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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밥상
류 인 명
뼈다귀 우린 물이 나를 마시는 쓸쓸한 저녁 혼자서 외로움을 밀어 넣는다 아내는 병실에서 나는 집에서 먹다 남은 김치찌개가 건더기만 남았다 식탁엔 덩그러니 밥그릇 하나 반찬 몇 가지 혼자서 먹는 밥은 왜 목이 메는가 그래도 밥을 먹어야 하는 생존의 본능 문득, 동족상잔의 참화 속에서 풀데죽 마시고 보릿고개를 넘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겪어본 사람은 안다 밥이 하늘이라는 것을……
가난을 책으로만 읽은 사람이 가난으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지만 배고파보지 않은 사람이 뭐라고 인생을 말할까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잠이 들면서 일상의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나 이제야 알겠다 오십 년, 그리고 또 오년 몸이 아파도 남편 밥상만은 꼭 챙겨주던 여자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약력 전북 부안에서 출생. 1998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정년퇴임하고 2006년 ⟪한국 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의 길⟫⟪둥지에 부는 바람⟫⟪바람 한 점 손에 쥐고⟫가 있고 제19회 경찰문예대전 입상, 대통령 근정포장, 온글문학상, 대한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전북문협 이사, 전북시협 상임이사, 표현문학 이사, 불교문예 작가회 석정문학, 미당문학, 온글문학, 부안문학 회원으로 활동.
류 시인의 작품에는 다독여서 발효시킨 고차원의 시간이 깃들어 산다.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을 토대로 한 류인명 시인 고유의 아날로지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나의 시」 「여울목에서」「바람 한 점」 등의 작품에는 사물을 대하는 절제된 부드러움이 잘 나타나 있다. 류 시인이 세상에 세 번째로 내어놓는 『바람 한 점 손에 쥐고』에는 존재론적인 허무조차 맑게 걸러낸 정감함을 기저로 하여, 엄정한 균제미와 따뜻한 포용력으로 구축한 시인만의 세계가 향기롭다. -표사에서 / 김영 시인(김제 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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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의 살아오신 세월 저 시 한편 속에 함축되어 있는 듯 아릿합니다
언제나 청렴결백하심도 선생님의 시 세계에 다 내포되어 있지요
열심히 살아오신 만큼 사모님과 마주앉아 다복한 밥상 받으시길 바랍니다 ^^*
형수님의 쾌차로 형님 댁에 행복한 건안이 항시 머물러 있기를 기원합니다.
일상의 아무것도 아닌것이 가장 큰 행복임을 꺠닫습니다.
작은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살아야 하지요.
대문시로 읽으니 더 좋으네요. 좋은글 많이 쓰시기를 바랍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