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시에 위응물, 소식, 유우석 등 여러 선인들의 글귀를 모아 쓴 병풍으로 후대 서예가들이 따라 쓰기 좋아하는 구절
[1] 斷雲歸鳥暮天長(단운귀조모천장) 조각구름에 새들도 둥지를 찾는 저물녘 노을은 길고 深洞幽蘿暗竹房(심동유라암죽방) 미나리 엉킨 깊은 골짜기엔 대나무어항이 숨어 있네.
* 斷雲(단운) : 조각구름 * 蘿(쑥 라,쑥 나) : 1. 쑥 2. 무 3. 여라(선태류에 속하는 이끼) 4. 풀가사리(풀가사릿과의 해조(海藻)) 5. 울타리 6. 소나무 겨우살이 7. 담쟁이덩굴(포도과의 낙엽 활엽 덩굴나무) * 竹房(죽방) : 과거 그물이 없던 시절 대나무를 그물처럼 물살이 센 곳에 설치해두고 고기를 잡는 형태
[2] 春潮帶雨晩來急(춘조대우만래급) 봄 조수는 비에 불어 저물녘 물살이 급하고 野渡無人舟自橫(야도무인주자횡) 나루터엔 탈사람도 없는데 배만 홀로 왔다갔다.
* 野渡(야도) : 들판 나루터 * 위응물(韋應物, 737~792, 당대 시인), <저주서간(滁州西澗)> 獨憐幽草澗邊生(독련유초간변생) 개울가에 그윽이 난 풀 홀로 사랑하는데 上有黃鸝深樹鳴(상유황리심수명) 저만치 우거진 나무 위에 꾀꼬리 울어예네 春潮帶雨晩來急(춘조대우만래급) 봄물은 비에 불어 해질 녘에 더욱 세차고 野渡無人舟自橫(야도무인주자횡) 들녘 나루터엔 사람도 없이 배만 홀로 비껴있네 저주(滁州) : 지금의 안휘(安徽)성 저(滁)현, 서간(西澗)은 저주성의 서쪽 교외에 있는 계곡. 송(宋) 나라 때의 유명한 시인이자 서예가인 황정견(黃庭堅)이 위응물의 이 시를 좋아해 부채에 초서로 써 놓고는 애지중지 했다한다.
[3]
重重疊疊上瑤坮(중중첩첩상요대) 포개져 쌓여 있는 요대(瑤坮)위를 幾度呼童掃不開(기도호동소불개) 몇 번이나 동자를 불러 쓸어도 열리지 않네. * 瑤坮(요대) : 『초사(礎辭)』에 군옥산에는 일녀(佚女)라는 선녀가 살았고, 瑤坮(요대)에는 전설상의 선녀인 서왕모(西王母)가 살았다는 얘기가 이소(離騷)에 전해지고 있다. 요대는 서왕모가 주(周)나라 목왕과 함께 잔치를 벌린 궁전이기도 하다. * 소식(蘇軾, 1037~1101, 송대 시인), <화영(花影)> 重重疊疊上瑤坮(중중첩첩상요대) 포개져 쌀여있는 요대(瑤坮)위를 幾度呼童掃不開(기도호동소불개) 몇 번이나 동자를 불러 쓸어도 열리지 않네. 剛被太陽收拾去(강피태양수습거) 굳세게 쬐는 태양은 모아서 거두어 가니 卻敎明月送將來(각교명월송장래) 밝은 달로 하여금 장차 오도록 알리지 마라. 重重疊疊上瑤坮[중중첩첩상요대] 坮(臺로 써도됨) 幾度呼童掃不開[기도호동소불개] 機(X)=>幾(ㅇ) , 不小開=> 掃不開
[4] 剛被太陽收拾去(강피태양수습거) 떠나가는 뜨거운 햇살을 모으려 하고 卻敎明月送將來(각교명월송장래) 찾아오는 밝은 달은 떠나보내려 하네.
