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느정도 정신적인 충격에서도 많이 벗어나 있었고 또 마음도 이제껏보단 많이 비워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다시 예전의 명랑함을 어느정도 회복하고 오늘의 일정에 대해 후배놈과 이것저것 상의하기 시작했다.
어제밤 픽업실패와 또 파타야의 그 지독한 한산함(-_-)이 도저히 하루를 더 연장하도록 허락하지 않았고, 이전에 파타야에서 만난 '폼'이라는 친구와의 연락도 불가능한 상태였으므로 우리는 별 미련없이 다시 방콕으로 가는데 동의하고 체크아웃을 마친 뒤 방콕으로 가는 에어콘 버스에 다시 몸을 실었다.
방콕으로 향하면서 나는 내내 오늘 [그녀]에게 연락할까 말까의 양자선택의 기로에서 고심하고 있었다. 후배놈은 연신 아무생각 없이(-_-) 오늘 가자마자 연락하라고 날 다그쳤지만 이미 [그녀]를 앞으로 어떻게 대할 것인지 마음 속으로 대강은 정해버린 나는 오늘 저녁 스케줄을 그동안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팟퐁의 [타니야] 일본인 클럽에 대해 막연한 계획을 잡고, 며칠 동안 나랑 함께 다니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눈이 높아져버린, 그래서 내내 '좀 하얀 피부 없나'며 수질을 원망하던 후배녀석의 입을 닥치게(-_-) 만들 요량으로 그 계획을 점점 구체화 시켜가고 있었다.
버스는 방콕으로 달리고, 도착하자 마자 트래픽잼을 염려한 우리는 배가 고픈 것도 잊고 곧바로 스쿰윗행 택시를 잡아 스쿰윗에 이동, 다시 킹앤아이에 들러 이번엔 그랜드 프레지던트 2베드룸을 이틀 앤드 하프데이(하프데이 차지라고 체크아웃 시간을 연장시에 요금을 조금 더 무는 제도)로 계산한 뒤 온김에 항공권 예약도 일정에 맞게 고정시키고저 유이사님께 문의드리니, 항공권을 보시고는 여기서 해주시겠다고 하여 항공권 예약변경을 대신 부탁드리고 볼 일을 본 후 옆 옆 한식당으로 이동해서 삼겹살에 냉면을 시켜먹는데..으읔..그 황홀한 맛이란.. ^^;;;
점심을 먹고 그랜드 프레지던트로 이동(소이 11 앰베서더 바로 옆 건물)하여 체크인을 부탁하니 프론트에 있는 여자스탭이 정말 기이할 정도로 작년 겨울에 소개받아 잠시 작업하다 만(-_-) 아가씨랑 닮았는데, 이런 기이한 경험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내 후배놈 역시 여러번 겪은 일이었다.
지구상에서 정말로 저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거구나..그것도 다른 나라에서..
물끄러미 그런 그녀를 훔쳐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그녀 이것 저것 확인해보더니 뭔가 문제가 생긴 듯, 나의 양해를 구한다.
이유인즉슨, 내가 바우처를 받아간 다이아몬드 2베드룸이 예약상의 착오로 인하여 다른 일본인(이 씨바 또 쪽바리인가 제기랄!!)과 중복이 되어 내가 후순위로 그것도 간발의 시간차이로 밀려나서 2베드룸을 내어줄 수 없다는 이유였는데..
그러면서 다른 수페리어 원룸 두개인가..그걸 죄송하다는 뜻으로 세임 레잇, 컨디션으로 준다고 말하는데 어떤 분은 이게 웬 재수냐~하실 지도 모르겠으나 필자에겐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어떤 급박한 사정이 있었고 그래서 굳이 각방사용이 불가하여 2 베드룸을 고집한 것이었다.
하여 그럼 킹앤아이에 전화해보고 다시 날 바꿔주던지 해봐라..하니 알았다며 킹앤아이에 전화해 보고나서 날 안바꿔주고(-_-) 그냥 계속 안된다며 양해를 구하는데..
