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축구장에
워카(군화)를 신고 나타난다?
그것은 참으로 유치한 발상이다.
배삼룡식 코메디로 웃겨보자는 좋은 뜻 있겠지만
상대방에게 위압적 모습으로 겁박하고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나쁜 마음이기도 하니...
아무튼
결과가 좋았다면 뭐 그냥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발이 충돌하며 기율부 선배
결국 불균형에 나뒹굴고.. 개망신은 물론 팔이 골절되는 사태에 이르렀으니..
그후 그 선배의 껄렁대던 모습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으로 변모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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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서는
평탄한 삶으로 별 굴곡없는 인생을 이어온 사람도 있지만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로도 모자랄 많은 에피소드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있다
나는 성장기 오펜스 존(offense zone) 아닌
디펜스 존(defense zone)에서 어택라인을 넘지 못하고
늘 힘좋은 선배들에게 두드려 맞으며 컷던거 같다.
맞는 이유는 뻔하다
놀기 좋아하는데 또래들은 없고
그래 할수없이 나이 몇살 위인 선배들과 놀며
늘 나이와 힘에 당하고..그러면서도 수그리지 않고 무릎 안 꿇는 모습이니..
맞는게 아니던가...
한동안 이리 수세적인 디펜스 존에 살다가
군에 가서야..탈영병체포요원으로 영외근무 하게된 선임으로부터
내무반장직 인계받고..그러면서 행정과장, 헌병대장실 드나들며 공세적(?) 입장이 되었다.
정말 아주 별 볼일 없는 내무반장 하사계급장 가지고 말이다.
그때 하늘같은 상급자에게 감히 사병 권익을 자주 어필
크게 혼날줄 알았는데.. 사람을 잘 만난건지 운이 좋았는지
아무튼 그게 통하는 바람에.. 병들에게 체면 서고.. 보람도 있고..행복했고
내인생은 그 싯점을 전환점으로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변신(?)한다.
말하자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어택 라인을 넘어 오펜스 존을 넘나들게 되니..
에피소드도 양산되고 추억을 먹고 사는 이 나이에는
그런 에피소드가 자긍심이 되어 삶의 큰 활력소로 자리하고 있다
그나저나
사람이 공격적으로 산다는 것..
스트라이커로 한방 날린다는 것은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살면서 우리는 그옛날 경험했던 동네축구의 모습..실력은 없으면서도
한골 넣겟다고 욕심으로 우~우 몰려다니던 그런 모습을 어른되어서도 간혹 목격하는데..
스트라이커란 태도가 분명하고 깔끔해야 한다.
골 결정력도 없으면서 자기 포지션도 아니면서
스트라이커를 자청.. 소란만 야기한다면
이는 마치 방중술에서 문전만 어지럽히고 여인에게 쫒겨나는 모양새 아니더냐...
심판도 없고.. 그러니 워카 신고 축구하고.. 패거리로 몰려다녔던 동네축구.. 골 결정력 부족인
왕년의 그 동네축구를 다시 만날때 우린 그저 씁쓸하다.
*
이 글을 쓰다보니
중학생 시절 기율부 차장 선배
그가 자연스레 생각난다.
비록 우스꽝스런 행동에 억지스런 점 있었지만..
그래도 의리와 베풀줄 아는 따뜻함이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을 몰고 다니며 세 과시하던 그 허허로운 모습에서
뒤늦게라도 책 잡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그 마음..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사랑스러워 보인다
**
나 자신
사내로 살아오면서
여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남자는 좀 안다.
지난날
중학시험에 낙방하고
동네 어른들과 장기나 두고 동네 선배들과 화투나치던 내가
어느날 동네 선배들 제안으로 인근 미군부대에 놀러 갔다 불량배 이삼십명에게
인질로 잡혔는데 그때 나이가 13살이었다.
함께 갔던 동네 선배들
어느새 슬금슬금 뒷걸음질 달아나고....
비정의 세계에서 악전고투 살아나야했던 나..
