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계명사회복지포럼을 참관하면서.
04년 7월에 시범사업으로 실시된 사회복지사무소. 그리고 내년 7월에 구성될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 대해서, 그 관심과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순례 기간 중에도 춘천사회복지사무소(중소도시형)을 다녀왔었고 지역복지에 관심이 있는 저로써는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플루오르 식구 석구형, 현성이, 윤기, 그리고 9차 캠프준팀 해바 현영이가 이번 계명사회복지포럼에 왔습니다. 석구형은 학교가 참 예쁘다고 연신 감탄을 하셨는데요, 제가 봐도 이쁩니다. 언제 한번 동문 모임이나 선생님을 한 번 모시고 싶습니다. 한학촌도 있어서 거기서 선생님의 소학 강연과 토론을 한다면 참 좋겠습니다. 한학촌 안에 서당 형태의 공간과 돌담, 소나무, 기와집, 장독대, 폭포, 연못 등이 있어서 서원의 옛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먼 곳에서 온 플루오르 식구들과 함께 해서 포럼 또한 순례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 저도 모르게 집중도가 무척 높아지는 걸 느꼈습니다.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의 현황과 지역복지관과의 바람직한 관계>가 이번 포럼의 주제입니다. 선생님의 발제와 토론, 의견을 들으면서 제 머릿속의 하나의 구도가 그려졌습니다.
사회복지사무소(공공) → 지역복지관 → 지역주민
①공공이 지역복지관에 대하여: 재정 지원 및 복지정책기획
②지역복지관이 지역주민에 대하여: 주민 조직 사업 or 주민 역량 강화 사업
③, ④지역주민이 지역복지관 or 공공 기관에 대하여: 재정 및 교육의 요구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의 역할)
첫째, 사회복지사무소 즉 공공기관은 지역복지관의 역할은 주민조직화를 잘 이룰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사회복지사무소가 대인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며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공공 기관이 깊이 주민 조직에 참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직접적인 서비스를 하려면 대대적인 인력의 확충이 있어야 하는데 현 정부에서는 인력의 확충 및 지원이 전혀 없는 걸로 있습니다. 또한 지역 주민에 대한 공공의 직접적인 서비스와 재원의 제공은 공공이 아니라 지역복지기관들의 몫입니다. 지역복지기관들이 지역 주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지역복지관은 사업을 줄이고 주민 조직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다른 서비스들은 특수목적지역복지기관들에게 맡겨야 할 것입니다. 저는 사회사업가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가 enabler와 coordinater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적정선까지는 전문가인 사회사업가가 주도해야 할 것이지만 결국 그 지역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은 그 지역 주민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역주민 스스로 그 지역 문제에 대하여 인식할 수 있게 하고(인식하기 위한 교육) 그 문제에 대처하게 하여(지역 주민들이 직접 주민조직을 만들 수 있는 여건 조성 및 지원)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사무소는 공공 기관이지 민간 기관이 아닙니다. 따라서 민간 기관이 사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enabler(재정 지원 및 여건 조성. 이를 바탕으로한 기획)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복지기관들은 직접 주민들과 맞딱드리면서 철저한 지역조사를 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공공 기관은 재원을 제공해야합니다.
지역복지협의체에 대한 생각
내년 7월까지 각 시군구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해야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공공기관, 각 기관 실무자, 시민단체, 지역주민조직(부녀회 등)이 구성원 그 구성원인데, 여기서 문제는 어떻게 협력하며 조정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지방화 시대에 이르러 중앙 정부의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사회복지사업도 중앙의 일방적인 형태가 아니라 지방 중심의 사회복지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재정의 규모도, 사회복지서비스의 형태도 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각 지방의 특색에 맞는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협의체를 통해서 어떻게 실현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협의체의 중심은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중심이 있는 것이 패권이자 관료주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중심이 있다면 풀뿌리 조직, 즉 지역 주민 그 자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많은 사업들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철저히 반영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복지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권위있는 포럼을 열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어울 마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딱딱한 권위있는 석상을 걷어차고 지역 주민 어르신, 아이, 어머니들을 모시고 공청회를 열어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어제 포럼에서도 각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그 서비스를 받는 수혜자인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빠져있다고 말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서비스이길래 포럼이나 행사장에는 왜 지역주민대표들이 없는지 아쉬운 마음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문가 집단은 어쩌면 지역 주민을 파트너로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대등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복지공청회를 열어야 합니다. 이것을 지역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여야 할것입니다. 지역주민 어른의 말에 귀기울이는 걸언하는 문화 관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르신 말씀,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청소년들. 서로의 입장이 단절된 일상을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상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저는 공공의 서비스 제공이 복지 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해 수혜자가 아닌 복지수급권자로, 시혜가 아닌 권리를 지향하였지만 차상위계층과 그 외 복지수급을 받지 못하는 계층과의 공동체성 파기는 없다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구는 받고, 누구는 받지 않는 불평등. 이것을 순례 기간 중에 더생농에서 한 할머니댁을 방문하면서, 그리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동강 지역 주민의 공동체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글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경쟁이 아니라 이웃을 봐라봐야 하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지역복지협의체가 구성되기 전에 일련의 복지공청회 과정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지역주민의 문제를 지역전문가의 입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입에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눈 아파서 읽다가 말았다. 진원아....... 너가 쓴 글보다 쓴 시보다 느끼하게 읊어대는 너의 구리스 같은 목소리가 그립다. 그리운게 좋지 전화는 사절 ㅎ
하하 그런가요? 구리스 같은 목소리라.. 제 생각만 이야기했나봅니다. 전화가 사절인데 어떻게 목소리를 전하나요, 종열형. ^^
진원아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는데 ^^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복지공청회 멋진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