갑자기 또 화가 벌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가까스로 누르며 그 여자와 어느새 곁에 다가온 남자직원(매니저인듯)에게 나의 사정을 차분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봐..돈이 문제가 아니야..나에겐 그 방을 써야하는 어떤 분명한 이유가 있어..어쩌고 저쩌고..생략"
그렇게 차분히 설명하니 이것들이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서 "앗 정말 죄송합니다 몰랐어요"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원래 바우처 받은 대로 해주겠다고 한다. 그 손님에게는 지들이 양해를 구하겠다고 말하면서..
진작에 그럴것이지 제기랄, 또 괜히 잠깐 기분만 잡쳤네.
하여 배정받은 다이아몬드 2베드룸에 들어가니(타워 2) 역시 알던대로 양 베드룸의 크기가 거의 비슷하며 하나는 더블, 하나는 트윈베드인데 이건 이동이 되니 붙이면 훌륭한 밤일(-_-)용 더블베드로 변신한다. ^^;
이곳은 로열보다 약간 비싸지만(700밧 정도 비쌈) 구조가 좋고 방의 편차가 없다는 장점이 있는데, 분위기와 안락함은 어째 로열플레지던트보다는 조금 못한 느낌이 든다. 분명 시설면은 우위에 있지만.
내가 이용한 다이아몬드 2베드룸은 문의결과 총 7개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같은 비수기에도 이 방을 이용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우니 혹 이 방을 사용할 예정이신 분은 미리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랜드 프레지던트에 짐을 풀어놓고 씨암스퀘어나 가볼까 하다가 이런 곳 이용하면서 제대로 편의시설(풀이나 스파, 사우나 헬스클럽 등)을 이용해 본 적도 없고 해서 수영복 가지고 간 김에 수영이나 하러 가기로 했다.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니 조그맣고 아담한 풀이 있는데, 그럭저럭 괜찮다 -_-;
일본놈 혼자 물장구치고 놀고있던데.. -_-; 후배놈이랑 수영하고 좀 놀다가 그 뭐냐 비치에서 선탠할 때 쓰는 눕는 의자(정확한 명칭을 몰라서-_-)에 누워 잠깐 숨을 돌리고 있으니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게 정말로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잠시의 달콤한 단잠에 빠져들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후배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고, 상쾌한 기분으로 많이 돌아온 나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방으로 돌아간 뒤 잠시 휴식을 취하다 또 슬슬 해가 질 무렵 작업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숙소를 나왔다.
점심의 풍족한 식사덕택으로 따로 저녁을 먹지않아도 될만큼 별로 허기를 느끼지 못하였고 또 오늘은 비교적 일찍 타니야에 도착하여 초이스를 마친 뒤 룸에서 2~3시간 가량 놀다가 숙소로 컴백하여 토킹어바웃 후 응응응..의 수순을 생각하니 대충 시간이 맞아 떨어진다.
타니야로 택시를 타고 향했다. 타니야에 도착하니 약 8시경, 거리에 역시 사람이 별로 없고 한산한데 일본인들의 거리답게 호객하는 사람들이나 부르는 아가씨들이나 전부 일본어 일색이다 -_-;
이런 모습에 후배놈 기가 죽었는지 아니면 바가지의 위험에 쫄았는지 여튼 나보고 그냥 다른 만만한 고고바(-_-)엘 가자고 성화인데, 이미 독이 오를대로 오른 나는 닥치라고 해놓고(-_-) 그깟 돈 바가지 써봤자 얼마나 쓰겠냐? 태국인데..라며 니 눈깔도 좀 높여 놓을 필요도 있고 해서 무조건 이 형님 따라오라며 다소 기가 꺾인 내 후배놈을 데리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아무데나(-_-) 그렇게 결국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니 엘레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이동, 웨이터가 우리를 룸으로 안내한 후 잠시 후 마마상이 들어오는데 상당히 인상이 좋다.
