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를 넘어서 토요일 종일 주룩주룩 비가 그칠 줄을 모릅니다. 12-3년 전에 마지막 토파맥스 먹인 후로 어제 처음으로 태균이 데파코드 간질약을 먹였습니다. 한번만으로도 그 동안 누적해온 내부의 힘이 있으니 바로 회복되는 듯 합니다. 아침에는 조금 기진맥진해 보였는데 오후로 가면서 바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니 너무 반갑습니다. 가끔 뇌 속 전기신호도 한 두번쯤은 끊어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켜봐야 되겠지만 데파코트가 준이에게도 좀 맞는 듯 머리감싸는 것도 많이 줄었고 더불어서 반항기가 많이 줄어서 요즘 준이와는 해피모드입니다. 잠도 예전보다 좀더 편하게 잘 자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완이는 입술이 부풀어 통 먹질 못하니 보기에도 안타깝기 이를데 없습니다. 아침부터 고기 구워주었더니 그건 그래도 좀 먹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는 토마토도 그대로 놔두었고, 혹시나하고 포테이토칩을 주었더니 그건 좀 먹습니다. 며칠 앓이를 하니 얼굴도 핼쑥하니 몸도 더 비쩍해진 것 같아 집에 갈 날 며칠 안남은 터라 더 안타깝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오늘도 퍼붓는 빗줄기... 내일까지 내린다고 하니 주말활동도 반납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고 싶은데 야속하게 날씨가 도와주질 않습니다.
오후들어 산책가자고 하니 태균이 귀가 번쩍 트이는지 바지입고 나섭니다. 우중산책이라 간만에 우비입고 나서봅니다. 태균이 우비가 너무 꽉 끼어서 앞단추가 제대로 채워지지도 않으니 도예할 때 입히려던 방수앞치마를 둘러주고 우비를 입혔더니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스운지... 하룻밤새 제자리로 돌아와주어서 감사해야 할 듯!
우중에도 엄마사진도 찍어주고, 수산한못을 세 바퀴나 돌았습니다. 빗줄기가 좀 강하긴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공기가 온 몸을 기분좋게 합니다. 저만큼은 아니지만 태균이도 이제 운동하는 게 나름 몸에 밴 듯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하루일과를 마친 듯한 가뿐한 기분이 드는가 봅니다.
모든 게 짧은 시간에 빠르게 홱홱 바뀌기는 했지만 왠지 먼 길을 돌아온 듯한 느낌, 태균이 어려운 길로 다시 들어설까봐 어찌나 마음을 조였던지... 다시 찾아온 평온이 더욱 고맙게 느껴지는 주말입니다. 월요일부터 센터를 안보내기 위해 계획을 잘 짜야 되겠습니다.
첫댓글 많이 걱정했는데 다시 돌아왔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대표님도 태균씨도 준이도 완이도 행복하길 바래용~♡
아, 넘 다행입니다. 태균씨 멘탈 꽉 잡고 놓치지 말아 주세요.
대표님, 제 본가에도 구내염 달고 사는 사람 있는데 독한 구내염 약 아예 상비약으로 구비 해 놓고 있습니다. 처방 앖이 살 수 있습니다. 비복합과 함께 복용시켜 보세요. 귀가하기 전에 낫게요.