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종주 마지막 구간(고봉산, 장명산)
종주구간 : 식사동삼거리 ~고봉산 ~ 장명산
마지막 숙제를 끝내는 날
정말 이제는 봄인가 싶었는데 영하의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33번 마을버스에 오른다. 40 여분 흘렀을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식사동이다.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食寺洞), 식사라는 명칭은 고려시대에 생긴 지명으로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과 깊은 연관이 있는 곳으로 공양왕이 식사동의 대궐고개 부근에서 태조 이성계의 군사들에게 쫓겨 숨어있을 당시 고개 아래에 있는 절(寺)에서 밥(食)을 해서 날라다 주었다는데서 이러한 명칭이 생겼다 한다.
식사동 종점에서 10분 정도 걷다보면 교통표지판이 서있는 식사동과 문봉동 경계가 되는 삼거리 고갯마루에 서게 된다.
09시 20분 정맥의 마지막 발걸음은 동국대병원 방향으로 2차선 아스팔트포장도로를 따라 첫발을 내딛는다. 시작부터 골재를 가득 적재한 대형 덤프트럭이 먼지와 매연을 가득 뿜어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폐기물처리장인 인성기업을 통과하고 이어 신성레미콘 공장을 통과한다.
20분 정도 걸었을까, 오른쪽으로 팔각정농원 입간판이 서있는 갈림길이 보인다. 비포장길로 들어서니 조금 전과는 달리 제법 호젓하지만 주위가 온통 쓰레기 밭이다. 거기에다 넘버까지 달린 승용차까지 버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간혹 콘크리트포장길도 나타나는 정맥길은 10분 뒤 팔각정농원으로 내려설 수 있는 사거리를 통과한다. 군부대 울타리가 나타난다. 정맥은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가야 되지만 잠시 마을길로 내려섰다가 개 사육장을 통과하면서 왼쪽으로 민가로 들어서서 잡목 숲을 헤치며 철조망에 접근하여 철조망을 끼고 간다.
그리고 만나는 군부대 정문, 위병과 눈으로 인사를 한다. 정문을 돌아 도로를 따르다가 철조망 가까이 붙어 시야에 들어오는 능선마루에 위치한 초소를 겨냥하며 한차례 가파르게 오른다.
10시 05분 정맥능선에 올라서니 의외로 초병이 좋은 하루되시란다. 초병과 작별하고 오른쪽으로 평탄한 솔밭길로 들어서니 이내 갈림길이다. 잣골고개에 내려선다. 우측으로 돌로 성을 쌓았다는 데서 성석이란 이름을 얻은 성석동으로 내려설 수 있는 고개다.
10시 12분 잣골고개에서 만경사로 오르는 가파른 콘크리트 포장길은 10분 이내에 만경사를 만날 수 있다. 고봉산 정상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다. 장사바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른쪽으로 철조망 가까이 교통호로 이어지는 등로는 10분 안에 장사바위(10:30)에 닿는다.
장사바위라고 조금은 기대했는데 그저 작은 바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첫 번째 바위에 올라서니 조망이 탁 트이며 한북정맥의 능선인 사패산에서 도봉산 그리고 북한산 연릉이 너무나 아름답다. 바위사이로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가 어느새 꽃망울을 터들이고 있다.
높이 208m의 고봉산(高峰山)은 고양시 일산동과 성석동 사이에 위치한 산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각축을 벌이던 곳으로 또 다른 이름으로 테미산이라 부른단다. 고구려 시대에는 봉수대가 있던 곳으로 유명하다. 멀리 북한산 연릉을 비롯해 고양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이산은 고양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장사바위를 뒤로 고봉산에 접근했다가 오른쪽으로 중산배수지 방향으로 조금 내려서면 장사바위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좌측으로 영천사로 내려설 수 있는 이정표(장사바위:0.3km, 영천사, 중산배수지;2,1km)를 만나게 된다. 정맥길은 중산배수지 방향이다. 이어 올라선 헬기장에서 한동안 다리쉼을 하며 허기를 메꾼다.
11시 14분 헬기장을 뒤로 중산배수지로 향하는 뻔뻔한 능선길은 시설물과 측량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고봉정이 된다.
11시 25분 순두부마을이란 커다란 입간판과 우측으로 SK 고봉산 주유소가 있는 넓은 공터가 있는 6차선 도로가 지나는 중산고개에 내려선다. 일산에서 1번 국도와 연결되는 도로다. 도로를 가로지른다. 그리고 3분 뒤 금정굴에 올라서는데 이 곳은 6,25때 양민학살의 현장이다. 고양, 일산(금정굴) 양민 피학살 유가족회에서 세운 안내판이 서있다. 너무나도 아픈 역사, 학살의 현장이 그 때를 생각케 한다.
11시 28분 금정굴을 뒤로 오솔길을 따라간다. 우측으로 골프연습장이 내려다보인다. 운동시설이 있고, 다시 연이어 올라서니 군부대 철조망이 나타난다.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간다. 정맥은 108봉을 오르기 전 왼쪽길로 들어서야 하는데 나무숲이 가려 능선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황룡산을 보기 위해 108봉(11:40)에 오른다. 황룡산(黃龍山)은 높이 134m로 고양시 성석동, 탄현동과 파주시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산 아래에 용강서원이 있다.
