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3일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45-56 그때에 45 마리아에게 갔다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본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46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바리사이들에게 가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알렸다. 47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의회를 소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48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오.” 49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그해의 대사제인 카야파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50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51 이 말은 카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52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53 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54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유다인들 가운데로 드러나게 다니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광야에 가까운 고장의 에프라임이라는 고을에 가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머무르셨다. 55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많은 사람이 자신을 정결하게 하려고 파스카 축제 전에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56 그들은 예수님을 찾다가 성전 안에 모여 서서 서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
뇌에 영양분을 공급하듯
내가 젊었을 때는 기억력이 좋아서 메모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메모를 해도 도대체가 기억이 떠오르지 않고 건망증이 더욱 심해져만 갑니다. 정신을 차리지 않아서 허둥대고, 교리 시간인데 다른 일에 정신을 쏟기도 하고 가끔 지각을 하고, 강의 시간을 잘못 알아서 헤매기도 하고, 아주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고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지난 연초에는 10시부터 특강 시간이 잡혀 있는데도 오후 1시 강의가 있는 줄 알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신나게 다른 일을 보고 있는데 담당 선생님이 연락을 해주어서 20분이나 지각을 하고 겨우 허둥대며 도착하였더니 며칠 동안 수업시간에 지각하는 꿈을 꾸곤 하였습니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3대 영양소는 단백질, 지질, 당질인데 뇌는 당질인 포도당을 산소와 함께 혈액에서 흡수하여 그것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해서 성인 남자의 경우 하루 약 500㎈나 소모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 몸의 반을 차지하는 근육과 같은 소비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포도당의 공급이 끊기면 심각한 사태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뇌에 포도당이 부족하면 뇌의 활동이 둔해져서 마치 목을 졸린 것처럼 혈액의 흐름이 멈추고 포도당의 공급이 끊기면 단시간 내에 뇌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장애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뇌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적당히 당질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장기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시험을 본다거나 직장인들이 회의를 할 경우에는 탄수화물로 당질을 보충할 수 있는 밥을 반드시 챙겨 먹여서 뇌의 상태를 좋게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침 식사는 꼭 챙겨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답니다. 집중력이나 의욕을 왕성하게 하는 ‘티로신’을 많게 하기 위해서 버섯이 좋고 달걀 노른자위나 멸치가 대단히 좋다고 합니다. 또한 뇌는 전신의 2%밖에 되지 않는 무게이지만 폐에서 섭취하는 산소의 20%를 사용할 만큼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신선한 산소를 1분간만이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는 사멸되기 시작한다고 하니 뇌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답니다. (나카하라 히데오미, 홍성민 옮김/ 뇌력사전 참조)
우리가 바쁜 아침 시간 시간이 없다고 밥을 물에 말아 후루룩 마시듯이 먹어치우거나 밥맛이 없다고 누룽지만 먹으면 영양이 불균형적이 되어서 건망증이 생긴답니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뇌에 영양이 골고루 섭취되어 공부도 잘하고 현미밥과 골뱅이나 우렁, 소라와 같은 조개류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 등 동그란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는 음식이 뇌에 좋다고 합니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560g 섭취한다면 장수할 수 있는 확률이 42%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건망증이 부쩍 심하고, 많은 것을 잘 잊어버리고 있어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치매 증상이 빨리 올 것 같은 불안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아도 탈 줄 아는 것은 몸이나 뇌가 그 방법을 이론적으로 알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 기억으로 우리 몸과 뇌에서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상을 구원하시는데 필요한 절차를 밟아 가십니다. 그러나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이 메시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완전히 잊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귀와 권세와 그리고 자신들의 우월감에 빠져 메시아를 기다려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잊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는 주님을 두려워하고, 로마 사람들을 핑계로 삼아 ‘한사람의 죽음으로 민족을 살린다.’는 미명으로 주님을 죽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모은 사람들을 헤쳐 놓을 계획을 세웁니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주님의 구원사업을 잊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일에 정신이 팔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 것입니다. 내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세상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자꾸만 시들어져 갑니다. 포도당이 산소와 만나서 내 뇌에 영양을 주어 기억력을 높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에너지원을 만들듯 주님과 성령을 받아 성덕과 선교의 길로 나아가는 에너지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그 모든 일을 해야 할 텐데 치매에 걸린 사람처럼 완전히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 뇌리에는 모든 민족을 살리시기 위해서 처참하게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을 완전히 떠나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자전거 타기를 몸에 익혀 다시 신나게 탈 수 있는 것처럼 열심히 준비해서 주님을 다시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온 몸으로, 모든 기억으로 주님을 체험하도록 이끌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금 신자들이 다시 주님의 사랑을 기억해 내고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속량의 제물이 되신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여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