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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서운암 들판의 들꽃들은 올해도 피고 있었다. 세상사 한 치 눈앞을 짐작할 수 없어도 자연의 섭리는 이렇듯 어김이 없다.지난 22일과 23일에 열린 '제5회 서운암 들꽃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지금도 서운암 들판은 날마다 꽃잔치를 벌이고 있다.
▲ 들꽃들이 꽃잔치를 벌이고 있는 서운암 들녘.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마침 봄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제5회 서운암 들꽃축제'가 막을 연 22일, 함초롬히 봄비를 머금고 있는 우리 들꽃들의 자태는 정겹기 그지없었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거려 '누가 들꽃축제 나들이를 할까' 걱정했던 것은 공연한 기우였다.
▲ 서운암 들녘의 들꽃들. 위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금낭화, 앵초, 양지꽃, 솜방망이, 하늘매발톱, 조팝나무.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형형색색의 우산을 받쳐 든 상춘객들은 샛노란 쪽풀을 비롯해 할미꽃, 매발톱꽃, 금낭화, 창포 등 나지막한 들꽃동산에 피어있는 봄꽃들과 눈맞춤을 하기 바빴다. 해마다 '사람의 꽃, 인연의 꽃'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서운암 들꽃축제'는 서운암 주지 성파스님이 주축이 된 '서운암들꽃회'가 서운암 경내에 조성한 5천여 평의 야생화 단지 1백여 종 수만 포기의 봄 들꽃들이 눈을 뜨고 꽃잎을 벌이는 때에 맞춰 이들 야생화를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로, 지난 2002년에 첫 꽃잔치를 벌인 뒤로 올해로 다섯 번째 봄을 열었다. 누군가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하고, 어떤 이는 꽃이 사람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서운암 들꽃잔치는 사람도 꽃도 하나일 뿐, 모두가 더불어 아름다운 세상임을 말없이 가르치고 있었다.
들판은 울긋불긋 … 상춘객은 싱글벙글
▲ 부부춤꾼이 자아내고 있는 ‘양산학춤’의 춤사위.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이번 들꽃잔치는 첫날인 22일 오전, 부처와 옛 대덕고승들에게 차를 바치는 헌공다례에 이은 11시 개막법회로 막을 열었다. 서운암 주지 성파스님의 법문으로 시작한 개막법회는 불교연합합창단의 의식가와 축가연주, 불자가수 아정의 찬불가, 양산문화원 양산전통예술보존회의 양반춤공연으로 이어졌다. 오후에는 한국야생화연구소장 김태정 박사와의 대화에 이어 부산시조시인협회와 부산시조문학회, 부산여류시조문학회가 함께 펼친 시조공연을 했다.
비가 걷혀 활짝 갠 23일엔 이른 아침부터 상춘객들이 모여들어 봄동산의 들꽃들이 보여주는 강인한 생명력을 만끽했다. 이날은 오후 2시부터 국악협회 양산지부와 양산제일고 풍물동아리 '두름손'이 함께 판을 벌인 대북놀이와 최찬수ㆍ김순임 부부의 양산학춤 공연이 축제의 흥을 돋운 다음, 오후 3시에는 천연염색 우리옷 패션쇼가 펼쳐져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조월스님의 탄공금이 빚어내는 신묘한 가락이 산야 가득히 울려 퍼지면서 이틀간의 꽃잔치는 문을 닫았다. 폐막 뒤에도 국악협회 양산지부 회원들의 신명난 풍물 뒤풀이가 참가자들 모두의 어깨를 들썩이게 해 예년보다 짧게 끝난 축제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축제 기간 중에는 들꽃시화전과 웰빙음료와 우리음식 전시회, 천연염색 체험, 들차시음회 등도 함께 열렸는데, 축제의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들꽃시화전은 30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 천연염색 우리옷 패션쇼.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 부부춤꾼이 자아내고 있는 ‘양산학춤’의 춤사위.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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