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성산
덕천리 지리를 잘 모르는 기사분이 네비게이션도 안된다며 외려 나에게 길을 묻다 엉뚱한 곳에서 내려줘 30여분을 걸어 목적지인 청명초교를 찾아가니 시작부터 진이 빠진다.
구이농협 덕천지점 왼쪽으로 들어가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뚜렷한 산길 따라 묘지들을 연신 지나서 송전탑을 만나고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간다.
새벽부터 땀에 흠뻑 젖어 나지막한 금성산(x328.7m)으로 올라가면 정상석은 없이 '구이둘레길' 안내판만 서있고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완주의 뭇 산봉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한적하고 깨끗한 산책길을 지나 공터에 삼각점(전주473/1996재설)이 놓여있는 소용봉(270.3m)을 보고 돌아와 각시붓꽃들이 도처에 환하게 피어있는 능선을 부지런히 따라간다.
덕천사의 불경소리를 들으며 임도에 플래카드들이 걸려있는 소용재를 건너고 흔치않게 철쭉으로 치장한 묘지대로 올라가니 심한 황사 속에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흐릿하게 펼쳐지고 맞은편으로 경각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이 모습을 보인다.
▲ 금성산 정상
▲ 소옹봉 정상
▲ 소용재
▲ 묘지
▲ 묘지대에서 바라본 고덕산
▲ 묘지대에서 바라본, 경각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 고덕산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가파른 산길을 지나 힘겹게 작은 정상석이 서있는 학산(360m)을 넘고 뚝 떨어져 고목들 사이로 정자 한 채가 서있는 보광재로 내려가 벤치에 앉아 땀을 닦으며 막걸리 한 컵 마시다가 유행가를 크게 틀고 올라오는 노인네가 짜증나 바로 일어난다.
주민들을 만나며 반질반질한 산책로 따라 벤치와 '남고산성 2.8km'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 올라 배낭을 벗어놓고 2km 정도 떨어져 있는 남고산으로 향하면 등산객들이 간간이 올라온다.
시멘트로 발라 눈살이 찌푸려지는 남고산성을 만나 고덕산을 바라보며 산성 길을 계속 따라가 북장대 표시석과 낡은 삼각점(전주477)이 놓여있는 남고산(273.2m)을 넘고 바로 앞의 조망 좋은 억경대에서 전주 시내를 내려다본다.
만경대와 천경대는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서둘러 갈림길로 돌아와 마가목주와 찬 막걸리로 힘든 몸을 달래고 황사에 찌든 산하를 탓하며 거센 바람 불어오는 능선을 따라간다.
가파른 산길을 한동안 지나 이어온 능선이 한눈에 펼쳐지는 데크 계단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넓은 헬기장에 정상석과 삼각점(전주24/1987재설)이 놓여있는 고덕산(602.7m)으로 올라간다.
▲ 학산 정상
▲ 보광재
▲ 남고산성 가는 길의 기암
▲ 남고산성
▲ 산성에서 바라본 고덕산
▲ 남고산 정상인 북장대
▲ 억경대
▲ 억경대 정상
▲ 전주시가지
▲ 돌아오며 산성에서 바라본,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데크 계단에서 바라본, 금성산에서 이어온 능선과 오른쪽 끝의 남고산
▲ 데크 계단에서 바라본, 기린봉과 뒤의 종남산(?)
▲ 고덕산 정상
- 왜목재
뿌옇게 황사에 가려있는 산하를 둘러보다 '경각산 8.8km, 왜목재 2.7km' 이정표를 확인하고 남쪽으로 꺾어 조금 흐릿해진 능선을 떨어져 내려가니 경각산이 군계일학처럼 서있어 기를 죽인다.
상관면 갈림길을 지나고 암 능들을 지나 조망이 트이는 절벽지대를 따라가면 전주의 묵방산 쪽 봉들과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그저 흐릿하게만 펼쳐져 아쉬움이 남는다.
고덕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차량들을 보며 흐릿해진 능선을 지나 절개지를 피해 밧줄이 쳐진 왼쪽 사면을 길게 돌아서 이정표와 표시석이 서있는 749번 지방도로의 왜목재로 내려간다.
도로 오른쪽에서 절개지로 붙어 가파른 나무계단들을 타고 올라가다 강아지와 함께 내려오는 주민을 지나쳐 나무사다리와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암 능 지대를 계속 넘는다.
급사면 나무계단 길에 굵은 밧줄들이 연이어 걸려있는 된비알을 힘겹게 넘어 오래된 돌 참호가 보이는 520봉을 올라가 기진맥진해서 쉬고 있으니 등산객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왜목재 내려가다 당겨본 경각산
▲ 암 능에서 바라본 묵방산줄기
▲ 왜목재
▲ 뒤돌아본 고덕산
- 한오봉
시야가 트이는 암 능 지대들을 지나 산중의 돌탑 한기를 보며 반대에서 오는 한때의 등산객들과 지나쳐 온 쪽으로 '입벌린바위 100미터'가 쓰여 있는 이정표 안부를 지난다.
