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가 되었는데요,
제가 글을 작성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보니,
어제 '엄청난 비빔밥'을 먹었던 게(특히 사진) 맞긴 했는데요,
그 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디카가 말썽을 부려 사진을 못 찍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어제 글에 나왔던 (비빔밥을 먹을 때의) 사진들은,
사실은 사흘 째 찍었던 것들로,
여전히 상추가 많이 남아 있어서, 한 끼 더 먹으면서(사진을 못 찍어서 다시 찍으려고) 찍었던 사진이라,
그러니까 우리는 두 끼를 이렇게 '염소 비빔밥'을 먹었다는 걸,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그 사진들을 다시 가져왔음을 알려드립니다.(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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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마을에 오던 날부터(요즘 계속)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는데,
더구나 오랜 가뭄 끝이라는데,
비가 올 듯하면서도(아침이면 잔뜩 흐린 날씨로) 결국은 오지 않아, 시도 때도 없이(비를 기다리면서),
비도 되게 오기 싫은가 보다! 하면서 하늘을 원망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원래 사흘 정도만 머물다 서울로 돌아오려고 했는데,(그러면 5일인 '어린이 날' 귀경인데)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표가 없어서,
겨우 구할 수 있었던 게 6일(토) 아침 기차였답니다.
그래서 예상보다 하루를 더 머물게 되었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니 오늘도 마찬가지로 하늘이 잔뜩 흐려있기에,
오늘은 비가 오려나 보네! 하고 희망적인 생각으로 아침을 맞았고,
비가 오기 전에, 옥수수를 심자! 며 이른 시간에 다시 밭으로 향했습니다.
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이 마을의 '우물'과 '마을 정자'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요,(아래)
근데요,
상당히 큰 밭인데, 어제 두 이랑 심은 그 외의 큰 밭에...
옥수수 심기를 마쳤답니다. (꽤나 힘들더라구요.)
옥수수 심기를 마친 뒤, '봄터' 님은 그 언덕에서 '고사리'를 땄구요, (아래. 이 넓은 밭에 옥수수를 다 심었습니다.)
사실은 저도 고사리를 따고 싶었지만,
집에 상추가 많이 남아 있는데, 어차피 오늘 점심도 '염소 비빔밥'을 해 먹어야 할 것 같아,
역시 '부추'와 '민들레 이파리' 등을 따서 돌아왔답니다.
아침은 각자 간단하게 먹었는데,
이 양반, 오늘도 저를 고창의 어딘가로 데려간다잖습니까?
그래서 저는,
오늘은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는데요,(지난밤에 인터넷 검색 등으로 나름 계획을 세워두어서)
집을 나오면서 보니,
부지런한 이 양반은 그 사이에도 아침에 꺾었던 고사리를 또 어느새 이렇게 삶아 말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래는 어제 것까지의 말린 것(아래).
근데요, 이 양반,
오늘은 저를 '고창 읍성'에 데려간다기에,
저는, 거기는 그 전에 가 보았으니, 오늘은 다른 곳으로 가자. 며, 제가 '고인돌 유적지' 얘기를 했더니,
두런두런 하더니 '고인돌 박물관'에 데려가드라구요.
물론 거기도 나름 가 볼 가치는 있었지만,
거기서 상영하는 동영상을 보려는데, 입체영화라서 그런지 화면이 흐려서(저만),
보다가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구요,
그런 뒤, 저는 여기 고창군의 '해리 5일장'에 데려다 줄 것을 요구했고,
(이 양반, 그런 '장 같지도 않은 장'엔 왜 가려느냐? 고 저를 나무라던데(본인은 가기 싫어하드라구요.))