剛被太陽收拾去(강피태양수습거) 굳세게 쬐는 태양은 모아서 거두어 가니 卻敎明月送將來(각교명월송장래) 밝은 달로 하여금 장차 오도록 알리지 마라. *소식(蘇軾, 1037~1101, 송대 시인), <화영(花影)> * 拾(주울 습,열 십,바꿀 겁,오를 섭) : 1. 줍다, 습득하다(拾得--) 2. 거두다, 모으다 3. 활팔찌(활을 쏠 때에 활 쥔 팔의 소매를 걷어 매어 두는 띠) a. 열, 십(=十) (십) b. 바꾸다 (겁) c. 교대하다(交代--) (겁) d. 서로, 번갈아
[5] 百畝庭中半是苔(백무정중반시태) 백 이랑의 뜰 가운데 절반이 이끼인데 桃花淨盡菜花開(도화정진채화개) 복사꽃이 다 떨어지니 유채꽃이 피네.
百畝庭中半是苔(백무정중반시태) 백 이랑의 뜰 가운데 절반이 이끼인데 桃花淨盡菜花開(도화정진채화개) 도화가 다 없어지니 채화가 열리네. 百畝庭中半是苔[백묘정중반시태] 畝=>음(묘와 무) * 畝(이랑 무,이랑 묘) : 1. 이랑(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백 평(전답의 면적 단위) 3. 밭 넓이 4. 밭두둑, 밭두렁(밭이랑의 두둑한 부분) * 菜花(채화) : ① 꽃양배추 ② 유채의 꽃 ③ 꽃양배추의 꽃 *유우석(劉禹錫, 772~842, 중당시기 시인), <재유현도관(再遊玄都觀)> 百畝庭中半是苔(백무정중반시태) 넓은 뜰에는 이끼가 반이나 끼였고 桃花淨盡菜花開(도화정진채화개) 복숭아꽃 다 지고 없어 배추꽃만 무성쿠나 種桃道士歸何處(종도도사귀하처) 그 복숭아 심던 도사들 다 어디 갔는가? 前度劉郞今又來(전도유랑금우래) 지난 날 유랑(劉郞)만이 오늘 또 돌아왔다네.
[6] 野人易與輪肝膽(야인이여윤간담) 시골 사람과도 쉽게 마음 트고 함께 어울리니 樽酒相逢一笑溫(준주상봉일소온) 술통 놓고 서로 만나 한 바탕 웃음도 따뜻하네. 野人易與輪肝膽(야인이여윤간담) 시골 사람과 쉽게 간담으로[마음으로] 함께 어울려 樽酒相逢一笑溫(준주상봉일소온) 동이 술로 서로 만나니 한 바탕 웃음이 따뜻하네. 野人易舟輪肝膽[야인이주윤간담]舟=>車 樽酒相逢一笑溫[준주상봉일소온] 尊=>樽, 溫=>湿(濕으로 써도됨) * 野人(야인) : ① 시골 사람 ② 야인 ③ 평민 * 輪(바퀴 륜(윤)) : 뜻을 나타내는 수레거(車☞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侖(륜)이 합(合)하여 이루어짐. 侖(륜)은 자잘한 것 전체를 깨끗이 정리함을 나타냄. 輪(륜)은 바퀴살이 가지런히 되어 있는 것을 둘러 싸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둘레의 테를 일컬음. 또 수레의 바퀴 전체→바퀴 비슷한 것→돌다의 뜻으로 됨 * 肝膽(간담) : ①진실된 마음 ②용기 ③혈기 * 溫(따뜻할 온,쌓을 온) : 1. 따뜻하다 2. 따뜻하게 하다 3. 데우다 4. 부드럽다 5. 온화하다(溫和--), 온순하다(溫順--) 6. 단조롭다(單調--) 7. 훌륭하지 못하다 8. 익히다, 학습하다(學習--) 9. 복습하다(復習--) 10. 족하다(足--)
*秋史(추사): 김정희(金正喜, 정조 10년(1786년) 조선 충청도 예산 출생 ~ 철종 7년(1856년) 10월 10일(1856년 11월 7일) 조선 경기도 과천에서 별세.)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서예가, 금석학자, 고증학자, 화가, 실학자. (원문출처) 滁州西澗 -韋應物- 獨憐幽草澗邊生, 上有黃鸝深樹鳴。 春潮帶雨晚來急, 野渡無人舟自橫。
花影 -蘇軾- 重重疊疊上瑤臺, 幾度呼童掃不開。 剛被太陽收拾去, 卻教明月送將來。 再游玄都觀 -劉禹錫- 百畝庭中半是苔, 桃花淨盡菜花開。 种桃道士歸何處, 前度劉郎今又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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