30대 초 국책사업현장에서는 이런 일을 겪는다
늘 불법 시위 지역주민들에게 공격적 이미지가 각인됐는지
한번은 칠흑의 밤 지역 폭력전과자들에게 유인되어 린치를 당해도..
어느날에는 폭력주민들이 몰려와 사업현장이 불법점거되고 동료들은 다 달아난
그런 현장에 ..단기필마로 수백명에 고립되었으나 구질구질하게 생명을 구걸한적 없고 살아돌아왓다.
이 모든 행운 하늘의 도움이요~~디펜스 존에서 다져진 맷집 덕이라 믿는 오늘 ..
그런데
지금 뭐라 하시는분.. 무슨 불만 있나요?
오펜스존이니 디펜스존이니 워쩌구저쩌구 듣기 거시기 허다구요?
그말 말구 지존이란 말은 들어 봤냐고요?
G- zone ?..글쎄요~~ G-Spot은 들어봤습니다만...
첫댓글 ㅎㅎ암튼 잼나서 좋아요 이유야 어찌됐든간에
에구..감독관님 일찍 나오셨소..ㅎ
그나저나
이분 아주 유명한 분인데
내가 오늘 무료 홍보까지 하고 있는 셈이니...ㅎㅎ
어릴적에 동네 형들한테 더러 얻어 터지지도 했습니다.
맞을때는 분을 삭히며 씩씩거리고 참고 있다가,
잠 자는 시간에 그집에 가서 나 때린 형 목에 XX를 들이대곤 했지요.
그후로 동네방네 소문이 나서 재 건드리면 큰일난다고 소문이 나서요....ㅎ^^
이야~~
살벌했네요.
섭이님은 앞으로 저랑 아는척 안하기요...ㅋ
잘은 모르지만 군대가서 수비에서 공격형으로 바뀌셨다는 말씀같습니다
내무반장으로서 사병권익을 주장하며 좋은일도 많이 하셨네요
이제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온다 해도 풍성한 가을의 추억속에서 살고 계실것 같습니다
예..추억을 먹고 살지요...
군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전무후무할 일을 했다는 생각에
먼산 바라보고 혼자 미소 짓습니다..ㅎ
'가을이 오면' 님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
한 권의 소설로 써도 될 것 같습니다.
뭐 파란만장은 아니고..
운 좋은 팔자로 고요 속 태풍처럼 삽니다.
정운경님의 진진돌이를 추억하며...^^
가을을 좋아 하시니 그러신가 언제나 폭~ 익은 글 맛에 행복합니다 어찌 전달되던 삶의 모습들 중 미성숙 시기의 치기는 세월이 많이 지난 후엔 웃음짓게 하는 요소들이지요 누구나 그시절에 꿈꾸었던 일이기도 하니까요 작은 영웅들.. 가을님 모습이기도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다정한 글 주시니
저는 고저 감사할 뿐입니다
어떤 계기로 갑자기 쓴 제 이야기
이제는 더 쓸 일이 없을 듯..ㅎ
운선님..오늘도 건강한 하루 이어 가소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거듭나심을 감축드립니다. ^^
제가 축구도 모르고 병법은 더욱 모르지만,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것은 알거든요.
어제 최신 개봉 영화 '서울의 봄'을 봤습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임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던 영화,
공격(악)과 수비(선) 양 진영의 긴장 넘치는 대결을 참으로 박진감 넘치게 잘 그려낸 영화, 추천합니다.
황정민과 정우성의 인생 연기를 보고 왔습니다. ^^
ㅎㅎㅎ..
달항아리님 진정한 영화광 인정합니다.
일전..금년 마무리 글이라 말하고
그후 거푸 두개의 글을 올리니 쑥스럽고 그렇습니다.
갑작스런 동기부여로 글 쓰면서 제인생도 조망해 보고...
아무튼
구질구질한 거는
저의 취향 아니기에
이 글 남깁니다.
달항아리님의
복된 하루 기원하면서..이상..^^
네 인생 ~~휴~~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