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0
플나나 농장의 휴식
선자은 장편소설
신국판변형(140×215) |164쪽 | 값 13,500원
ISBN: 978-89-8394-961-5 (43810)
발행일: 2024년 01월 25일
분야: 국내도서> 청소년> 청소년문학
#게임 #중독 #온라인범죄 #학교생활 #관계
#친구 #디지털 #청소년문학
★ 책 소개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세요”
휴식이 필요해 찾아든 게임 세상에서 전쟁이 시작되다!
십대가 찾아 읽는 작가 선자은이 선사하는 현실 퀘스트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를 사로잡는 선자은 작가의 장편소설 『플나나 농장의 휴식』이 출간됐다. 소설은 친구와의 관계에 지쳐 게임에 빠진 중학교 2학년 주나연을 통해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무너졌을 때 벌어지는 위험을 경고한다. 주인공 나연은 두 세계를 오가며 나연이자 나쥬로 살아가는데 그 안에서 요즘 십 대의 현실과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중요한 일상의 균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나연에게 인간관계는 어렵기만 하다. 초등학교 때 겪었던 작은 사건은 나연을 혼자만의 방으로 가둬 버린다. 그러던 중 우연히 농장 힐링 게임 ‘플나나 농장의 휴식’을 접속하게 된다. 이곳에선 불필요한 인간관계와 소모적인 감정싸움도 필요 없다. 일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고,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신규 유저 지비를 만나게 된다. 나연은 지비와 이야기하는 게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선명했던 현실과 게임 속 경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너져 간다.
청소년기에는 친구를 중요시한다. 친구와 모든 걸 같이 하고, 사소한 이야깃거리부터 깊은 고민까지 나눈다. 혹은 다툼이 번져 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 나연은 힘겨운 학교생활과 변해버린 엄마의 태도가 버겁기만 하다. 결국 스스로 휴식을 찾아 나서기에 이른다. 소설 『플나나 농장의 휴식』은 현실과 게임 사이, 어른들은 모르는 십 대의 세계를 담았다. 그리고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졌을 때 발생하는 위험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등장인물을 소설 속에 남겨두는 것이 아닌 우리 곁에 있을 ‘나연’에게 손을 내밀게 만든다.
★ 출판사 리뷰
현실과 게임의 경계에 선 청소년에게
‘플나나 농장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넌 왜 말을 별로 안 해?”
『플나나 농장의 휴식』은 현실과 게임이라는 두 세계를 넘나들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하지만 현실의 이면은 날카롭기만 하다. 나연은 현실과 게임 속에서 점점 일상의 균형을 빼앗긴다. 이런 모습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살아가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청소년에게 학교라는 공간은 익숙하다. 학창 시절엔 수업,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하루의 반 이상을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보낸다. 그렇기에 ‘친구’의 부재는 커다랗다. 원래 나연은 유쾌한 성격에 할 말은 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친구들과 멀어지고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나도 예전에는 병든 닭 같지 않았다. 지금이야 누가 뭐라고 한들 대응할 힘이 없지만, 그때는 오히려 싸움닭에 눈치도 좀 없었다. 그래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걸 건드리고 말았다.
-30p
이제 해야 할 말은 삼키고, 수군거림은 못 들은 척한다. 누군가 나연에게 변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나연은 인간관계 자체가 힘들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자 엄마는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학교에 빠지면 안 됐고, 공부하라고도 했다. 특히 2학년이 되자 조바심은 심해졌다.
-18p
게다가 가족에게 의지했던 마음마저 잃었다. 나연이 친구를 못 사귀는 것을 안 엄마의 노력은 입시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주변의 압박은 심해지고, 학교생활은 지쳐 간다. 나연은 스스로 휴식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마주친 ‘플나나 농장의 휴식’은 달콤하기만 했다.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세요”
플나나 농장은 현실과 12시간 차이가 난다. 농작물을 기르고, 양장 기술을 배우려면 하교 후에도 바쁘다. 나연의 말을 빌려 ‘그곳에도 내 생활이 있으니까. 현실보다 더 나를 위해주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책상 위에 틀어진 인강은 일시 정지 버튼이 눌려있고, 문제집은 깨끗하다. 나연은 친구들이 아닌 게임 속 캐릭터와 대화하며 고민을 털어놓거나 대화를 이어간다.
지비는 신규 유저다. 나연은 같은 독서 모임 회원인 지비와 친해지고 싶어 한다. 공통점이 많았고, 대화가 잘 통했다. 나연은 지비를 위한 집들이를 열기도 한다. 지비는 장미 꽃다발을 주며 나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며 가까워졌다.
To. 나쥬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세요.
From. 달그네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세요.’라는 메시지는 잔잔한 이야기에 금을 긋는다. 우리는 ‘친절’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막상 친절을 마주했을 때 머뭇거리거나 의심하기도 한다. 이 메시지는 서사가 진행됨에 따라 아찔한 전개로 뻗어간다. 독자는 나연을 통해 현실의 건강함과 균형을 알아차릴 것이다.
나연은 달그네의 메시지가 불편하기만 하다. 평소에는 가만히 있으면서 독서 모임에서 토론할 때는 의견을 물었다. 나연에게 알 수 없는 메시지가 자꾸만 왔다. 달그네가 말하는 친절한 사람은 누구일까. 나연은 달그네가 누구인지 알아내야 했다. 거기에 어딘지 모르게 현실 속 친구들도 수상해 보인다. 플나나 농장과 현실이 합쳐지는 건 말이 안 됐다. 나연은 휴식을 찾으러 갔지만, 두 세계가 점점 얽혀가는 걸 느꼈다.
