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성완이에게 편지가 왔어요

나쁜놈;;; 까페에 올리란다;;;; 지금부터는 편지 원문.......... To 아싸 여어 친구들..잘들 지냈나? 열라 오랜만이지? 난 한 1년은 된거 같다..입대한지.. 아아..아직 훈련소 2주차란다. 웬만하면 편지 안쓰려고 했는데 오늘 화생방 훈련을 해서 말이야.. 이런 기상천외한 느낌을 너희도 느껴봐야 되는데..어쨌던 내가 왜 그런 가스를 이런데 와서 마시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가더군..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다들 잘 지내고 있나? 주변에 군대간 애들이 하도 많아서 화생방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궁금하지도 않겠지? 그래도 할 얘기는 그것밖에 없다. 여긴 생각보다 살만한 곳이야....라기보단 이젠 거의 적응이 됐다고나 할까? 특히 밥이 너무 맛있어서 살이 더 찔 것 같다. 젠장~ 그거 빼곤 여긴 정말 있을 곳이 못된다.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어 (형석이였다면 아마 죽어버렸을껄? 하항) 어쨌던 군대는 이런 곳이었다. 내가 왜 왔을까...흑 여기는 정말 하루가 단순하다..일어나서 밥먹고 훈련하고 밥, 훈련, 밥, 잠이 끝이다. 난 식당에서 보급품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지. 맨날 우유, 건빵, 맛스타 등을 200개씩 나눠준다. 거기다 배급 끝나면 하루 세번 설겆이(열라 커 열라 많어)하느라 주부습진 걸렸다. 아아 어법 안맞아.. 니들도 여기오면 작문 실력 현저히 떨어진다 지금 가장 큰 고민은 6주 끝나고 내가 어디로 갈 것인지에 관한 것이지. 일단 25사단(경기도 양주..최전방이지..흐흑!)에 떨어지긴 햇는데.. 보직이 문제야. 지금까지 진짜 많이 불려다녔다. 전산병, 수색대, 신병교육대 조교, 수송계원, 행정병 등등..특히 수색대 선발대상으로 불려갔을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갈대밭 한가운데 발목지뢰 밟고 서 있는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그래서 그건 손들고 나왔다. 하항 그리고 조교!.......이편지 쓰는중에 사무실 불려가서 떨어졌다. 행정병이랑 복수지원은 안된다네. 왠지 이대로 나가다간 다 떨어지고 보병으로 GOP가서 철책근무 설 것 같다. 아아 자꾸 오늘의 화생방이 떠오른다. 생각만해도 오늘의 그건.. 공포다..지옥이다..정말이다. 앞에 있는 조교 패버릴 뻔 했다. 동기들도 같은 생각이랬다........어쨌던 아싸 까페는 거의 폐쇄 직전이겠지? (........;;) 글좀 써라~ 여기서 절실하게 느낀 건 사회에서의 자유로운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 으음 자꾸 쓰다가 불려가고 쓰다가 조교오고 해서 편지에 일관성이 떨어진다. 여기선 절대 10분 이상 자기가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는다. ....하루가 지났다 젠장 너흰 지금 이틀에 걸친 편지를 보고 있다. 2월 22일이다. 학교 다니는 친구는 진혁이랑 준형이 밖에 없군 (옮긴이 주-_- 진혁이는 휴학이어요-_-) 개강 준비 열심히 하고 이번 학기도 잘 다녀라. 형석이는 뭐하고 있냐.. 암울하다. 부탁인데 군대는 오지마라 친구 죽는 꼴 보고싶지 않다. 홍범이랑 동규는 회사 잘 다니고 있냐? 아! 재훈이도... 콱 망해버려서 군대와라. 나만 당할 순 없다. 하항... 농담이고 열심히 다녀서 돈많이 벌어라. 그리고 가장 불쌍한 집종이.. 100일 휴가 나가면 환송회 꼭 해줄께 아하하~ 그전에 실컷 놀아라 재환이랑 상준이..아니 김일병님과 최일병님께선 계속 군복무 잘하고 계시려나? 안부좀 전해드려줘어 ( 아! 선병장님께도..) 아아..이곳 생활도 꽤 익숙하고 어떻게 보면 재미있다.. 특히 재밌는 애들이 많다. 근데 진짜 밖에 나가고 싶다. 306 보충대에서부터 100일 휴가 카운트 하고 있다. 공부도 하고 싶고 책도 보고 싶고, TV도 보고 싶고, 사회에서 하던 모든 행동들이 다 하고 싶다. 흑 시간 없다. 이번엔 마무리 지어야지. 뭐 내가 곧 죽을 것처럼 암울하게 넋두리 했지만, 너무 심각한 것은 아니니 걱정말어라. 그럼 다들 잘 지내셔 2003년 2월 22일 토요일 3번 훈련병 김성완 ps 주소 알려준 아이들은 따로 써 주겠어~ 귀찮으면 못 쓸수도...훗 ps2 는 심의상 삭제-_- 헉헉;;; 그럴 사람은 없겠지만;; 편지 쓰고 싶은 사람 있으면 홍범이에게 연락을 ㅡㅡ/ ============================================ ▷◁ 대구지하철 희생자를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