거기는 또 이 양반이 저를 데려가기로 했던 '구시포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해서,
좌우간 들렀는데요,
비록 아주 조그만 장이긴 해도 장이 서 있긴 했는데요,
그래도 저는 반가운 마음에(더구나 장에 들어가면서 보니 오늘 잡아온 것 같은 '소라' 등의 수산물이 보이기에) 거기서 내려,
저녁 식사거리로(제가 여기 와서 신세만 져서, 스페인 식으로 식사 한 끼를 초대하려고 물으니, '빠에야'를 먹자고 해서(그것밖에 할 수 없었답니다.), 해물 빠에야를 하기 위해선 '바지락' '오징어' '새우' 같은 게 필요해서, 일부러 '해리 장'을 찾았던 건데요.),
우선 눈에 띄던 '소라'와 '새우'등을 사다가,
제가 처음 보았던 다른 곳에 가서 '소라' 등을 사려는데,
이미 해물을 샀던 이 양반, 저 있는 곳에 오더니 잠시 제가 거기 아주머니와 잠깐 얘기를 나누다 보니,
보이지가 않아,
일단 물건 값을 계산한 뒤, 아무리 이 양반을 찾아도 보이지가 않기에,
나중에 차 주차한 곳에 왔더니,
이미 돌아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좌우간 성격이 급하긴 너무 급한 양반이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기왕에 시골 장에 온 김에 좀 더 둘러보고 싶었는데도, 그러기는커녕,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그냥 그 양반의 뜻에 맞출 수밖에 없었덥니다.
(그래서 '해리 5일 장' 사진이 한 장도 없어요.)
그러면서 그 길로 저를 데려간 곳이 바로 '구시포' 해변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어느 해던가, 그 해변길을 자전거 타고 지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한 쪽으로 삐져나온 '구시포' 해변까지는 들르지 못하고(너무 힘이 들어), 그냥 그 우회도로를 타고 '동호해수욕장' 해변길로 올라갔기 때문에,
여기 구시포는 초행이기는 했답니다.
그런데 반갑게도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기에,
오늘 옥수수 잘 심었네! 하면서, 돌아오기로 했는데요,
'오늘 저녁 식사인 빠에야'를 하기 위한 '바지락'을 사지 못해(고창 읍에 나가야 한다기에),
고창 읍내에 들러, 거기 전통시장까지 쫓아가서 '바지락'과 '오징어'를 사왔답니다.
그런 뒤, 집에 도착해,
점심으로, 어제에 이은 '염소 비빔밥'을 다시 비벼 먹고(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일부러 연출한 게 아닌, 사실 있었던 얘깁니다.),
그러니까, 연 이틀 '염소 비빔밥'을 먹었던 거지요. 하 하 하 하......
그리고 잠시 쉰 뒤(오후), 저녁이 되었습니다.
근데, 어차피 저녁은 스페인 식으로 해서 비노도 한 잔 하기로 했는데,
원래는 '빠에야'를 하기로 했잖습니까?
근데, 음식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너무 많을 것 같았고, 해봤자 먹지도 못할 것 같아,
일단 '따빠(Tapa)'인, '갈리시아 알메하(바지락 요리)'와 '토마토 샐러드' 그리고 '치즈와 포도'만으로도 너무 많아서(두 노인네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다고요.),
'본요리'인 빠에야는 다음 날에 해 먹기로 미루었답니다.
요즘이 제 철이기도 하고 또 바지락 씨알이 굵어서, 너무 맛있었답니다.(아래)
(이 국물에 바게트 찍어 먹으면서, 비노 한 잔... 정말 입에 딱 들어붙는 음식(따빠)이랍니다.)
그것만으로도 음식은 충분했는데,(남았고)
근데요, 그렇게 맛있게 먹고 있는데, 뭔가 이상해서 보니,
아!
비가 내리기 시작하지 않았겠습니까?
더구나 오늘 아침에 마른 땅에 옥수수까지 심어놓았던 터라,
마른 땅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우리는 잔을 부딪히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저녁을 맛있게 먹고,
뒷정리를 했는데,
이 깔끔한 양반, 그 사이에 제 빨래를 다 해놓았고, 황토방에 군불까지 지펴놓아,
그렇게 사흘 밤째를 보냈답니다.
비오는 밤이었지요.
오랫동안 기다렸던(저도 비만 기다렸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