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유조선 사고에 대한 음모론이 떴습니다.
그럴리야 없는 우연이 겹친 악재라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지만, 막상일을 당하신 어민 입장이라면 약간의 억하심정을 더해
비자금과 부도덕성을 덮기 위해 사고를 고의로 냈다는 약간 억지스런 주장이 나올 정도로
어떤 면에서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좀 석연치 않은 점이 있기는 합니다.
http://www.bobaedream.co.kr/board/data/data_view.php?code=music&No=65236
아래 그림과 아래글은 위 링크의 동영상 중 첫번째 동영상에 출연하시는 어민분의 설명이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만 보세요.
- 배의 함미 방향에서 바람을 받으면 웬만한 강풍에도, 상당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강풍과 파고였다면 바람 방향 아래쪽에 있는 항구에 피항을 하는게 상식입니다.
지도상을 살펴보니 지형이 방파제 및 방풍벽이 되어 바람의 영향을 안받고, 파고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화도쪽이나
안흥항쪽에 피항차 입항하는게 적합해 보입니다만, 인천으로의 회항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좀 관대하게 생각하면 사람이란 집(모항)에서 쉬고 싶은게 인지 상정이고, 여러가지 여건상 이럴 수는 있습니다. :-(
- 이제 부터가 저 어민 분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항해 상식을 벗어나는 미스터리인데...
통상 지도 위쪽(북쪽) 인천항(지도 윗쪽)으로 회항을 하기 위해 선회(차량으로 말하면 U턴)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바람의 방향을 볼때 그림에서의 1번 코스로 배를 돌리는게 더 안전합니다.
이유는 배는 파도를 앞이나 뒤에서 맞는 것 보다, 측면에서 맞는게 훨씬 더 위험해서
(배의 앞뒤가 길고 좌우가 짧은 구조를 생각해 보시면 상식적으로 이해 되실듯)
악천후에서는 될 수 있으면 측면에 파고를 맞지 않으려 하고 바람을 탄 빠른 선회를 취하는게 덜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즉 1번 처럼 선회를 할 경우 바람이 배를 밀어 줘서 원하는 방향으로 재빨리 선회를 할 수 있는 반면, 2번 코스로 선회를 할 경우
바람에 맞서고 저항을 받는 시간이 늘어나 횡파에 오래 노출될 위험이 더 커집니다.
U턴 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위험하기까지 한 방법을 굳이 쓸 필요가 없는게 상식이지요.
만약 정박한 유조선이 1번 코스 선상에 있었다는 이야기는 또 달라집니다.
충돌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유조선의 반대 방향인 2번으로 선회하는게 맞았겠지만
예인선은 바람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정박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유조선이 있어 더 위험해진 2번쪽으로 선회를 했군요.
- 어쨌건 배는 어민분의 주장대로 상식을 벗어난 독창적인 선회를 했고,
유조선이 바다위에 닻을 내리고 있는 2번 코스로 침로를 잡았습니다.
선회는 무사히 완료했지만 파고와 무리한 선회 때문인지 우현 전방에서 끌고 있던 예인선의 예인 케이블이 절단되었고
따라서 왼쪽에서만 잡아당기는 힘을 받고, 바람마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고 있었으니 바지선은 획~ 돌아 오른쪽 아래
풍하방향에 있던 유조선에 충돌하게 됩니다.
여기서 또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예인선은 일반적으로 터구보트(큰배가 항구에 들어오면 끌거나 몸체로 밀어
안전한 계류를 돕는 선박)의 역할을 하기도 해서, 크기에 비해 기동이 예민하고 기관출력도 크며, 선체를 빙 둘어 충분한 방현물
(차로 따지면 두터운 고무 범퍼)을 두르고 있습니다. 보통 그것도 모자라서 타이어와 로프까지 칭칭 감고 다니지요.
어쨌건 케이블 절단 후 선체에 큰 사고 없이 이탈한 오른쪽 예인선이 왜 유조선쪽으로 밀려 내려가는 바지선을 쿠션 좋은
선체로 밀어 충돌이라는 최악의 사고를 막아 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쩝...뭐 상황이 급해 이럴만한 여유가 없었을 수는 충분히 있습니다.)
- VHS 채널 16번은 항상 항해 당직자가 청취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5T 이상 어선은 필수 장착)
즉 세계어디를 가나 공통채널인 16번으로 상대방을 호출해서 다른 번호로 옮겨 의사소통 및 침로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중단거리 무전기입니다.
바다위에 정박(닻을 내리고 있는 상태에서도 항해 당직자와 기관 당직자는 조타실과 기관실을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한
유조선은 규정대로 함교에 항해 당직자가 있었고, 이 당직자가 예인선의 개념없는 턴에 의아함을 가지고 예인선의 항해사
(선장)을 수차례 호출했는데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어민분의 말처럼 이상합니다.
보통 정박해 있는 배의 당직자가 주로 잠을 자거나 농땡이를 부린다고 채널 16번의 호출에 늦게 나오는 경우는 있어도,
항해중인..그것도 악천후 속에서 위험한 항해를 하고 있는 작은 규모의 배인 예인선의 선장님이 안나왔다는게 더 이상하네요.
(자기배가 악천후에 사고라도 당하면 제일 먼저 도움을 줄 수단인 무전기를 가드하지 않다니 ㅡㅡ;)
상식적으로 산에서 조난당할 위기에 있는 사람이 핸드폰을 버리지는 않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