짧은 일본어로 "내가 일어가 좀 딸리는데, 괜찮으냐?"라고 했더니 영어로 "노 프라블름~"이라고 외친다. -_-;
그러면서 메뉴판 보여줄까?라고 하는데 고개 끄덕여 줬더니 술값만 적힌 메뉴판 따로, 그리고 안주만 따로 적힌 메뉴판 따로 보는데, 이곳은 짐작처럼 그렇게 바가지가 존재하는 곳은 아닌 듯 싶다.
우선 술값은 대충 거의 다 2000천밧 수준인데, 나는 그냥 발렌타인 12년으로 시키고 안주는 뭐 시킬까 졸라 고민하다가 그냥 과일안주 하나 달라고 말하니 알았다고 한 뒤 잠시 후 다시 들어와서 아가씨 초이스하라고 하는데, 으읔..이거 룸에 직접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나보고 복도 쭉 걸어가면서 맘에 드는 아가씨 초이스하란다.
-_-;
하여 잠깐 밖을 나가니 복도 양옆으로 도열한 선수들이 약 30명가량 쭈욱~ 서있는데 내가 나가자마자 '이랏사이마세~' '도조~요로시끄 오네가이시마스~' 어쩌고 저쩌고 일본어로 외치는 데 순간 얼굴이 화끈화끈..
이런 장면에 필자는 아직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내공부족의 초보임을 내 이 지면을 빌어 또 고백하는 바이다..
-_-;;;
이 푸잉들 역시 길이나 고고바, 및 노천바에서 보는 수준의 푸잉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대체로 피부가 희며 얼핏보아도 상당히 수질이 양호하다.
그러나 이쁘고 도도한 스타일을, 더구나 이런 술집에서라면 더욱 그렇듯이 혐오해 마지않는 필자의 근성상 어떤 술집이든 술집년은 술집년이다라는 신념은 그다지 필이 오는 여인네를 초이스하기를 망서리게 만들었다.
아니, 더 정확한 문제는 도무지 얼굴을 뻔뻔하게 하나씩 요모조모로 살피며 쳐다볼 수 없더라 그거다.
다들 눈 마주치려고 오만 시네루를 다 주는데, 그 시선도 너무 부담스럽고, 상황도 뻘줌하기 이를데 없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어느새 우리의 후배놈은 지스탈(-_-) 푸잉을 하나 선택하고 있다.
나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개를 약간 숙인채, 나를 향해 집요하게 날아드는 그녀들의 뜨거운 시네루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다가 문득, 보니 키가 상당히 늘씬하고 얼굴을 보니 꼭 우리나라의 탤런트 이유진 처럼 생겼다 -_-;
그리고 약간 고개를 숙이고 수줍은 미소를 날리는 모습이 조금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귀여워 보이기도 해서 그냥 그 앞을 지나치는 척 하면서 살며시 그녀의 손목을 잡아 내 룸으로 잡아끈다.
순간, 장내에는 아쉬운 탄성들이.. -_-;;;
방으로 돌아와 그녀들을 앉혀놓고 잠깐의 호구조사를 한다. 웨이터가 들어와서 테이블 셋팅을 마치고 일을 거의 끝내가길래 팁으로 100밧인가 200밧인가를 쥐어주고 나서 다시 본격적인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_-;
내 파트너는 J, 후배놈의 파트너는 A라는 이니셜을 가진 영어명의 닉네임을 쓰는 아해들인데, 내 파트너는 이거 회화수준이 형편없다 -_-;
반면 내 후배놈 파트너는 영어구사도 수준급, 게다가 일어도 수준급이길래 너 어디서 그렇게 회화를 배웠냐? 라고 물어보니 영어는 하이스쿨 때, 일어는 따로 학원에 나가 수강했단다.
