요 실체가 아닐까? ●삼사라(samsara, 輪回界)의 끝없는 생사유전流轉과 그 모든 반복을 영원히 벗어나서 왔던 곳, 잊고 있었던 곳인 영원한 안식의 집(本源)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자 하는’ 생명의 감춰진 환본還本본능을 ‘구도심求道心’이라 부른다. 반복을 좋아하는 본능과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 본능은 진화를 추구하는 생명이 지닌 양날의 도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을 입자들의 덩어리, 곧 몸뚱이로 여긴다. 파동의 대양 속에 떠있는 입자의 섬? 과연 그럴까? 지금 주의를 호흡으로 돌려서 가만히 느껴보라. 숨결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심장을 느껴보라. 심장의 리드미컬한 박동과 함께 혈액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모여들었다 한다. 당신은 이 책 뒷부분의 간단한 연습을 통해서 자신이 입자의 모습으로부터 파동으로 변신하여 공간 속으로 끝없이 퍼져나가다가 마침내는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 장들을 읽어나가는 동안 당신은 파동이 만물의 보이지 않는 배경으로 존재하면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만물을 지배하고 있었음을 갈수록 더 확연히 깨닫게 될 것이다. 물음 주파수가 무한대인 파동도 존재할까? 그리고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는데, 무한대 주파수의 파동은 정지상태에 접근하는 뇌파인 델타파와 통할까?● ●이 책 전반에 걸쳐 제기될 ‘물음’들은 필자가 이 주제를 탐구해오는 과정에 떠올랐던 의문들인데 독자들도 이 의문들을 함께 품어보면서 읽어가면 좋을 것이다. 물음들 중 ‘일부’에 대한 ‘필자의’ 답은 필요에 따라 내용 중에 제시될 것이다. 의문이 충분히 응집되면 당신은 기준광(이 말의 뜻은 나중에 알게 된다)이 우주의 홀로그램을 검색하여 그 답을 또렷한 입체상으로 비춰 보여주는 것을 문득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파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이런 용어들을 쓴다. 대개 뜻을 알고 계시겠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뜻이 설명되거나 절로 분명해질 것이다. 파동의 여러 모습 선의 진동 정현파 선으로 표현된, 가장 친숙한 모습의 파동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연계에서 이런 모습의 파동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줄이 흔들리면 이런 모습이 된다. 음파나 전자기파등의 파동을 이렇게 표시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제 모습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단순화해서 표현한 모습이다. 그림처럼 일정한 주기와 진폭을 가진 파동을 수학과 과학에서는 ‘정현파正弦波(sine wave)’라 부른다. 면의 진동 동심원 파문 연못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 동심원 파문은 대부분의 파동의 좀더 실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것도 파동의 전체 모습이 아니라 한 단면의 모습일 뿐이다. 공간의 진동 동심원 파문 그림은 평면파로 진행해오던 파동이 벽에 부딪혀서 벽 가운데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빠져나오면서 회절(뒤에서 설명된다)이라는 광학적 작용을 통해 구면파를 이루는 모습이다. 자연 속의 대부분의 파동은 이처럼 3차원 구면파의 형상을 띠고 있다.● 물음 시공간의 진동? 파동의 4차원적인 모습은 어떨까? / 패러다임의 전환 총서 4 우주의 홀로그래피ⓒ 이균형, 2015 2015년 4월 10일 펴낸 책(초판 제1쇄) ============= 그림 : 블랙홀 우리 우주가 단지 하나의 거대한 투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이론에 대해서 이제껏 나온 가장 명백한 증거를 물리학 연구팀이 제시했다. 1997년에 이론물리학자인 주안 말다세나(Juan Maldacena)는 무한히 얇은 진동하는 끈으로부터 중력이 생긴다는 대담한 우주 모형이 확립된 물리학의 용어로 재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을 한 바 있다. 9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에 존재하는 끈들로 이루어진 수학적으로 복잡한 그 세계는 홀로그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실제 작용은 중력이 없는 더 단순하고 더 평탄한 우주에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말다세나의 생각이 물리학자들을 전율시킨 이유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증명되지 않은 끈 이론을 견고한 기반 위에 세울 수단을 제공했기 때문이었고, 양자 물리학과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 사이의 명백한 불일치를 해결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생각은 물리학자들에게 ‘쌍대성(duality)’이라는 수학적 로제타석(Rosetta stone)을 제공하였다. 쌍대성은 두 언어 사이에서 상호 번역할 수 있도록 하며, 한 모형에서는 다루기 힘든 것처럼 보이는 문제들을 다른 모형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하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이후로 말다세나의 생각이 타당하다는 것은 매우 당연하게 여겨져 왔지만, 엄밀하게 증명할 수는 없었다. |
출처: 마음의 정원 원문보기 글쓴이: 마음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