다시 '너브실편백은행길'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를 지나고 밧줄 달린 암 능을 통과해 한동안 깔끄막을 치고 예전에 없던, 정상석이 서있는 한오봉(약570m)으로 올라가면 고덕산과 경각산 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호남정맥과 만나 10여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갓진 산길을 따라가다 예정대로 노적봉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등로의 상태도 알 수 없어 작은불재까지만 가기로 마음을 바꾼다.
흐릿한 안부인 효간치를 건너고 험하게 이어지는 암 능 지대들을 조심해서 돌아 올라가니 고덕산과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짙푸른 월성저수지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인다.
반석지대에 케언 한기가 있는, 전위봉인 561봉에서 거센 바람을 맞으며 지나온 산길과 상사바위 쪽 능선을 둘러보고 암 능 지대를 떨어져 내려가 된비알을 힘겹게 올라간다.
▲ 한오봉 안부
▲ 암 능에서 바라본,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 한오봉 정상
▲ 한오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호남정맥
▲ 암 능에서 바라본 치마산과 경각산
▲ 갈미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 한오봉과 옥녀봉
▲ 561봉에서 바라본 경각산
▲ 561봉에서 바라본, 고덕산에서 이어온 능선
▲ 당겨본 고덕산
-경각산
몇 번이나 속아가며 기운을 내어 헬기장에 통신시설물이 서있는 경각산(659.1m)으로 올라가지만 전에 봤던 정상판과 삼각점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미적지근한 막걸리를 마시고 서로 떠들며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을 보다 구이저수지 너머로 모악산이 잘 보이는 암 능 지대를 넘고 뚝 떨어져서 물이 줄줄 흐르는 임도길 따라 749번 지방도로의 불재로 내려간다.
2004년 무더운 여름날에 단아하게 한복을 입은 여주인에게 찬 식수를 얻었던 도예원이 문을 닫아 기대했던 물을 보충 못하고 공장 두어 곳을 기웃거리다 그마저 사람이 없어 반통 남은 막걸리를 믿고 돌아선다.
활공장으로 이어지는 넓은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산으로 붙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몇 번이나 쉬고 힘겹게 준희님의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는 436봉을 넘는다.
완만해진 능선을 지나 439봉을 넘고 한현우님의 코팅지가 붙어있는 537봉을 지나 지형도의 치마산과 노적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584봉으로 올라가면 옛 석축 터가 남아있는데 예정 했던 곳을 못 가게 되어 아쉬워진다.
▲ 경각산 정상
▲ 암 능에서 바라본 구이저수지와 모악산
▲ 암 능에서 바라본 치마산
▲ 불재
- 치마산
힘을 내어 공터에 이정판이 서있는 치마산(607.9m)으로 올라가니 목표로 한 작은불재까지 3.7km로 적혀있어 이해가 안 되지만 그냥 막걸리 한 모금 벌컥거리고 서쪽으로 꺾어진다.
뚝 떨어져서 잡목들을 헤치며 흐릿한 산길을 따라가다 488봉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꺾어 준희님의 표시판이 붙어있는 작은불재로 내려가면 임도였다는 생각은 착오이고 그저 단순한 안부에 불과하다.
오른쪽 사면으로 들어가 흐릿한 족적과 낡은 표지기 한 장을 만나서 피나물꽃 군락지를 떨어져 내려가다 빽빽한 가시덤불에 막혀 왼쪽의 급사면을 치고 기진맥진해서 지 능선으로 붙는다.
뚜렷한 족적을 만나 가시덤불이 무성한 옛 임도를 건너서 계속 이어지는 능선 길을 따라가 빈 밭을 지나서 동성교가 바라보이는 포장도로로 떨어져 내려간다.
장뇌삼을 심었는데 들어갔다고 투덜대는 부부에게 사과하고 도로를 걸어가다 뒤에 오는 버스를 세워 타서 힘들 때마다 귀가 막히고 미식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전주역으로 나간다,
첫댓글 호남정맥지났던 구간도 있네요, 정맥 지나면서 고덕산도 한번 가봐야지 했었는데, 남고산성은 처음 들어봅니다....
북고산, 남고산 다 산성이 있는 곳이지요. 고덕산은 따로 함 가보십시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호남정맥을 가다가,본 조망이 생각나네요~~~이제 건강을 많이 생각하실 연배가 되어 가시는 ㅡ듯~~~저도 광양가야산에서 내려오다가 약수터에서 머리에 물을 붓고,두어병 물을 받으면서 내려갔습니다.
ㅎㅎ 아직 still young 입니다...^^ 조만간 광양 가야산에 가봐야겠네요. 계륵처럼 남아있는 산입니다.
전주 어디서 시간을 보내셨는지? 먼거리 고생하셨구먼유~
바로 동태탕 사먹고 택시 탔습니다. 야산들이 의외로 굴곡이 있네요.
고덕산 산세가 마음을 흔드네여
아니 기사가 지리도 몰라 네비게션도 없다니..원
30km 열다섯기간..어휴! 수고하셨슴다.
고덕산이 괜찮더군요...날만 좋으면 조망도 트이고요. 눈 많이 온 겨울에 기린봉 하고 엮어서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