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파킨슨병? '이 약' 때문일 수도
헬스조선
2024-02-16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아직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마땅한 약도 없는 난치질환으로 분류된다.
그 때문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면 절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원인이 분명해 해결책이 있는 경우도 있다.
바로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DIP)'이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은 도파민 전달을 방해하는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환자는 원인 약물 중단만으로도 파킨슨병 증상이 개선된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무운동증·무표정 등 다양… 일반 파킨슨병과 구분 어려워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의 초기 증상은 팔의 흔들림이 없어지는 무운동증(akinesia)과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느리고 정신적 반응이 느린 운동완서증(bradykinesia)이다.
무표정한 상태가 계속되거나 움직임·말하기가 느려지고 어눌해지는 특징도 있다.
흔히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은 안정 상태에서 떨림이 없는 양측성 및 대칭성 파킨슨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나,
약 절반의 환자는 비대칭성 파킨슨증이나 안정상태에서의 떨림이 나타난다.
그로 인해 일반 파킨슨병과는 임상적으로 구분이 잘되지 않는다.
◇도파민 영향 주는 정신병약물·위장약·고혈압약 원인일 수도
다만,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약물은 알려졌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 유발 고위험 약물로는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
▲도파민 고갈제
▲도파민 농도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항고혈압제제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도파민 D2 수용체 길항제로는
정형항정신병약물(할로페리돌, 클로르프로마진, 프로클로페라진, 페르페나진, 플루페나진, 프로메타진,
티오잔틴, 다이벤조아제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고용량 리스페리돈),
항구토제·위장관 운동 촉진제(메토클로프라미드, 레보설피리드, 클레보프라이드) 등이 있다.
▲도파민 고갈제로는
테트라베나진, ▲도파민 농도 감소 항고혈압제제로는 레스프린과 α-메틸도파가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 유발 위험이 큰 약물로 분류돼 있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 유발 위험이 중간 단계인 약물로는
▲도파민 길항 효과가 있는 칼슘체널차단제(플루나리진, 신나리진, 베라파밀), 항경련제(발프로에이트)
▲기분안정제(리튬)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리스페리돈, 클로자핀)이 있다.
드물게 파킨슨증을 유발하거나 떨림 유발 또는 악화하는 약물로는
▲항고혈압제제(딜타아젬, 캡토프릴)
▲항부정맥 제제(아미오다론)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타크롤리무스)
▲항우울제(플루옥세틴 및 기타 SSRI), 삼환계 항우울제 및 특정 MAOI
▲항진균제(코트리목사졸 암포테리신B)
▲항생제(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
▲항바이러스제(비다라빈, 아시클로비르)
▲항암제(탈리도마이드, 시타라빈, 레포스파미드, 빈크리스틴, 타목시펜, 시토신아라비노사이드)
▲스타틴(로바스타틴)
▲호르몬제(레보티록신,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에피네프린)
▲기타(베타네콜, 피리도스티그민, 도네페질) 등이 있다.
◇약물 중단·변경·감량으로 문제 해결 가능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은 다행히 해결책이 있다.
원인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변경, 감량하면 된다.
60~70%의 환자는 원인 약물 중단 후 약 2개월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병과 구별하기 어려워 원인 약물을 의심하지 않고 파킨슨병으로 진단,
불필요한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증상 유발 가능성이 큰 약물에 대해 인지하고
증상 발생 시 전문가와 상담 후 약물 복용을 중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센터는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은 고령 환자에서 발생 가능성이 크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도파민 수용체 차단 효과가 있는 약물을 복용할 때는
파킨슨증 및 기타 운동 장애에 대한 환자의 신경학적 징후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