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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박물관 내용 부실…입장료까지 비싸”
포항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광장 내 새천년기념관을 건립했지만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계획성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체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이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독창성과 상징성, 테마별 특색 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인데 관람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유명무실한 건물로 전락할 것이 우려된다. 화석박물관을 위해 새천년기념관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기념관을 위해 박물관이 들어선 것인지 어는 쪽이 주제인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28일 총 사업비 109억 원을 들여 연면적 5,101㎡로 지하 1층과 지상 3층 규모에 달하는 새천년기념관을 개관했다.
새천년기념관은 지하 1층 공예공방체험실(473.28㎡), 지상 1층 빛의 도시 포항 속으로 전시실(475.97㎡), 2층 포항바다화석박물관(733㎡), 3층 영상세미나실(250㎡)과 시청각실(319㎡), 옥탑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포항시는 새천년기념관 건립 목적에 대해 호미곶광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희망과는 달리 상징성이 결여된 기념관을 운영하는 바람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개관 하자마자 문제점들이 속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을 관람하기 위해 호미곶광장을 방문한 관광객은 6만여 명(경찰추산), 2일과 3일 연휴기간에도 연이어 많은 관광객들이 호미곶광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정작 새천년기념관 2층 포항바다화석박물관을 관람한 인원은 고작 1,400여명이며, 평일인 5일에는 5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람객들이 외면한 원인중 하나는 2층 화석박물관 입장료가 턱없이 비싸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원인이며 근본적인 주 원인은 독창성과 상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석박물관 이외에는 다른 시설은 관람객을 유인하는데 역부족이며 화석박물관 마저 포항의 상징성을 나타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인 4,000원, 중고생 3,000원, 아동 2,000원을 받고 있는데 관광객 4인 가족이 화석박물관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13,000원에서 16,000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싼 입장요금으로 인해 발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화석박물관에는 현재 1,000여점의 바다와 관련한 화석류 만을 전시하고 있다. 포항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희귀 화석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시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관람객들을 외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새천년기념관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테마별 주제를 재검토해야 하며, 지역민들을 위해 입장요금을 낮추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화석박물관 관계자는 “포항시가 개관 전에 지역민들에게는 입장요금을 낮추어 주기를 주문했지만 2년간 계약하면서 연간 37,847,320원이라는 대부료를 납부하기 때문에 입장요금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포항시가 대부료를 삭감해 주던지, 홍보비를 지원해야 요금인하가 가능하다. 앞으로 시와 협의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연휴기간에 직접 새천년기념관을 방문해 실정을 파악해 보니 관광객들이 입장료가 비싸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며 “화석박물관을 관람한 관광객들은 전시 내용물이 부실해 요금이 아깝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화석박물관 측과 새천년기념관 운영위원회와도 협의해 입장요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