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신청을 내긴 했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파업에
들어가기 전 거쳐야 할 법적 절차이기 때문에 그리했을 뿐 지금까지 현대차 노사 분규에서 조정이 성공한 일은 거의 없었다. 조정 결과가 나오려면
1차로 10일이 걸리는 데 노조는 쟁의 조정신청 6일만 인 11일에 대의원 대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하고 13~14일에는 파업돌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입단협 진로는 이미 대충 나와 있다. 16일 께 중노위의 조정 결과가 나올 것이고 노조는 이를 수용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노위가 한 차례 더 조정기간을 연장할 경우 이달 24~25일 께 2차 결과가 나온다. 그때부터 다음달 10일 께 까지 현대차는
통상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휴가 이후 다시 양측이 임단협을 시작한다 해도 9월 이전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외 경기불황으로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은 시민들이 볼 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현대차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경제가 엉망인 상태에서 그나마 자동차 쪽이라도 노사관계가 부드럽게 풀려 여름철 지역경기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게 시민들 마음인데
돌아가는 모양새가 이와는 영 딴판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 어느 것 하나 현대차에 유리한 게 없다. 판매량의 약 8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차의 경우
지난 상반기 중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수출 물량이 모두 감소했다. 사드 사태로 중국 판매량이 42만대나 줄어 지난해 보다 47% 급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34만 여대를 팔아 7.4% 줄었다. 반면 경쟁상대인 일본 도요타와 닛산은 미국 판매량을 각각 13.7%, 10.3% 늘렸다.
이에다 미 트럼프 정부는 한미 FTA에서 자동차 분야가 가장 불균형 무역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재협상을 공식화 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 파업으로 사상 최대 손실을 입었다. 총 24차례의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로 총 14만 여대를 만들지 못해 약
3조 1천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올해 또 그런 전철을 되풀이하겠다며 파업을 준비 중이다. 미 메이저 자동차 생산업체는 全美 자동차
노조의 파업에 못 견뎌 결국 본국을 떠나야 했다. 반면 노사 화합으로 일본차 업계는 아직도 국내에서 건재하다. 현대차 노조는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기사입력: 2017/07/09 [15:09]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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