좀 이야기를 해보니 이친구가 상당히 일한 경력도 오래되고(1년, 내 파트너는 3개월-_-)해서 어쩐지 오늘 2차가 좀 힘들겠거니..하고 생각하는데 나의 이런 예리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해서 내 후배놈은 여기서 또 한 번의 뺀찌를 경험하게 된다. -_-;
우선, 조금 작업할 요량으로 이것저것 칭찬도 좀 늘어놓고 또 내 후배놈이 통역을 좀 해달라고 해서 후배놈 말대로 '니가 내 후배놈 첫사랑이랑 너무 닮았다'라는 내가 봐두 뻐꾸기가 뻔한 말을 그대로 전달하니, 이 친구 그대로 콧방귀를 뀌면서 '난 남자가 하는 말은 절대 안믿는다. 그리고 너네 둘, 딱 봤을 때 벌써 버터플라이의 냄새가 풍긴다. 거짓말하지 마라' 뭐 그렇게 바로 초를 치고 나오는데 순간, 얼떨떨했다.
-_-;;
그래서 내가 바로, '그래 니 말이 맞다. 세상 남자 믿을 놈 하나도 없지, 세계 어디나 남자는 다 똑같은 동물이거든? 근데 말야..네가 믿건 말건 네가 내 후배놈 스타일이란 건 분명한 사실이야. 안그럼 왜 내 후배가 널 선택했겠냐?'라고 이야기해주니 어쩔 수 없이 감사하다는 말을 하긴 하는데.. -_-;;
이거 중간에서 통역만 하다 자칫 내 파트너에게 소홀할 수 있으므로 나는 다시 한 쪽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고 이번엔 태국 뻐꾸기로 그녀에게 '나 락~' '이름이 뭐니?' '나이가 어케돼?' 등등을 날려주니 활짝 웃으며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는데, 내가 비록 아는 태국어 수준이 짧기는 해도 뻐꾸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상대에게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순간을 다시 한번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내 파트너 J 약간은 촌스러운 분위기가 풍기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점이 더욱 마음에 든다. 짧은 영어단어와 태국어를 섞어쓰면서 너는 왜 그렇게 영어도 할 줄 모르고 더구나 이런 일본인 클럽에서 당연한 일본어도 못하니? 라고 장난스럽게 물었더니..배울 기회가 없어서 그랬단다 -_-;
가끔씩 장난스럽게 그녀의 팔을 살짝 꼬집어도 보고 슬쩍 허리에 손도 둘러보고 하니 J, 싫지않은 듯 귀엽게 웃으며 저도 내 팔을 꼬집고 뭐 똑같은 장난을 거는데 나는 이미 그 때부터 오늘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_-;
내가 후배놈 파트너인 A와 종종 후배놈의 통역을 위해서 일본어랑 영어를 섞어가며 이야기하니, A가 다소 의아해하며 '너네 둘 일본인 아니니?'라고 묻길래, 당연히 '아니지~우린 한국에서 왔어'라고 말하니 그 순간, A의 얼굴에 드리워지는 약간의 수심어린 표정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A에게 '혹시 여기도 한국인에 대한 소문이 좋지않니?'라고 물었더니 A, 극구 아니라고 멘트를 날리긴 하는데 인상은 정반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싫지만 또 그렇게 변명을 하게 되었다.
나: "한국인의 소문이 좋지 않다는 거..나도 잘 알고있어..하지만 너네 들도 알다시피 모든 한국인이 다 그런 건 아니야, 어떤 한국인들은 정말로 여자를 위할 줄도 알고 행복하게 해 줄 줄도 아는 사람들이야."
A: '...'
하여, 잠시 심각한 분위기를 접고 노래나 한판 때릴려고 하는데 오로지 메뉴판에 있는 노래는 엔카(일본의 대중가요)와 올드팝, 그리고 태국노래 3종류 밖에 없다.
그래서 뭐 여긴 한국사람이 잘 오지않나봐?라고 물으니 가끔씩 오긴 온다는데 그렇게 흔하지는 않는 것 같고, 주로 태국어가 유창한 현지체류 한국인이나 뭐 그런 사람들이 온단다.
