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잡초와 칡덩쿨을 낫으로 베는데 왱~~~ 소리가 나더니
벌 한마리가 오른손 주먹에 한방을 쏜다.
기냥 따끔하길래 무시하고 내려가서 물을 두 빠케쓰 양손에 들고 올라 오는데
또 같은 부위에 한방을 맞았다. 따끔하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땅벌이다.
물을 하우스에 떠왔는데 잠시 후 약간 어지럼증이 온다.
어? 왜 이러지?
하우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순간 정신이 몽롱해진다.
아이쿠, 이거 왜 이러지? 오늘 김장밭 만들기 해야 하는데 우짜지?
누가 이유없이 쓰러져서 뇌검사를 했다는데 나도 그렇게 해야 하나?
그나저나 집에는 우째 가지?
내가 뭘 잘못 먹었나?
아, 좀전에 벌한테 쏘였지. 그넘이 무슨 벌인지 알아봐야지.
의자에서 쓰러져 머리를 땅바닥에 박고서 저승 문턱에까지 간 거 같다.
아아, 안돼~~~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머리를 감싸고 겨우 일어나 의자에 앉았다.
집에서 가져온 토마토 쥬스를 벌컥벌컥 마시고 마음을 다스린다.
정신이 좀 돌아온다.
손등을 보니 꽤 부었다.
같은 장소에서 텃밭농사 10여년에 이런 일은 완전 처음이다.
말로만 듣던 땅벌, 노래에서나 듣던 땅벌을 처음 보고 처음 공격을 받았다.
첫댓글 첨에 한방 맞을때는 쇠파리인줄 알았다.
크기도 작고 모양은 다르지만 땅벌인줄은 몰랐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괜찮아져서 밭만들기도 하고 별일 없었지만
바닥에 나뒹굴며 정신을 잃었을 때는 정말 아득하였었다.
근디,
이렇게 해서 또 무슨 신통력이라도 생길지 누가 알까나? ㅋㅋ
우좌지간 자연 앞에서는 항상 겸손하고 조심해야겠다.
집에 와서 막걸리 한통 마시면서 뒷풀이를 했다.
아이고 큰일날뻔했군요
봉침맞아서
감기곳불은 안 걸리겠어요~^^
그렇지유? ㅋㅋ
난 또 혹시 초능력이 생기면 우짜노 싶었지유!
두방 맞아서 초능력이면 저는 뭐가 생길라나? ㅋㅋ
그건 꿀벌이고 이건 땅벌! 땡삐랑 차원이 다르지유~~
말벌도 쏘였는디유?
졌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