11시 47분 뒤돌아 정맥길로 접어든다. 솔밭길로 안부에 내려섰다가 오름길은 이내 철조망이 가로막는 삼거리를 만나는데 정맥길은 오른쪽이다.
11시 59분 일산동고등학교 와 탄현아파트 901~2동 사잇길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사거리 횡단보도를 따라 SBS제작센터 방향으로 들어서서 탄현스포츠센터를 겨냥하다가 큰마을 현대아파트와 큰마음 대림아파트를 통과한다. 경의선 철길이 지나는 탄현큰마을교를 통과한다.
12시 09분 310번 도로인 송산고개에 닿는다. 가구단지골목을 포함해 사거리인 셈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가구단지 골목길로 접어든다. 우측으로는 조금은 살아있는 정맥의 마루금이 정겹다. 가구점의 간판들이 어지러울 정도다.
8분 정도 걸었을까,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보인다. 모드니에 가구점을 돌아 좌측의 군부대 울타리를 끼고 콘크리트포장길로 이어간다. 멀리 골프연습장을 겨냥하다보면 이내 골프연습장을 통과하게 되고, 사거리인 (주)창건사를 만나게 된다. 덕인농장을 통과하다보면 우측으로 젖소농장과 새 아파트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방에는 경기인력개발 건물이 들어온다.
12시 50분 경기인력개발 울타리를 끼고 올라서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좌측으로 편안하게 내려설 수가 있지만 물류창고 울타리를 끼고 밭길로 올라선다. 파릇파릇 새싹들이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언덕을 넘어서니 잡목들이 길을 막는다. 조금은 편해 보려고 묘지에 내려섰다가 한동안 더듬어서 내려선 곳이 4차선 도로가 된다. 좌측으로 철탑이 보이고, 현대모비스가 간판이 보인다.
12시 57분 정맥길은 오른쪽으로 다시 4차선 도로를 따라 목동삼거리 방향으로 간다. 이제 점심을 해결할 시간이다. 오늘은 모처럼 식당에서 먹기로 약속했기에 찾다보니 등촌칼국수(13:05)집이 보인다. 얼큰한 야채를 곁들인 칼국수가 입맛을 돋운다. 점심시간으로 소비한 시간이 50분...
14시 01분 목동삼거리다. 교통표지판이 월드아파트 현대아파트를 가리키는 왼쪽으로 간다. 우측은 일산, 금촌 가는 길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1차 현대메르디앙 아파트 정문을 통과하고 이어 2차 아파트 직전 오른쪽으로 새생명 교회(14:16)로 들어서는 콘크리트 골목길은 이내 공장을 지나 비포장길이 된다.
길가에 '추억의 오솔길'이란 팻말이 눈길을 끈다. 사실은 쓰레기 천지에 메마른 나뭇가지가 보일 뿐인데, 그래도 글귀가 왼지 모르게 정겹다. 이어 삼거리에서 성재암 이정표가 향하는 왼쪽길로 접어든다.
14시 26분 신설도로 절개지가 가로막는다. 왼쪽으로 내려선 곳은 국가지원 56번 지방도로가 포장공사를 끝내고 있다. 능선을 향하는 오름길엔 어디서 날아왔는지 봄을 노래하는 산새가 반갑다. 성재암으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 교하중학교 담장(14:46)을 끼고 간다. 다율리 및 지석묘를 가리키는 이정표 좌측으로 교하중학교 정문을 보며 내려선 곳이 2차선 도로가 지나는 핑고개다.
14시 52분 횡단보도를 건너서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정맥은 오른쪽으로 도로를 버리고 찔레나무가 거치적거리는 좁은 날등으로 올라선다. 잠시 후 다시 도로에 내려서지만 이내 능선에 올라 봄 가뭄으로 메마른 잡목을 헤치다가 배낭의 간식거리를 전부 비우며 장명산을 만날 준비를 한다.
15시 07분 드디어 교하 환경건축페기물처리장이 자리하고 있는 장명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무슨 말을 해야 될까, 모두들 입을 다문 체 할말을 잊고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올라선 초소가 있는 봉우리(15:09)에서 내려다보는 광경...
교하읍 오도리에 우뚝 서있던 높이 102m의 장명산은 약산이라고도 부르던 산으로 산아래 공능천(휴률강)이 흘러 경관이 아름다우며 이산 주위로 전부 구절초가 자생, 주민들은 이를 많이 복용 장수하였다고 하는데 언제부터가 산이 채석장으로 허가나 두 동강이 나고 현재에 이르렀으니....
건축페기물처리장을 가로지른다. 이어 마지막 오름길은 가파르다. 동네주민 말에 의하면 장명산이 너무 아름다워 교하중학교 교가로도 사용하고 있다는데...
15시 35분 드디어 한북정맥의 마지막 산 장명산에 오른다. 유유히 흐르는 공능천을 내려다본다. 마지막 숙제를 끝냈건만 마음이 무겁다. 공능천(15:50)에 내려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