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화부 기자들이 아주 신났다.
<아주 사적인 밤>이 시큰둥해질 즈음 튀어나온 ‘옥장판’ 때문이다.
'옥장판 사태' 입 열었다 "정도 깨졌다, 묵과할 수 없어“
'손으로 하늘 못 가려'..옥장판 사태 비탄지지
'옥장판사태 성명서' 1세대 뮤지컬스타 폭풍 눈물
갑질 논란으로 번진 '옥장판 사태'..
'옥장판 사태' 그 후…뮤지컬계에 남은 숙제들
1세대 아이돌에서 뮤지컬 톱스타로 입지를 굳힌 옥주현의 적폐(?)와 관련한 기사다보니 제목들이 자극적이다.
팩트는 이거다.
(국내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 <엘리자벳>의 캐스팅이 예상 밖이다.
쟁점은 이거다.
이지혜와 길병민이 옥주현의 압력으로 캐스팅되었다.
논란의 첫 포문은 김호영이 열었다.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옥장판이다.”
옥주현이 셀프 쉴드를 쳤다.
“함부로 주둥이를 놀린 자, 혼나야죠.”
공방은 고소로 이어졌다. 보다 못한 1세대 선배들이 正道를 들먹이며 나섰다.
“배우는 (캐스팅 등에 있어)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지 말아야 하며, 스태프는 모든 배우를 평등하게 대해야 하고, 제작사는 스태프&배우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논쟁은 뮤지컬 판 밖에서 더 뜨거웠다.
비판하는 입장에선
“이지혜/길병민은 옥주현과 동일한 소속사였다. 한 달여 간격으로 모두 소속사에서 나갔다. 이후 옥주현이 회사(타이틀롤)을 설립했고, 딸 같은 절친 이지혜를 영입했다. 길병민은 입사까진 하지 않았지만 옥주현과 크리스마스 콘서트(2021년)를 함께 할 정도의 친분이 있다. 캐스팅에 압력을 행사할만한 정황이 포착된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부가적으로
“이지혜는... 그간 다른 작품을 통해 충분히 역량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미 <엘리자벳>으로 인정을 받은 김소현/신영숙 등을 밀어내고 더블 캐스팅될 정도였나 하는 점에서 의문이다.
길병민은... 서울대 성악과 출신으로 비중 있는 배역인 중후한 요제프 역을 맡았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요제프는 30-40대 배우가 맡았다.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20대(94년생) 성악가가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 나무 위키 참조.
쉴드치는 입장에선
“증거를 내놔라. 심증만으로 한 사람을 단체로 까는 건 구시대적 작패다.”라며, 밥그릇을 뺐긴 루저들의 사이버 불링이라고 맞받아쳤다.
고소로까지 이어진 옥주현-김호영 2인의 데스 매치가 걷잡을 수 없는 들불로 번지자 관계자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조성됐다.
<엘리자벳>의 기획사 EMK가 입장문을 발표하고,
부담감을 느낀 김호영이 SNS 글을 삭제하고,
갑질&인성 논란까지 불거진 옥주현이 고소를 취하하고...
국내 뮤지컬 시장규모는 (매출액 기준) 2000년 100억에서 2020년 4000억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급성장의 이면엔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한다.
(작품보다) 배우가 우선인 광팬들이 생겨나고,
팬덤으로 무장한 톱스타에 의해 흥행이 좌우되고,
톱스타의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획사가 톱스타의 눈치를 살피고...
밥그릇 싸움과 제 식구 돌보기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이런 것들은 언제 어디에고 늘 있어왔다. 비정한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한 악어눈물처럼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뮤지컬 판이라고 해서 다를 리 없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작품의 흥행을 위해
출연배우(특히 스타배우)가 의견을 제시할 순 있지만, 의견을 강요해선 곤란하다.
이번 옥장판 사태의 팩트에
제작사-톱스타 간 캐스팅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압력 차원이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선 하도 답답하기에 너무나 당연한 말을 해봤다.
첫댓글 일이 터진게 팬텀이 끝난 시점이라는게 그저 다행이라고 봅니다....
큰돈이 오가는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건 어느 업계나 그렇죠.기사화 되지 않을뿐..
그러게여. 불똥 안 튄 건 다행인데...
소프님이 뮤지컬을 접으시며 "혹시 엘리자벳이라면..."
여지를 두셨던 작품이 논란의 중심에 있어 좀 씁쓸하네요.
세상일이 하나도 안빼놓고 모두 아름다우면 안되는겁니까?
제가 전지전능하면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놓겠씁니다!!
포항에선 당분간 슈퍼맨 안 나온다고 헙디다.
세상이 다 그렇거니... 괜히 헛-힘쓰지 마십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