여러 소문이 뒤엉켰고, 집으로 가는 하굣길은 불편하기만 하다. 나연은 골목길을 걸으며 귀를 쫑긋 세웠다. 그때 나연의 발소리에 이어 다른 소리가 같은 박자로 느리게 겹쳤다. 그때였다. 나연의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여러분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과 시선을 맞추는 선자은 작가는 모두의 ‘나연’을 위해 작품을 적었다. 이야기는 청소년 시기이기에 더 공감가고, 부딪힐 수 있는 현재를 담았다.
또 오셨군요.
플나나 농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꿈 같은 휴식이 되길 바랍니다.
현실에 지친 나연에게 ‘플나나 농장의 휴식’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게임은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 빨간 머리 앤과 비슷한 이미지로 꾸민 캐릭터로 현실의 나를 감출 수도 있고, 나만의 초록 지붕 이층집은 멋지기만 하다. 거기에 취미가 맞는 사람끼리의 독서 모임까지 완벽했다. 친절한 캐릭터에 자유로운 세상이다. 나연은 그동안 바랐던 ‘원하는 모든 것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꿈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었다. 게임이 현실과 맞닿았을 때 벌어지는 틈은 아찔하기만 하다. 캐릭터 뒤로 숨어있던 타인은 낯섦을 넘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게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범죄라는 어두운 단어를 맞닥뜨리기도 한다. 우린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문구에 숨겨진 책임감을 뒤늦게나마 찾게 될 것이다. 오늘도 나연은 게임에 접속한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플나나 농장의 휴식』은 나연과 나쥬의 목소리가 뒤섞이며 나아간다. 하나의 세계에 몰입해서 읽다 불쑥 끼어드는 또 다른 세계에 놀라기도 한다. 또한 현실 문제를 소설이란 텍스트에 녹여냈을 때 드러나는 전달력과 흡입력은 작품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 줄거리
주인공 나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우연히 ‘플나나 농장의 휴식’ 게임에 접속하게 된다. 나연은 인간관계도 신경 쓸 필요 없고, 일한 만큼 보상을 주는 게임 세계에 빠져든다. 새 유저인 지비와도 가까워진다. 지비는 나연에게 관심을 보이고, 선물을 주며 친절하게 대한다. 그러던 중 게임 속 독서 모임 회원인 달그네가 나연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보낸다. 과연 달그네는 누구일까. 그리고 플나나 농장의 숨겨진 비밀이?
★ 본문 중에서
“맞아. 내게 필요한 건 휴식이야.”
나는 공부 대신 매일 눈부신 바다를 보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고 싶었다. 비 온 뒤 싱그러운 풀 내음을 맡으러 산을 오르고도 싶었다. 이제 그런 일을 못 한다면 다른 휴식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20p
대부분 자신의 정보를 비공개로 해서 신입 회원인 나는 누가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몰랐다. 그러나 모두 또래라는 것은 알았다. 나도 정보 비공개로 나이를 말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처음 본 지비에게는 다 말해 버렸다. 잘생긴 외모 덕분일까. 나도 모르게 보는 순간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36p
To. 나쥬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세요.
From. 달그네
“왜 이런 말을…….”
곱씹을수록 소름 끼쳤다. 심장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뛰는 게 느껴졌다. 설마 그때처럼 내 주위에 위선자가 있다는 건가? 친절한 척 접근해서 나를 위험에 빠뜨리려고 한다고?
-61p
“너 박온유였어?”
온유는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기억하고 있었네?”
“그냥 기억났어. 키는 엄청나게 자랐지만, 얼굴은 똑같아.”
“그래? 넌 얼굴도 키도 비슷한데, 많이 달라졌어.”
온유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봐도 난 싸움닭으로 불리던 5학년 그때와 너무 달랐다. 전학을 간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애는 모를 것이다. 6학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알면 변한 나를 조금은 이해할까?
-65p
“너 그 말 하지 마. 하지 말라고.”
김한성이 다급하게 내 말을 가로막았다. 복도에 우리 반 애가 있는 것이 보였다. 그걸 본 김한성은 나를 밀치려다가 포기하고 자기가 먼저 벌떡 일어나 뒷문으로 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눈앞에서 김한성을 놓쳐 버린 것이다.
말하지 말라고?
진짜 수상쩍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그러는 건지 뒤쫓아 가서 따져 묻고 싶은 정도였다.
-117p
집에 거의 다다랐을 때였다. 인적이 드문 길에서 누군가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발소리에 이어 다른 소리가 같은 박자로 조금 느리게 겹쳤다.
‘설마…….’
속도를 늦췄는데도 나를 앞서가는 사람이 없었다. 차마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소리가 온몸을 타고 퍼져 나가서 온 세상이 흔들렸다.
-140p
★ 지은이 소개
지은이 | 선자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보다 이야기를 쓰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알고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ID를 입력하세요: 엘리스 월드』 『제2우주』 『빨간 지붕의 나나』 『엄마의 레시피』 『소녀 귀신 탐정』 시리즈, 『아무 사무소의 기이한 수집』 『이웃집 살인범』 등 다양한 청소년 소설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