이 A란 푸잉, 한번 도끼질에 쉽사리 넘어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내 후배놈은 정말로 그녀를 마음에 들어했지만, 그녀는 적어도 3~4번 정도 공을 들여야 한번 줄까말까한(-_-) 스타일의, 즉 그 방면에서는 나름대로 프로적인 처세술을 익힌 내공의 소유자였고 나와 후배놈은 아직까지는 그래도 마음 속의 초조함을 얼굴에 표시하지 않은 채 유유자적한 표정으로 그런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반면 내 파트너 J는 뭐 내가 요구하면 어떤 것도(-_-) 들어줄 인상이다. 내가 한국인이란 거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이며 시종 중간에 A와 J가 서로 태국어로 얘기하는 도중에 유독 '로맨틱'이란 말만 태국어가 아닌 영어 자체로 사용하던데, 앞 뒤 정황상 추론해볼 때 이 J라는 푸잉은 나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또 가끔씩 내가 '아라이 너?(what?)'이란 말로 되물으면 그렇게 즐거워하며 좋아할 수가 없는데, 나는 내 표현의 한계를 줄곧 탓하면서도 인간이 서로 꼭 말이 통해야만 즐거울 수 있는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묘한 커뮤니케이션의 역설을 체험하고 있었다.
아는 노래라고 해봐야 일본엔카 한개와 올드 팝 몇개 뿐이여서 한국처럼 신나게 마이크 잡고 붕붕거리며 놀 수는 없었지만, 잔잔한 음률에 서린 나의 호소력 짙은(죄송합니다 제가 한노래 합니다 흠흠..-_-;) 노래를 들려주니, J는 더욱 내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아하핫 일부러 졸라 매너있는 척 하고 앉아있지만 속은 신난다.. 불 붙었다.
^^;;
반면 진땀을 흘리며 거의 초딩수준의 영어로 겨우겨우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내 후배놈과 A는 이게 무슨 심각한 분위기인지, 여튼 이건 꼭 서울 모 단란이나 룸에서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들은바대로, 이곳 푸잉들은 술을 권하기 전까진(사실 권해도 잘 안마신다. -_-) 절대로 입에 대지 않으며, 그저 소다수나 음료수 정도만 홀짝거리는데, 울나라 처럼 지가 먼저 알아서 안주 다 비우고 추가안주 추가하는 막되먹은 짓거리도 절대 없고, 꼭 시중들 때 옆에 무릎꿇고 앉아서(마마상도 마찬가지 -_-) 드는데 오히려 이거 내가 더 미안할 정도였다.
배도 고프지 않고 더구나 술도 잘 못하는 처지의 우리들이었기에 술과 안주는 거의 고스란히 테이블에 남겨두고 왔고 나중에 키핑확인까지 시켜주던데, 이게 키핑기간이 얼마나 길지는 알 수 없으나 다음 태국방문시엔 무조건 다시 오리라는 결심을 하게 할만큼 편하고 즐거운 분위기였다.
아가씨들 수준도 괜찮고..뭐 한국에서처럼 더티하게 놀기는 좀 그랬지만..눈치본다고..
-_-;;
노래 몇곡조가 끝나고 굳이 싫다고 빼는 내 파트너에게 태국노래책 얹어주며 태국 노래 한곡 청하니 한곡 하는데 그 부드럽고 낮은 음성과 잔잔한 선율이 문득 [그녀]를 또 떠올리게 한다. 으읔..
나도 모르게 J의 손을 힘있게 잡았다. 영문을 모르는 J는 자신도 나의 손을 꾹 잡아준다.
J의 노래가 끝나고 이번엔 A가 일본노래를 하는데, 오호..노래실력은 A가 더 수준급이다. 일본어 능력도 상당하다.
