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시상에 인간들아!
웬 시상에 인간아!
저 놈에 달이 눈썹달이라고
누가 지었단 말이여
어젯밤 순이 엄니가
“저 눈썹달 좀 보거라! 저 눈썹달 뜨거들랑 네 눈썹에 붙여주마”
시집못간 딸년 생각에 눈썹달 지켜보며
쉼 없이 뱉어내는 그 소리는 동이 트고
빠진 눈썹, 눈썹달로 붙이기도 전에
소록도로 끌려간 순이 얼굴만 떠올라서
달라붙은 새가슴 두들기며 속으로 울다가
해 뜨면 사라진 눈썹달, 딸 얼굴에 그리다가
하늘님 전에
조상님 전에 빌고 빌어 봐도 아무런 소용없고
어둔 하늘에 떠다니는 눈썹달마저 사라져 버린 오늘밤
눈썹달 지키지 못한 순이 엄니가 눈썹달 그리다가
손톱 발톱 스무 톱을 깎아 하늘로 띄우고 있다.
2009년 1월 28일 눈썹달 뜨는 밤에
첫댓글 고운 해학시가 멋지 심니다 김용수 시인님 새해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