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1. 8. 17 (가을 향기가 묻어나는 바람과 따가운 햇살)
장소: 인터라켄 동역- 라우터부르넌- 클라이넥 샤이덱 -융프라우요흐 -그린델 발트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 요흐]
아침에 눈을 뜨니 가을 향기가 느껴지는 상쾌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오늘 일정은 유럽의 최고봉, 유럽의 지붕이라 일컬어지는 융프라우 요흐다.
하루 종일 융프라우 요흐만 갔다어면 되지만 늦게 갔더니
융프라흐 요흐행 등산 철도가 매진되었다는 글을 보았기에 아침부터 서둘렀다.
두 호수 사이에(inter rake) 있어 인터라켄으로 이름 지어졌다는 도시명은
툰 호수와 브르엔츠 호수를 보면 금방 실감이 난다.
융프라우 요흐 등산열차의 출발점이 동역으로 가면서 쿠프(coop)에 들러
햄, 치즈, 요거트, 빵 등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구입했다.
스위스에서는 모든 것이 우리나라 물가의 2-3배 이지만 유제품은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서역 부근에 있는 숙소에서 20분 정도 걸어서 동역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융프라우 요흐행 등산 열차표를 구입하고 있었다.
유레일 패스 할인을 해도 요금이 130스위스 프랑(약19만원)으로 비싸지만
15세 미만 동반자는 무료라서 아이들 둘은 공짜로 열차를 탈 수 있었다.

[라우터 부르넌 풍경]

[꽃으로 장식된 동네 묘지]

[마을 풍경]
동역에서 융프라우 요흐 까지는 세 번 정도 등산 열차를 갈아타야하는데
곧바로 올라가면 고산증세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역에 내려서 구경하면서 가기로 했다.
동역에서 라우터 부루넌 방향으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가다가 라우터 부루넌에서 내렸다.
라우터 부르넌은 ‘소리가 큰 샘’이라는 뜻인데 주변에 폭포가 많아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라우터 부르넌에서 조금 거리를 따라 올라가니 슈타우프 바흐 폭포가 그 위용을 펼치고 있다.

[괴테가 감탄했다고 하는 슈타우프 바흐 폭포]

[폭포 전망대에 올라가면서]
산꼭대기에서 깍아지른 절벽 아래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는 낙차가 305m 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폭포처럼 아기자기 한 멋은 없지만 그 크기가 눈길을 잡는다.
괴테와 워즈우드가 이 폭포를 보고 감명 받았다는 이야기를 큰애에게 해주었더니
“그 사람들이 우리나라 폭포를 봤으면 시를 10편 이상 썻을 거예요.”라고 대꾸를 한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태극기를 단 등산열차]
폭포를 본 후 다시 열차를 타고 올라가다보니 그림 같은 알프스의 마을이 펼쳐진다.
어느 집에선가 하이디가 불쑥 튀어 나올 것 같다.
아이거와 묀히, 융프라요흐가 한눈에 조망이 되는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다시 열차에서 내렸다.
쿠프에서 사온 빵으로 점심을 먹고 용프라우 요흐로 가는 등산 열차를 기다리니
태극기를 앞에 단 등산 열차가 우리 앞에 멈추었다.
[얼음궁전]

[얼음궁전의 태극기]
융프라우 요흐로 가는 길은 바위산을 장인이 한삽 한삽 14년 동안 뚫은 길이라는데
그곳을 통과할 때 깜빡 잠이 들어서 보지는 못했다.
융프라우 요흐역에 도착하여 카페테리아로 나가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컵라면을 준다는 티켓을 보여주니 컵라면은 다 떨어졌다며 핫초코를 주었다.
잠시 휴식을 한 후 얼음궁전으로 이동을 하는데 몸이 이상하다.
약간만 걸어도 가슴이 콩닥거리고 속이 거북해졌다.
왜 이러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동생은 얼굴이 백짓장처럼 되어있고
아이들도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아마 고산증으로 인해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 같았다.
작년에 3,700m의 후지산을 걸어 올라갔을 때 고산증을 느끼지 못했기에
3,500m의 융프라우 요흐는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후지산은 걸어서 천천히 고산에 적응하며 올라갔지만
융프라우 요흐는 등산 열차로 타고 바로 올라왔기에 고산증을 느끼는 것 같았다.

최대한 걸음을 늦추며 천천히 얼음궁전을 둘러본 후 전망대 밖으로 나가니
한여름에 설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햇살은 따갑지만 만년설 때문에 바람은 차가워 준비해간 오리털 파커를 꺼내 입었다.
눈을 본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눈싸움을 하려고 눈을 뭉치는데
다른 사람들을 맞출 위험이 있기에 제제를 해야 했다.

[만년설]

[묀히 방향 전망대]
움직이지 않으면 고산증이 나아지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는 더 지끈거린다.
머리가 아파 빨리 내려가고 싶지만 이왕 온 김에 스핑크스 전망대는 가야겠기에
전망대에 올라가니 용프라우 요흐가 눈앞에 펼쳐져있다.
전망대 아래를 보면 파란 초록이 싱그럽고, 위를 보면 만년설이 덮여있는 풍경이 신기했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본 융프라우 요흐]
스핑크스 전망대를 둘러본 후 하산을 하기 위해 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우리 차례가 되어 열차를 타고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다시 내려오다 보니
걸어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컨디션만 괜찮다면 걸어 내려오고 싶지만 두통으로 인해 그럴 수 없었다.
내려오는 방향은 올라가는 방향의 반대편에 있는 그린델 발트로 정했다.
국제적인 휴양도시답게 많은 그림 같은 많은 건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출발역인 동역에 도착하여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나니 비로소 두통이 사라졌다.

[그린델 발트로 걸어 내려가는 사람들]
첫댓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이네요.. 스위스는 어딜가나 그림같아요.
유럽에 두 번 가봤는데도 스위스는 못가서 한이 있는 1인입니다. 덕분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경치구경 잘했습니다, 사진느낌이 좋네요,
후기 즐겁게 보여 좋은여행 되었습니다 ...
왠지 계절을 앞서간 느낌이 드네요~ 스위스도 가보고 싶은데ㅎ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