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고추장
조선 영조 임금이 사랑한 고추장… 없으면 밥 못 먹을 정도였대요
고추장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입력 2024.10.29. 00:30 조선일보
찹쌀과 메주 등에 고춧가루를 넣어 만드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 ‘고추장’이에요. 최근엔 외국에서도 고추장을 넣은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대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최근 미국 식당가에서 고추장을 사용한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은 고추장을 넣은 한국식 치킨 양념으로 치킨 샌드위치를 만들어 판대요. 매콤하고 달콤한 맛을 내는 한국의 대표 양념 고추장이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게 된 거예요. 고추장은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했을까요?
동아시아 문화권 국가들은 장을 고대부터 만들어 먹었어요. 3세기에 쓰여진 중국 역사서 ‘삼국지’의 ‘동이전’은 만주와 한반도 국가들의 생활상을 소개해요. 여기서 고구려는 장을 잘 담그는 나라로 소개됩니다. ‘삼국사기’에도 신라 신문왕의 결혼식 폐백 품목 중 된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 된장의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이지요.
반면 고추장의 역사는 그리 길진 않답니다. 고추장 주재료인 고추가 한반도로 들어온 시점이 임진왜란(1592년)쯤이기 때문이에요. 고추장을 만드는 법이 기록된 최초의 문헌은 18세기에 등장해요. 16~17세기쯤 한반도에 전래된 고추가 차차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18세기 장 문화에 접목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추장하면 어느 지역이 먼저 떠오르나요? 1809년 저술된 조선의 생활백과 ‘규합총서’는 충남 천안과 전북 순창 지역 고추장을 명물로 소개해요. 순창은 지금도 고추장으로 유명한 동네지요. 일제강점기인 1925년엔 조선 후기 각 지역의 생활상을 담고 있는 책 ‘해동죽지’가 출판됐는데, 이 책도 순창 고추장을 최고의 고추장으로 꼽습니다. 그리고 된장과 간장은 주변국에서도 볼 수 있지만 고추장은 조선에만 있다고 소개해요.
고추장은 한국인들의 밥상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왕의 밥상도 다르지 않았어요. 조선 시대 왕들의 행적을 기록한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21대 왕인 영조(1694~1776)는 고추장을 특히 좋아했었답니다.
82세에 생을 마감한 영조는 조선 시대 가장 장수한 왕이랍니다. 그런 영조도 나이가 들면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입맛이 잘 돌지 않았는데, 이때 입맛을 돋우어준 음식 중 하나가 고추장이었어요. 나중엔 고추장 없이는 밥을 못 먹을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영조는 순창 조씨인 조종부라는 신하 집안의 고추장을 매우 좋아했대요. 심지어 조종부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위한다며 괘씸히 여기면서도, 그 집안의 고추장만큼은 사랑했다고 합니다. 조종부가 죽은 후엔 궁중의 고추장이 조종부 집안 고추장보다 못하다며 조씨 집안의 고추장을 그리워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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