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량대표아적심 (月亮代表我的心) - 등려군
심양공항을 떠나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지만
창밖의 이국적 풍경으로 인하여 지루하지 않았다.
짓는 건지 허는 건지 구분이 잘안되는 붉은 기와의 집들과
길가를 어슬렁거리는 웃통벗은 남자들
끝없이 계속되는 옥수수밭은 이곳이 중국임을 실감나게 하였다.
우리가 탄 버스는 에어컨 시설이 잘되었고 생각보다 실내가 넓어
불편하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클랙숀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4시간이 넘어 통화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발맛사지를 받고 기차를 타고
이도백하로 향했다.
3등칸의 침대가 있는 방을 배정받았는데 3층이라 그런지 머리를 쳐들을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비좁고 너무 더워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
7시간이 걸려 이도백하역에 도착하니 곱상하게 생긴 교포청년이 마중 나와 있었다.
키큰 소나무가 인상적인 이도백하를 지나 백두산 산문 가까운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북파산문으로 향했다.
북파산문으로 가는 길가는 한국에선 볼수 없는 쭉쭉 뻗은 침엽수림과 자작나무 숲이
도열하듯 계속되었다.
산문에서 다시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백두산 온천장까지 가서 여장을 풀고 천지행을
시작하려니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우비를 파는 중국아줌마한테 40원(우리돈 5천원)이나 주고 소형우산을 하나사고
천지까지 갔지만 비를 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온천장을 지나면서 부터 키큰 나무가 보이지 않고 광할한 초원지대가 계속되었다.
가파른 계단길을 지나 드디어 천지 ~운무가 가득하여 한치 앞도 안보였지만 갑자기
안개가 걷히면서 빗속에서도 천지와 맞은편 북한지역의 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동안 사진으로 본 천지보다 더 신비한 모습이었다.
계속 되는 빗줄기로 인하여 기념사진만 찍고 내려와 오후에는 천문봉을 향했다.
그런데 짚차를 타자마자 중국인 기사가 뭐라고 외쳐대는데 알수 없었다.
내릴때 보니 팁을 달래는 소리였다. 험악한 표정으로 윽박지르는 듯하니
일행중 한명이 할수 없이 오천원이나 주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줄필요가 없던 것이었는데 이러한 내용은 가이드가 사전에 알려 주면 좋을 것 같다.
천문봉에 도착하니 한치앞도 보이지 않아 내일 종주등반때 비가 오지 않기를 기대하며 하산했다.
내려올때 운전기사가 하도 차를 빨리 몰길래 “만만디, 슬로우리”를 번갈아 말했더니
알아듣고 천천히 운항을 하여 천만다행이었다.
천문봉을 다내려오니 비가 멈추고 하늘이 거짓말처럼 파래졌다.
천문봉하산후 가이드에게 특별 부탁하여 일정에 없는 지하삼림을 향했다.
내가 백두산행을 결정지은 첫번째 이유는 지하삼림을 보고 싶어서이다.
지하삼림은 달문을 빠져나온 물이 큰 계곡을 이루면서 흐르다가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생긴 지형에 형성된 침엽수림이다.
나는 우리나라 숲중에 월정사 전나무 숲을 제일 사랑하는데
지하삼림의 전나무 숲은 월정사 전나무숲 몇 벽개를 합쳐 놓은 규모이다.
입구에서 땅이 꺼지는 곡저부위까지 1.5km구간은 그야말로 삼림욕의 보고이다.
국내의 여행사들은 시간관계상 지하삼림을 거의 일정에 넣지 않지만
오후 시간을 조금만 단축하면 가능하다.
지하삼림을 마치고 숙소에서 온천욕을 마친후
밖에 나와 보니 선명한 날씨 속에 석양을 받아
백두산 봉우리들이 불게 물들고 있었다.
다음날 두시에 기상하여 백두산 종주를 시작하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백두고원에서 맞이한 밤은 나를 들뜨게 하여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첫댓글 2014년에 당시 근무하던 양주시 교육청에서 선발하는 백두산 연수 대상자에 선정된 일이 있었는데
그때 시아버님의 병세가 위중하시던 터라서,
언제 상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그 연수를 눈물을 머금고 다른 선생님에게 양보했더랬습니다.
그때도 안내 공문에 백두산 접근 경로가 북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정말 좋아하는데
말씀하신 지하삼림, 정말 가보고 싶네요.