그렇게 몇 곡조의 노래가 끝나고 다시 얼마간의 토킹어바웃, 나와 J는 거의 깊고 심도있는 대화는 불가능했으므로 주로 손가락으로 장난치고 놀았다. J 역시 나보고 버터플라이란다 제길. -_-;
문득 시계를 쳐다보니 2시간이 거의 다 되었길래, 드뎌 쇼부를 치기로 하고 J의 귀를 살짝 끌어당겨 귓속말로 "나랑 지금 나갈래?" 그랬더니 수줍은 미소를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흐뭇..졸라 귀엽다.
속으로 엉큼한 미소를 흘리고 있는 나..'성공이다'
이번엔 후배놈이 문제인데, 물론 후배놈은 A와 함께 나가기를 원했지만, 내가 A의 의사를 물어보니 역시 예상대로 다른 핑계를 대며 오늘은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문득, '내일은 되냐?'라고 물었더니 눈이 똥그래지면서 '니들 내일도 올거니?'라고 묻길래, '어쩌면..'이라는 다소 여운이 남는 말로 마무리했더니, 잠시 말을 아끼다가 내일도 좀 곤란할 것 같다는 대답을 한다. 허걱.
'으..이년 왜이리 도도한 척 하는거야..술집년 주제에..'
-_-;
하여 잠시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나와 후배놈 동시에) 그녀가 2차 나갈 수 있는 다른 여자 체인지하면 된다고 걱정말라고 하는데 그 사실이야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이 '뺀찌'라는 게 상당히 남자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데 효과가 큰 법이다.
그래서 알았다라고 말해놓은 뒤, 잠깐 밖으로 나와서 마마상에게 물어보니 '문제 없다'며 2차되는 아가씨로 바꿔준다는데, 이미 더 이상 술을 마실 이유도 없었고 해서 일단 계산서 가져다 달라고 말한 뒤 다시 방에 들어왔다.
방에 들어오니 후배놈 기운을 상실한 듯, 여자 생각 없단다(잠시후 바뀐다..개쉑-_-)
그래서, 그냥 내 파트너만 데리고 나가기로 하고 계산서를 보니 2시간 동안 술값에 아가씨 시간당 500밧 2시간씩 해서 두명이니 2천밧에 바파인 1천밧인가 5백밧인가 그거에 나머지 안주값이랑 셋팅비인가 뭐 대충 그렇게 합하니 약 6천밧정도 나오던데 졸라 경쟁력있다.(한화 약 18만원)
(바가지를 안썼다고 생각하는데..다른 분들은 어떨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 그냥 그곳을 나오기로 하고 내 파트너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새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J, 아까 룸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풍긴다. 키를 물어보니 173이란다 허걱..-_-;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뭘 좀 마시거나 먹겠느냐?(마침 냉장고에 음료수 사다 넣는 걸 깜빡했으므로..-_-)라고 물어보니 괜찮다며 다이어트 중이란다. 그래서 내가 배를 쓰다듬어 주며 '너 지금도 충분히 날씬하고 슬림하니 괜찮다'라고 해주니 살며시 웃음짓는데..
이게 태국걸들의 프로적 모습일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상대적으로 비교대상을 한국에 놓고보니 이런 태국걸들의 약간 수동적이고 다소곳한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손님의 의사를 선순위로 배려하는, 그래서 오히려 나같은 놈에겐 그 자체가 더 부담스러운 그런 자세..
