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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사위, 빈민사목, 정평위 주관
15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을 요구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영하 날씨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빈민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해 예수회 등 사제 13명이 미사를 집전했고, 신자, 수도자 60여 명이 참여했다.
앞서 8일 3개 위원회는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취약 계층 권익 보호, 양질의 공공 돌봄을 통해 약자와의 동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현재 서울시청 앞에서는 서울시 유관 사업장 노동자들이 공공기관 인력감축과 통폐합, 민간 위탁기관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며 10월 13일부터 천막 농성 중이다. 그럼에도 내년 서울시 예산안에서 공공 돌봄 기관인 서울사회서비스원과 전태일기념관, 마을공동체 관련 등의 예산이 대폭 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서울시청 앞에 있는 서울시 유관 사업자 노동자들의 농성 천막. 10월 13일부터 민간 위탁기관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배선영 기자
강론에서 하성용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는 함께 간다는 사전적 의미의 동행을 넘어 누구도 예외 없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동행의 깊은 뜻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란히 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보장해 달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정말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사 끝에 김진억 본부장(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지역본부)은 “공중 안전 재난 인력 충원, 약자와의 동행 약속을 이행하라며 투쟁해 왔는데, 정반대로의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돌봄 서비스를 하는 서울사회서비스원의 예산 40억 원을 삭감했는데, 거기에 의회가 100억 원을 더 줄였다. 돌봄의 공적 책임을 요구해 왔는데, 오히려 돌봄이 민간화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16일)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회의에서 예산이 확정되는데, (유관사업장의) 예산이 중단되거나 삭감되면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린다. 노동 약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업이 축소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미사로 큰 힘을 얻었다고 인사하며, “신부님이 말한 공동선이 우리가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회적 약자까지 함께하는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서울시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3개 위원회는 농성 중인 이들에게 지원금을 전달했다.
영하 날씨에도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을 요구하는 거리 미사에 80여 명이 함께했다. ⓒ배선영 기자
한편, 같은 날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이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서울사회서비스원 출연금은 시가 제출한 168억 원에서 100억 원 줄어 68억 원이 반영됐으며,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관련 예산은 시가 제출한 대로 대폭 삭감됐다.
예비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노동 관련 민간 위탁 예산들은 일부 되살렸다. 전태일기념관은 12억 원 전액이 삭감됐다가 절반가량인 6억 7000만 원,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삭감됐던 31억 원 가운데 25억 원, 강북노동자복지관은 삭감액 3억 5000만 원 가운데 2억 4000만 원이 복원됐다.
서울시의회는 16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서울시와 시교육청 예산안을 확정한다.
김진억 본부장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언론에도 잘 나오지 않고,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손잡아 주고 같이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큰 힘이다. 내일(16일) 본회의 결과가 어떻든 이후에도 안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적 책임, 노동자의 고용과 생존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12월 15일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빈민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가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을 요구하는 미사를 서울시청 앞에서 봉헌했다. ⓒ배선영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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