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초·중·고 정수기에서 각종 세균이 검출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먹는 물’ 확보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1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관내 228개 초·중·고교에 설치된 냉·온 정수기 1419대를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8%에 달하는 115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폐쇄되거나 철거됐다.
일반세균, 대장균, 클로로포름 함량 등 3가지에 대해 3개월 단위로 실시된 수질검사에서 1·4분기 49대, 2·4분기 25대,3·4분기 20대, 4·4분기 21대 등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는 매일 급식실에서 물을 끓여 공급하거나 교내 먹는 물 공급을 아예 중단하고 학생들이 물병을 지참토록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세균 검출은 정수기의 경우 물기가 마르지 않는 특성상 세균번식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1대당 매달 1∼2만원의 필터의 교체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워 제때 교체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나마 보건담당 교사가 전담해야할 정수기 관리를 행정실 직원이나 일반교사 등이 부실하게 관리하고 관리대장 조차 비치하지 않는 것도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수기는 무조건 안전하다고 과신하거나 보통 4종에 달하는 정수기 필터의 구체적 교환시기와 정수기의 특성 등을 제대로 몰라 사후관리가 부실한 점도 문제다.
시교육청은 지금까지 분기별로 1회씩 먹는 물에 대한 수질검사를 실시해 왔으나 일부 학교에서 검사직전 필터를 교체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자 올해부터 정기검사 이외에 수시점검도 병행키로 했다.
한 초등학교 행정실장은 “필터를 한번 교체하려면 200만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 부담스러워 제때 교체하지 못하지만 무작정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