호텔에 도착하니 시간이 약 11시경, 아직은 좀 이른 시간이다. 의외로 이 친구가 그랜드 프레지던트 위치를 잘 몰라서 택시 타고 조금 헤메다가 찾아갔는데 방에 들어가자 마자 충격받은 후배놈이 그냥 혼자 방에 들어가려고 하니, J가 갑자기 지 근사한 친구 불러준다며 전화를 하는데 후배놈 별 제지없이 말리지 않는다(씹새..그럼 그렇지..-_-)
J와 함께 생활하는 친구이고 같은 곳에서 일하는 친구인데 처음엔 이 친구가 다른 곳에서 일하는 친구인 줄 알고 잠시 헷갈리다가..나중에 마마상 전화받고 그 뭐냐..바파인인가 뭔가 하는 이야기같은데 도통 마마상이 바파인, 페이바라고 말을 해줘도 알아듣지 못하는 걸 보니 이 타니야 클럽에선 뭔가 테이크아웃 비용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여 대충 생각을 정리하고 내용을 분석해본 바, 아까 업소 나올때 아가씨에게 직접 주는 팁의 범위(숏 2500~3000 롱 3000~5000밧 아가씨와 네고하기 바람)에 대한 설명과 업소에 지불하는 테이크아웃 비용에 대한 부연설명을 그 마마상은 열라게 나에게 설명하고 있던 것이었다. 원래 테이크아웃 비용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내가 자꾸 이해를 못하고 되묻자 이 마마상이 내가 가격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오인하는지 550밧에 해주겠다고 하는데, 제길 이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뭐 어쨌든 OK로 전화를 마무리했다.
친구를 기다리는 도중에 할 수 없이 좀 전의 전화내용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싫었지만 [비용]에 대한 부분을 J가 설명해주었는데, 숏타임일 경우 2500(다른 곳보다 조금 쎄넹..-_-) 롱타임의 경우 3500 + 바파인 550(J 말고 새로오는 친구)을 글로 적어주며 원하는 바대로 나중에 550바파인을 더해서 주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내가 살짝 웃으며, '넌 뭐로 할래?'라고 물으니 실실 쪼개며 쉽게 답을 하지 못하길래 '니가 원하는 거 그대로 따를께 편한대로 해..'그래놓고 친구를 기다렸다.
약 1시간 후 그녀의 친구 C가 등장하는데 으으읔..이런..
내 스타일의 여자가 도착한 것이었다. 컥..-_-;
작고 아담하고, 귀엽고, 활달한데다가 흰피부에..시원한 마스크..
(근데 막상 후배놈은 첨엔 맘에 들어하는 것 같더니 나중엔 별로라네..내가 보기엔 아까 A보다 이 친구가 훨씬 괜찮은 거 같은데..)
하여 새로이 도착한 C를 반갑게 맞이하고 곧바로 방에 입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지르고 싶지 않았기에 거의 뜻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몇마디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니 이 친구들 흥이 나는지 웃음소리도 크고 제스추어도 내가 전에 보아왔던 태국녀들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마구 장난을 걸기도 하고, 또 미처 실수로 냉장고를 비워놓는 실수를 해서 먹을 거라고는 와인 먹다 남은 거(-_-) 밖에 없었는데 이걸 조금씩 따라주자 첨엔 조금씩 먹더니 나중엔 지들이 다 먹어 버린다. ^^;;
C는 와인을 무척 좋아한다고, 어쨌든 니가 좋아하고 J 역시 좋아하니 나도 좋다. 뭐 그런 의미의 말을 건네고 가지고 간 폴라로이드로 기념촬영을 하려고 하니 얘들이 좀 놀래하길래(이유는 아시죠?) 걱정마라며 너네 둘에게 선물로 주려고 그런다라고 했더니 즐거운 마음으로 응한다.
C는 물어보니 치앙마이 출신이라고 하던데..피부도 정말 하얗고, 아담한데다가 한국인이 딱 좋아할 인상이다. 아까는 너 도대체 어디있었어?라고 물었더니 아까 분명히 자기는 복도에 서 있었단다.. 미처 얼굴 맞추기 뻘쭘해서 내가 보지 못한 것이었다.
아하하..J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그렇다고 티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고, 여튼 즐거운 마음으로 간단한 술파티를 마무리하고 각방에 들었다.
샤워를 마치고 돌아 누워있는 J,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얘네들 피부색 떠나서 그 촉감만은 정말 끝내준다. 조금씩 조금씩 간지럽히며 그녀의 체온을 높여가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그런데..