저질 체력에 발목까지 말썽에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저 백두산을 내 생전 가 볼 수 있나 생각하면서 그산님의 귀한 글로 대리만족합니다. ^^
1빠 댓글 억수로 환영합니다
백두산은 우리민족의 신령한 산으로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명산이지요
천문봉까지는 짚차로 올라가기에 누구나 가실수 있습니다
천문봉에 올라서면 천지가 대내려다 보이고 북한측 백두산도 모두 조망됩니다
이제는 지하삼림이 많이 알려져 요즘 여행사들은 거의 다간다 합니다
더 나이드시기전에 백두산 천지와 지하삼림 그리고 장백폭포를 가보시기 권해드립니다
귀로에 압록강가에 서서 북한측 주민들의 모습도 보실수 있습니다
잠시후 저는 딸이 자기가 나고 자란 영월에 가고 싶다하여
아내와 딸 딸의 선배 저 넷이서 영월로 출발합니다
풍성한 댓글 감사드리며 행복한 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
정말 가고싶은 곳임니다
반갑습니다. 백두산은 우리민족의 기원이자 영산이기에
해외산행 1순위로 다녀왔습니다 ^^
좋아요
반갑습니다. 김제에 사시는 가 봅니다
앞으로 자주 뵙길 바랍니다 !
제주도도 못 가본 저는
그산 님의 여행 이야기로 대리만족을 합니다.
저는 지병으로 여행은 꿈도 못 꿉니다.
어제 성남시 중원구청 시상식장도 아들차로 갔다왔기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시인님은 장거리 여행이 어려우신가 봅니다
익숙한곳에서 낯설은 곳으로 떠나면 어디든 여행이라 봅니다
청향문학상 수상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백두산 천지 지하 산림 우~ 저런 곳에 서 있어 봐야 하는데 천지는 정말 신비스러운 곳 전 늘 이렇게 공짜 글과 사진으로만 접해도 가슴이 뛰어요 저도 체력 탓에 여행은 엄두도 못냅니다 등려군의 노래 너무 슬픈 이미지의 가수지요 그산님 닥분에 오늘도 행복 충전입니당~^^
언제나 제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팍팍 불어넣어주시는 운선님 감사합니다
삷방에서 회원님들과 공감을 나누고 싶은데 필력은 부족해서
예전에 제가 감동을 받았던 백두산에 다녀온 여행기를 어제에 이어서 두번째 올렸습니다
방금 자유게시판에 오늘 아침일찍 세여인과 충남의 집을 출발하여
다녀온 영월 여행기와 사진도 올려 놨습니다
지하삼림이
그정도로 규모있고 감동을 주나 보군요.
저도 오대산 전나무 숲길 감탄한적 있는데..
그래 오대산 선재길을 다녀와서 소개글도 올리고
그후 여러곳에서 그곳 다녀온 이야기도 듣고 그랬는데
그게 벌써 10년 까까이 묶은 이야기가 됐나봅니다..ㅎㅎ
그나저나
사진작가인줄 알았습니다
오늘은 음악도 제취향이라 특별히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월정사와 선재길 아름드리 전나무 숲은 정말 대대손손 보존해야할
훌륭한 숲입니다. 백두산 지하삼림에서 본 숲은 월정사보다 훨씬 방대했는데
나중에 캐나다 로키에 가보니 몇일을 가도 끝없는 침엽수림이었습니다
백두산원경과 지하삼림 데크길은 여행사 홈피에서 가져왔고
제가 찍은 지하삼림 사진 올려드립니다
백두산 천지가
정말 신비롭네요.
그산님은 산을 좋아하셔서
기억에 남는 풍경이 많을듯요.
반갑습니다. 기억력에 한계가 있기에 산에 가면 사진을 많이 찍고
산행기를 블로그에 작성해 놔서 생각나면 다시 봅니다 ^^
그림으로만 보고 막연하게 꿈꾸는 백두산
뭔복을 타고 나셨기에
저곳을 가셨는지요
가리나무님 반갑습니다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고 저는 어릴때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읽고 세계여행을 꿈꾸며
제일먼저 우리민족의 영산 백두산으로 갔고 시리즈로 세번째까지 올렸습니다.
내일은 고구려유적지와 압록강가에 배타고 가서 북한땅을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