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지속되는 포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주 소재 병원에서 150명의 환자를 대피시켰다. 지난 1년간 해당 병원에 가해진 공격으로 국경없는의사회가 환자들을 대피시켜야 했던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11월, 국경없는의사회는 해당 병원에서 267명의 환자를 대피시켰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주 간 헤르손 주 내 격화된 포격으로 인해 헤르손 지역 보건부는 국경없는의사회에게 150명의 위중한 민간인 환자들을 긴급 대피시켜달라고 다시 한 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_알비나 자르코바(Albina Zharkova)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용 대피 열차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해당 병원은 포격으로 전력 공급이 차단된 탓에 전력도 없이 가동해야 할 때도 있었다. 게다가 다수의 환자들은 나이나 건강 문제 때문에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다. 결국 이들은 병원에 공격이 발생했을 때 벙커로 제때 옮겨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극도 취약한 상황에 놓였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거동이 어려운 휠체어 환자를 의료용 열차에 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Verity Kowal/MSF
환자들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수는 만성적 질환을 앓고 있고 어떤 이들은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와상 환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 질환 사례가 증가하는 것을 목도하기도 했습니다.”_알비나 자르코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환자들을 구급차에 실어 병원에서 기차역으로 이송한 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용 열차를 통해 대피시켰다. 이렇게 두 차례의 이동을 통해 다수의 환자들을 우크라이나 중부 및 서부의 보다 안전한 지역에 위치한 의료시설로 이송했다. 첫 번째 이동은 10월 20일 금요일에, 두 번째는 10월 22일 일요일에 이루어졌다.
2023년 10월, 국경없는의사회 특별 제작 의료 대피 열차 안 국경없는의사회 직원과 환자들 ©Verity Kowal/MSF
대피하던 날 오전에 포격이 너무 심해서 우리는 환자들을 병원에서 기차역으로 이송할 수 있을 때까지 벙커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모든 환자들을 안전하게 다른 의료시설로 이송해 필요한 치료를 계속 이어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_알비나 자르코바
하지만 환자들을 우크라이나 전역에 위치한 다른 의료시설로 이송했다는 것은 다수의 환자들이 이제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 누구도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혹은 과연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긴 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환자들에게 아주 괴로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환자들을 다른 의료시설로 이송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병원들, 특히 헤르손, 도네츠크, 하르키우 등 전선 근방에 위치한 병원들이 잦은 포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니까요(▶관련글 1 ▶관련글 2).”_알비나 자르코바
2022년 2월 22일에 전쟁이 대대적으로 격화되기 시작한 이후, 현지 지역 행정부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가 재탈환한 헤르손 주 지역에서 26개의 의료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보고된다. 이 외에 105개의 의료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해당 지역의 병원, 진료소, 응급 센터, 조산소를 포함한 모든 의료시설의 80% 정도가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파괴된 것이다.
하지만 헤르손 주에서 파괴된 의료시설과 요양 기관의 총계는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러시아 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의료시설들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는 여전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병원들에 가해지는 공격을 수차례 규탄하고 의료시설, 보건 종사자, 환자들의 보호를 촉구해왔습니다(▶관련글 보기). 그럼에도 여전히 국제 인도법은 전혀 존중되지 않은 채 병원을 향한 미사일 공격과 포격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_빈센조 포르피글리아(Vincenzo Porpiglia) / 국경없는의사회 우크라이나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병원 및 기타 의료시설에 가해지는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전쟁 중 의료보건시설 보호를 거듭 촉구한다.
첫댓글 속히 평화가 임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