도대체 여기서 하나의 알 수 없는 의문이 떠오르는 것이, 내가 만난 태국녀들은 왜 그리 침대에서 무슨 갓 결혼한 새색시마냥 그렇게 다들 부끄러워하는 것일까? 들은 바로는 태국의 프로선수들은 정말로 뛰어난 방중술로 상대를 넉아웃 시키는 데 선수들이라는데..
-_-;;
나도 좀 그런 선수를 만났으면 좋겠다. 제길, 한수 배우게..
조금씩 간지럽히며, 그녀가 허리아래로 두른 타올을 벗겨내고(30분 걸림 -_-) 약간 정신적으로 지친 나는 에잉, 그냥 자버릴까하는 심정으로 그녀를 뒤로부터 살짝 껴안았는데..
갑자기 내 쪽으로 돌아눕는 J, 부끄러운지 눈을 쉽게 맞추지 못한다.
그녀의 이마와 뺨과 콧잔등에 살며시 키스를 해주고..가슴도 살짝 건드려주고, 뭐 사실 애무라고 해봤자 별 거 한 것도 없이 그냥 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럽히고 한 정도밖에 없는데, 문득 손을 아래에 대어보니 이..이런..
그렇게 물 많이 나오는 태국녀 처음봤다. -_-;;;;
침대 시트가 흥건히..그리고 물 나올 때 나는 그 특유의 냄새..케엑. -_-;
(역겨웠다는 의미가 아니다)
해서 갑자기 내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손은 준비한 콘돔 껍데기를 어느새 찢고 있었고..
준비를 끝낸 나는, 가벼운 시도로 그녀를 향해 미끄러져 들어간다. 벌써 흥건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샘에서는 줄곧 맑은 국물(-_-)이 흘러나오고..
서서히 속도를 높여나간다. 질끈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입에선 낮은 탄식어린 신음이 새어나온다. 머리 속에 갑자기 J가 아닌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아, 갑자기 내 입에서도 낮은 탄식이 새어나온다.
알 수 없는 안타까움과 그리움으로 나는 그녀의 육체를 마구 유린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길고 달콤한 혀가 내 혀와 얽히고, 그녀의 혀가 내 귀를, 목덜미를 축축하게 적시기 시작한다.
그녀의 까무잡잡한 피부가 어둠 속에서 광채를 발하듯 내 시선 하나하나를 묶어두고..
그건 피부색을 떠나 이미 충분하게 눈부신 광경이었다.
아름다운 여자의 나신. 그 위에 부서지는 밤의 장막, 그리고 한 마리의 수컷.
격정의 몸부림이 끝나고 그녀와 나는 뒷 처리를 마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눕는다.
그녀는 가끔씩 돌아누웠다를 반복하며 내 얼굴에 가볍게 키스하기도 하고, 장난스럽게 내 몸을 터치하기도 한다.
약간 촌스럽게 생긴 그녀의 얼굴이 이상하게 포근하다. 그녀의 얼굴을 내 가슴께로 끌어당겨본다. 살포시 가슴에 닿이는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과 따뜻한 입김..
하지만 공허하다 모든 것이, 난 왜 섹스만을 위해 이 태국땅까지 와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든 달성하고 난 뒤 머리 속에 느껴야 할 행복감 대신 이런 알 수 없는 허전함과 비애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순박한 얼굴을 쓰다듬어 본다. 그녀의 눈이 나를 바라본다. 슬픈 표정으로 그녀의 눈동자를 쳐다본다. 이방인에 대한 낯선 호기심과 한 사내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 섞인 그녀의 복잡한 눈빛은 자꾸만 [그녀]를 떠올리게 만든다.
질끈 눈을 감아버리고 그녀를 내 품으로 다시 끌어당긴다. 그녀의 몸에는 아직도 약간의 미열이 남아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불을 들어 다시 그녀를 잘 감싸서 덮어준다.
코 끝에 어른거리는 J의 향기가 점차로 아련해질 무렵, 나는 꿈 속에서 [그녀]가 날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런 꿈을 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