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번 내뱉은 말은 엎질러진 물과 같아서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워담을 수는 없지만 뱉은 말을 먹어 버리는 사람이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그는 식언을 밥 먹둣 한다'는 말도 있으니 말입니다.
내년 4월 총선이 불과 4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거대 여당과 거데 야당이 모두 신당창당 이야기로 술렁거립니다.
어제는 여당대표가 대표직에서 자진사퇴. 그 전말에는 윤핵관 중 한분이 불출마를 밝히셨지요.
오늘 이야기는 '식언(食言)'입니다.
공자와 같은 시대 같은 땅에서 살았던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왕 애공(哀公)의 일화입니다.
월(越)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계강자와 맹무백이라는 두 대신이 오오(吾梧)란 곳까지 마중을 나와 축하연을 베푸는 자리에서
맹무백이 애공의 수행원 곽중에게 몸이 뚱뚱하다고 놀렸답니다.
이들이 곽중에게 자신을 자주 비방한 일을 알고 있었던 애공이
“그야 말을 많이 먹었으니(食言) 살이 찔 수 밖에 없지 않겠소?”라고 꼬집습니다.
반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잔치의 흥은 그만 깨지고 말았죠.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식언(食言)'이라는 말은 <서경(書經)> '탕서(湯書)'에 나오는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하(夏)나라의 폭군 걸왕(桀王)을 정벌하려는 은(殷)나라 탕왕(湯王)이
군사들 앞에서 맹세한
“내 말을 믿으라, 나는 결코 말을 먹지 않는다”
라고 한 말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주 드물겁니다.
'내로남불'은 애교 수준이고 억지와 궤변은 어그노벨상감이라 하더군요
그래도 그들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도자의 한 마디 말이 천금같이 귀하게 여겨지는 날,
그날이 바로 민주주의의 꽃이 열매맺는 날일 것입니다.
말은 아끼고 가려서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