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네이션이냐 불평등이냐?
미국 경제는 성장의 쉬운 원동력을 소진했는가?
Stagnation or inequality
Has the American economy exhausted the easy sources of growth?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경제학 책의 출판을 알려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독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저자인 조지 매이슨 대학교의 경제학자 테일러 코웬[Tyler Cowen]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조용히 책의 출판 소식을 전했다. 「The Great Stagnation」(번역하면 '거대한 스태그네이션' 혹은 '대침체')은 전자책으로, 겨우 15000단어로 이루어진 얇은 책이다. 하지만 그것은 블로고스피어에서 소란스러운 토론을 일으키더니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1970년대부터 일반적인 미국 임금에서 나타난 알 수 없는 스테그네이션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중위임금이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코웬 교수는 성장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임금에 대한 지불이 지체되었다고 비판한다. 그는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산업이 성장에 기여한 정도가 증가하면서 생산량 통계가 과대평가되었다고 평가했다. 더 안 좋은 소식은 선진국 경제의 동력은 급격한 성장의 동력을 쉽게 소진한 국가들처럼 느리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코웬 교수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수치는 나타나지 않았다. 성장과 생산력은 1970년대의 석유파동 이후 몇년 동안 나빴지만 1990년대까지 회복되었다. 1996년에서 2000년까지는 매년 2.8%씩 생산량이 증가했고, 그 다음해 5년 동안은 훨씬 더 빠르게 증가했다. 실질생산량의 성장율은 1997년에서 2000년까지 매년 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과연 스테그네이션이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코웬 교수는 이러한 수치들은 가짜라고 말한다. 의료보건이나 정부 부문에서의 생산량 증가는 실질적인 향상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의 건강 수준과 관계없이 비싼 수술은 훨씬 일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 금융은 위기 전까지 굉장한 생산량을 보였지만, 신뢰할 수 없는 상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말았다.
미국의 과거가 보이는 것처럼 좋은 상황이 아니라면 미래는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다. 코웬 교수는 "낮은 가지에 달린 열매"의 공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빠른 속도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부로 이동했던 이주민들의 경우 일단 사용할 수 있던 땅이 충분히 많았던 점이 이런 기회의 한 예이다. 교육을 통한 성과 역시 또 다른 예이다. 1900년에는 미국 최고의 지성 중 많은이들 농장에서 발견되었다. 이제는 대부분이 대학에 간다. 하지만 이같이 중요한 변화는 일회적이다. 현재 대학에서 학위를 따지 않은 학생들을 찾기는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다.
코웬 교수가 밝혔듯이 더 나쁜 상황은 급격한 기술의 혁신이 있었던 두 세기로부터 얻은 성과가 거의 소진되었으며, 앞으로의 새로운 발견이 지난 세기와 같은 혁명을 가져오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1973년부터 주방에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가 채워지기 시작했으며 이는 1900년에 살았던 사람에게는 놀라운 일로 다가올 것이다. 반면에 1973년에서 현대로 온 시간여행자는 현대의 주방을 매우 평범하게 느낄 것이다. 세계는 위대한 도약에서 섬세한 진보의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섬세한 진보는 점점 소멸하고 있다. 코웬 교수는 전 지역에서 성장의 동력을 파악하기 위해 성장 통계를 분해해서 사용한 경제학자 찰스 존스[Charles Jones]를 인용했다. 존슨은 1950년에서 1993년 사이 일어난 성장의 80%는 오래된 아이디어를 새롭게 활용하면서 발생했지만, 이제 오래된 아이디어들이 대부분 고갈되었다고 말한다. 다른 자료 역시 유사한 점을 보여주는데, 선진국은 그 어느 때보다 연구에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새로운 특허품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혁신은 계속된다. 유비쿼터스 스마트폰은 당신 상상 속에 존재하는 허구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발견은 더이상 광범위한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멋진 패션 디자인 또는 구조화된 금융 상품은 그것을 만든 사람은 부자로 만들어주겠지만, 사회 전체에 이득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현대에 발생한 혁신 중 가장 큰 변화인 인터넷은 과거의 기술에 비해서 적은 일자리와 적은 수익을 만들어낸다. 제네럴 모터스[General Motors]는 한 번에 60만 명 이상의 사람을 고용했지만 페이스북[Facebook]은 5억 명의 고객을 갖고 있으면서도 직원은 2000명에 불과하다. 미국인들은 웹이 도래하기 전만큼이나 많이 소비하고 대출받고 있다.
주방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입장은 더 좋은 논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력 향상은 신흥 시장 산업에서 저기술 노동자들의 위치가 사라지는 것과 같이 중간기술을 가진 미국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이러한 지적을 반영해도 임금 스태그네이션을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혁신이 느려졌다는 것 역시 확실하지 않다. 경제 발전의 증거는 주변에 널려있다. 불과 십년전에 비해서 통신은 놀랄만큼 싸지고, 쉬워지고, 좋아졌다. 주방은 30년 전과 비슷하지만 거실과 컴퓨터는 눈에 띄게 다르다. 혁신의 정체는 전에도 종종 후대 관측자들의 과장을 통해 이야기되곤 했었다.
그러나 아직 거대한 스테그네이션에 대한 생각 자체를 모두 부정할 수는 없다. 선진국은 토지의 사용과 교육을 통해 쉽게 성과를 얻어왔다. 하지만 노령인구부양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에 대한 압력을 가져오고 있다. 신흥국 전체의 급격한 산업화는 커다란 위기인데, 특히 신흥국의 저렴한 자원에 의지해왔던 선진국에게 그렇다. 재정확대 정책의 빠른 증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시민들에게 더 많은 보호금을 제공하는 국가의 상태 역시 위험요소다. 작은 책이지만 크고 중요한 문제를 담고 있다.
첫댓글 보는 사람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영어원문도 함께 올려주세요. 다들 바빠서 게시판을 왔다갔다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한 페이지에 바로 볼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보기는 영어한문단 해석 한 문단 이렇게 같이 있으면 보는 사람이 엄청 보기가 좋습니다. 참고하세요. 번역하신다고 수고 하셨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ㅋ 사람들이 리플 많이 안달아도 힘내세요 ㅋㅋ
아 그리고 "현재 대학에서 학위를 따지 않은 학생들을 찾기는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다." 이부분 해석이 잘못 된듯 합니다. ㅋ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